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3. 5. 9. 선고 2013노762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법리오해

원심판결

중 2012고단1132호 사건에 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된 수원지방법원 2011고단1293호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의 범죄사실과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므로, 면소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2)

사실오인

원심판결에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①

피고인은 유죄를 선고받은 원심판결들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편취의 범의가 없었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②

설령 유죄가 인정된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심판결 중 2012고단839호 사건의 판시 제1항 피해자 H에 대한 편취금액은 63,092,000원이 아니라 3,300만원 상당이고, 제2항 J에 대한 편취금액은 14,800,000원이 아니라 600만원 상당에 불과하다.

3)

양형부당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유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원심판결

중 2012고단839호 사건의 피해자 D에 대한 부분은, D의 진술을 비롯하여 검사가 제출한 적법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금원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증거의 취사선택을 잘못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무죄를 선고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하였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36조의 취지는 근로자 등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준 것이어서 임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12조 위반죄는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는 범죄인바,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도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으로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과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것처럼 기망하여 노무를 제공받았다는 내용의 사기죄 범죄사실은 그 보호법익이나 행위 태양, 범행일시가 서로 달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할 수 없어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12. 23. 선고 2003도5570 판결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있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편취의 범의가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한 것인바(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2009. 6. 23. 선고 2008도169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들여다 보건대, 거래관계에 있어서 거래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의 중요한 요소임에도 피고인은 가명을 사용하여 피해자들과 거래를 시작한 후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거나, 일시적으로 정상적인 듯한 거래를 하다가 거래량을 늘린 다음 그 대금지급을 하지 않고 연락을 두절한 점, 그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받고자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자 하여도 피고인을 특정하지 못한 점, 피고인은 비슷한 시점에 유사한 방법으로 다수의 이 사건 피해자들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취한 후 연락을 끊고 채무를 변제하지 않았던 점, 피고인이 이 사건 피해자들로부터 물품 등을 공급받을 당시 피고인에게 별다른 자력이 없었고 이 사건 범행 무렵에도 동종범행들을 저질러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던 점 등을 비롯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하여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할 자력이 없음에도 물건을 공급받은 행위는 피고인의 무모하고 지나친 과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무모한 의욕만으로는 이 사건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해자 H, J에 대한 편취금액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가명을 사용하여 피해자들과 일시적으로 정상적인 듯한 거래를 하다가 거래량을 늘린 다음 그 대금지급을 하지 않고 연락을 두절한 점, J이 피해자로부터 600만원으로 기재된 지불각서를 수령한 이유는 피해액 전액을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위 금액만이라도 지급받을 수 있다면 이를 지급받고서 피해를 최소화시키려는 절박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비롯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 H, J에 대하여도 원심 판시 기재 금액을 편취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고, 다만 피고인이 H에 대하여 2,971만 원 상당을 변제한 것은 사후적인 정상으로서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할 수 있을 뿐이므로(원심도 양형의 이유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부분 편취 금액 중 2,971만원 상당을 변제한 것을 감안하여 회복되지 아니한 피해액을 산출한 후 형을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변제한 사정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사기죄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피고인은 2009. 11. 22. 15:00경 피해자 D에게 전화하여 “이대 900주를 매입하겠으며, 대금은 현장에서 상차를 한 뒤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해자가 이대를 납품하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09. 11. 23. 2,700,000원 상당의 이대 900주를 운송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거래건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 사건 물건공급을 전후로 하여 수차례의 계속적 거래관계가 있었고, 그와 같은 계속적 거래관계 속에서 당시 그 중간에 있고 거래규모가 비교적 작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거래내역에 대하여만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에 관한 항소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은 가명을 사용하여 사업을 진행하다가 도주하는 방법으로 피해를 확산하였고, 피고인의 미변제 금액이 상당한 점, 피해자가 다수인 점, 피고인이 동종의범행으로 수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점 등을 비롯하여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검토하여 보면, 원심 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파기되어야 할 정도로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를 다투는 피고인 및 검사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동(재판장) 강동원 박미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