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당심에서 확장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의 주문 제1, 2항을 아래와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451,4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4. 14.부터 2014. 4.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07. 12. 19.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2009. 1. 31.까지 근무하였다.
피고(변경전 상호 : D 주식회사)는 2009. 1. 22. 설립되었고, 2009. 1. 30. C으로부터 영업과 관련된 제반시설 일체를 인수하였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09. 2. 1.부터 피고에서 근무하던 중 2012. 4. 13. 퇴사하였다.
피고의 전 대표이사 E은 2014. 4. 7. '2009. 2. 1.부터 2012. 4. 13.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원고의 퇴직금 4,451,4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1,000,000원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2013고정2034).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C과 피고는 그 명칭과 형식상 법인격이 다르다. 그러나 피고는 C에 부과된 세금 등을 면탈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으로 본점 주소지, 법인설립의 목적 등이 서로 일치하므로 실질적으로 같은 회사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C에서 근무를 시작한 2007. 12. 19.부터 피고를 퇴사한 2012. 4. 13.까지 발생한 퇴직금 8,591,40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법인격 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퇴직금 기산 시기 관련)
원고는, 피고가 별개의 주식회사임에도 실질에서 있어서는 C과 동일시 할 수 있는 회사임을 전제로 피고를 상대로 2009. 2. 1. 이전 C에서의 근무기간을 포함하여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먼저 피고가 법인격을 남용하여 설립된 회사인지 살펴본다.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다면 신설회사의 설립은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에 해당하고 이러한 경우에 기존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위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으므로,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위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하여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6다24438 판결 등 참조).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① C의 전 대표이사 F은 피고의 이사였던 G의 배우자, 피고의 전 대표이사 E은 G의 오빠인 사실, ② C과 피고의 설립목적이 '폐식용유 및 유지 도매업' 등으로 유사한 사실, ③ 피고의 설립 당시 본점 주소 '남양주시 H'은 C의 종전 본점 주소와 같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3, 7,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외형상으로만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실제로는 C을 위한 영업체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형해화되어 있어 오로지 C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설립된 회사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C의 등기부상 임원이었던 자는 대표이사 F을 포함하여 이사 I, J, K, L, 감사 M이다. 피고의 등기부상 임원은 종전 대표이사 E, 현재 대표이사 N, 이사 G, O, P, J, Q, R, 감사 S, T이다. 그런데 F, E, G이 친인척관계에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피고와 C의 임원들 사이에서 인적 구성의 유사성을 찾기 어렵고, C와 피고의 주주 구성이 동일하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C은 2014. 12. 1. 해산간주되었고, 피고는 2012. 12. 27. 서울 마포구 U, 3층으로 본점을 이전하였다.
피고의 영업형태가 C의 종전 영업형태와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2009. 1. 30. C으로부터 영업과 관련된 제반시설 일체를 인수한 것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영업형태가 C의 종전 영업형태와 유사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를 C과 동일한 회사로 법인격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을, 피고가 C으로부터 근로관계를 포함한 제반시설 일체를 인수하여 승계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C에서의 근로기간도 포함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주장으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근로자가 법인격이 다른 기업으로 소속이 변경되었음에도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아니하고 다른 기업에서 계속된다고 볼 수 있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종전 기업과 다른 기업 사이에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법률관계가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다28802 판결,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105741 판결 등 참조), 피고가 C으로부터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퇴직금의 기산 시기는 원고가 C에서 근무를 시작한 2007. 12. 19.이 아니라 원고가 피고에서 근무를 시작한 2009. 2. 1.이다.
피고의 퇴직금 지급 범위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서 2009. 2. 1.부터 2012. 4. 13.까지 근무하여 발생한 퇴직금이 4,451,400원(기본급 1,400,000원 기준)인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위 퇴직금을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나도록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 다음날인 2012. 4. 14.부터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라 그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4. 4.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에서 퇴사할 당시 기본급이 2,000,000원이었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갑 제9호증의 3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퇴직일 직전 피고로부터 월 2,000,000원 가량을 급여로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갑 제11, 19,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급여에는 기본급 1,400,000원과 수당 600,000원이 포함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앞서 인정된 사실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형(재판장) 우인선 신혜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