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5.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2. 12. 1.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전기제어부서의 차장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회사는 2013. 2. 22.자로 '회사기밀 누출 등'을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피고회사가 개발비 약 1억 2천만원을 들여 전문 외주업체인 "C"에 의뢰하여 개발한 플렉스로거, 콜렉터, PLC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이라 한다) 등이 회사의 핵심 매출프로그램으로서, 비록 직원일지라도 대표이사 외에는 그 중요내용에 접근이 금지되어 있고 특히 외부로의 유출은 회사의 독점적 사용권에 치명적 손상을 끼치는 행위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2013. 2. 21. 21:20경 회사의 허락 없이 이 사건 프로그램들을 업무용으로 지급된 노트북에 저장하고 이를 적발한 대표이사로부터 위 노트북을 남겨두고 퇴사할 것을 요구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위 노트북을 반출하고, 노트북에 임의로 저장한 위 프로그램들을 원고 개인의 외장하드에 백업하여 유출하여 피고회사에 이 사건 프로그램 개발비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14. 8. 14. 수원지방법원 2013고정2456호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이에 피고인인 원고가 수원지방법원 2014노4933호로 항소하였다.
피고회사는 위 업무상배임에 관한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원고에 대한 해고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2013. 4. 19.경 원고에게 복직통지하였으나, 원고로부터 진정성 있는 해명이 없다고 판단하고 2013. 5. 30.자로 원고를 재차 징계해고 하였다.
위 업무상배임 형사사건의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은 2015. 8. 28. '원고가 노트북에 저장된 프로그램 파일을 외장형 하드에 복사할 당시 위 파일들을 통해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피고회사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치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2, 5, 8, 9호증, 을 제2, 6, 7,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 및 절차의 정당성이 없으므로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부당해고기간인 2개월 간(이 사건 해고일인 2013. 2. 22.부터 복직통지일 무렵인 2013. 4. 21.까지)의 임금 7,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회사는, 원고의 업무상배임을 이유로 해고하였으므로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살피건대, 갑 제9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피고회사에 다니면서 업무용 노트북을 지급받았는데, 당시 위 노트북은 운영체계에 설치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고, 피고회사의 대표이사 D(이하 '대표이사'라고만 한다)는 원고에게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 중 2개 정도를 원고에게 복사해 준 사실, ② 대표이사는 최초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을 개발하여 시험할 당시 해당 프로그램 파일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를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따로 부과하지 않은 사실, ③ 원고는 2013. 2. 21. 대표이사로부터 업무처리와 관련하여 반성문과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받는 과정에서 대표이사와 시비가 있었고, 대표이사는 그 자리에서 구두로 원고에게 해고를 통보한 사실, ④ 원고는 평소 위 업무용 노트북을 가지고 출퇴근을 하였고, 위 노트북에 개인 파일 등도 함께 저장한 사실, ⑤ 원고는 당일 대표이사 있었던 일로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그 사이 대표이사는 원고를 절도 혐의로 고소하였고, 원고는 2013. 2. 22. 01:00경 우정파출소로부터 출석할 것을 통보받은 사실, ⑥ 원고는 담당 경찰관에게 당시 술을 마신 상태이기도하고 늦은 시간이라 파출소에 출석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린 후 노트북을 포맷하면서 노트북에 있는 파일 전부를 자신의 외장형 하드에 복사를 하였는데, 그 파일들 중에는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 외에 원고의 개인 사진과 공인인증서 등의 파일도 포함된 사실, ⑦ 원고는 2013. 2. 22. 08:30경 우정파출소에 출석하였고, 담당경찰관으로부터 노트북을 대표이사에게 반환할 것을 훈계 받은 후 바로 피고회사를 찾아가 대표이사에게 위 노트북을 반환한 사실, ⑧ 대표이사는 원고에게 노트북을 포맷하면서 백업한 파일이 있으면 함께 돌려줄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바로 자신의 집에 가서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과 개인파일이 저장된 외장형 하드를 가져와 이를 대표이사에게 건네준 사실, ⑨ 대표이사는 2013. 2. 22.자 내용증명으로 원고에게 정식으로 해고를 통보하였고, 원고는 2013. 2. 25.경 위 내용증명을 수령한 사실, ⑩ 원고는 2013. 3. 18. 경기지방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서를 제출하였고, 대표이사는 2013. 3. 29. 경기화성서부경찰서에 원고를 업무상배임으로 고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 대표이사가 최초로 원고에게 해고를 통고한 것은 원고와의 시비 가운데 감정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 역시 위 노트북을 가지고 집에 갈 당시에는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통해 자신의 해고의 당부를 다투고 피고회사에서 계속 근로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가 이 사건 노트북을 포맷한 것은 대표이사가 원고를 절도죄로 고소하자 그 노트북을 최초 지급받을 상태로 되돌려 놓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컴퓨터를 포맷하는 과정에서 파일들을 백업해 놓는 것은 일반적이고, 더욱이 이 사건 노트북에는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 외에 원고의 개인적인 파일들이 저장되어 있어 이를 백업하는 과정이 필요하였던 점, ㉣ 당시 시간이 늦은 새벽이었고, 원고가 술을 마신 상태여서 위 노트북에 저장된 파일 중 개인적인 파일만을 골라 따로 저장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는 일전에 대표이사로부터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 중 일부를 복사 받아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었고, 따로 대표이사로부터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에 대한 비밀준수 의무나 접근을 제한받지 않았으며,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별다른 인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는 노트북을 가져간 바로 다음날 대표이사로부터 백업 파일의 반환을 요구받자마자 바로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을 복사해 둔 외장형 하드 자체를 반납하였는데, 원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 파일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려 하였다면 위 외장형 하드를 반납하는 과정에서 따로 파일을 복사해 놓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고의로 피고회사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평가하기 어려워 징계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설령 위와 같은 대표이사와의 시비과정을 문제 삼는다 하여도 피고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여러 징계 중 고용관계를 해소하는 징계인 해고를 택한 것은 원고의 비위행위 정도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 할 것이므로, 피고화사는 원고에게 원고의 해임시부터 원고에 대한 복직이 이루어질 때까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회사로부터 매월 350만 원 남짓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2013. 2. 22.부터 2013. 4. 21.까지 2달분의 임금 7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 송달 다음날인 2013. 5.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회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회사는 노동청의 시정지시에 따라 원고에게 미지급 금품 3,184,981원을 모두 지급함으로써 미지급 임금 정산이 모두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3호증 1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위 진정대상 미지급 금원은 휴업수당으로 이 사건 청구와는 별개인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회사의 위 정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음으로 피고회사는, 원고가 실제 근무하지 않은 기간 동안의 임금 중 시간 외근무에 대한 수당 등은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여기에서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하는 임금을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이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이에 포함되며, 반드시 통상임금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02.0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수당 등을 포함한 월 350만 원의 급여는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에 포함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회사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광(재판장) 최혜승 이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