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3. 2. 21. 선고 2012노471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요지(법리오해)

이 사건 회사가 D에 대하여 상여금지급 및 상계약정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하여 그 청구가 인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의 D에 대한 대출금 반환채권이 사후적으로 회복되는 것에 불과할 뿐, 피고인이 D에게 그 퇴직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부인의 소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죄명을 '근로기준법위반'에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적용법조를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서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9조'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당심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사용자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을 이유로 하여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체불하는 것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 바이지만,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책임조각사유로 된다(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도2089 판결, 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도2903 판결, 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1477 판결, 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① 이 사건 회사는 코스닥 상장법인이었는데, 대표이사였던 F이 약 186억 원 상당의 회사자금을 횡령, 배임함으로써 재정상태가 크게 악화되어 2009. 12.경부터 지급정지상태에 빠졌고, 2009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거절로 2010. 5. 1.경 상장 폐지되기에 이르렀으며, 고정자산을 제외한 나머지 유동성 자산의 부족으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여 이 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고, 2010. 6. 17. 이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은 점, ② 피고인은 2010. 5. 14. 이 사건 회사에 대한 보전관리인으로 선임되었고, 2010. 6. 17. 회생절차개시결정 당시 관리인으로 선임된 점, ③ 위 회생절차개시결정 당시 이 사건 회사의 자산은 19,306,545,000원, 부채는 22,038,600,000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고 있었고, 자산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33,173,000원이었음에 비하여 부채 중 미지급 급여, 퇴직금 등 공익채권은 1,390,126,000원이었던 점(공판기록 제93 내지 96면 참조), ④ 이 사건 회사의 퇴직자들 중 상당수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고용노동부에 체당금 지급신청을 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2011. 3. 25.부터 2011. 9. 7.까지 사이에 이 사건 회사의 퇴직자 143명에게 체당금을 지급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D이 퇴직한 2010. 12. 31.경에는 이 사건 회사의 자금사정 등으로 퇴직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고, 피고인이 나름대로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더라도 그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을 온전히 지급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으로 보이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퇴직금 미지급의 죄책을 묻기는 어려워,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화성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의 법정 관리인으로 상시근로자 20명을 고용한 사용자로서, 2007. 6. 4.부터 2010. 12. 31.까지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D의 퇴직금 3,219,66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위 2.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고연금(재판장) 민병국 양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