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파업은 주로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 즉,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저지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이 없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형법 제20조에서 정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보아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에 정당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살피건대,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로 나아간다면, 비록 그러한 구조조정의 실시가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아울러 쟁의행위가 추구하는 목적이 여러 가지로서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을 기준으로 쟁의행위 목적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데, 만일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을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파업이 진행되기까지의 과정, 파업 진행 상황과 파업의 내용, 파업 전후의 교섭 진행 경과, 파업 진행과 관련된 결의 내용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한 단체협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정부의 가스산업 선진화 정책을 반대하고 그 정책의 철회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AB 정권의 공공부문 선진화 분쇄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의 투쟁목표 및 투쟁일정에 맞추어 위와 같은 정부정책의 철회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또는 병렬적으로 임금에 관한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나머지 요구사항들은 단체교섭 사항이 될 수 없는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하지 않거나 파업에 이를 정도로 근로조건 개선·유지에 중대한 사항이라고 할 수 없는 것으로서, 정부의 가스산업 선진화 정책의 철회에 관한 요구사항 등 부당한 목적을 제외한다면, 이 사건 파업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피고인들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구조조정 및 복지 등 노동조건 축소를 초래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선진화 정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가스산업 선진화 정책은 정부의 산업정책 내지 가스산업 경영주체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정부의 위와 같은 정책이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된다고 볼 자료가 없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파업은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파업은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들의 행위가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
다만,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그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여서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으로 볼 만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근로자에게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이 있으므로, 이러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것은 아니며,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등의 사정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 비로소 그러한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도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지부는 2009. 9. 22.부터 9. 24.까지 전 조합원에 대하여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전 조합원 중 92%가 투표하여 그 중 85.2%가 파업에 찬성하는 등 이 사건 파업을 위한 절차를 거친 사실,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인 피고인 A는 2009. 10. 23.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들에게 2009. 11. 6. 공동투쟁본부 파업 출정식에 따른 파업 참가지침을 하달한 사실, 이 사건 지부와 M는 2009. 11. 3. 단체협약 개정 제14차 실무교섭을 하면서 2009. 11. 6.에 파업이 예정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여 실무교섭을 한 사실, 2009. 11. 5. 피고인 A는 M 사장에게 2009. 11. 6.에 이 사건 파업에 돌입함을 예고하고 필수유지업무 근무대상 조합원의 명단을 통보한 사실, 같은 날 M 사장은 M 직원들에게 파업 참여 자제를 호소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의 위원장에게 필수유지업무 근무 대상 조합원의 명단을 통보하면서 필수유지업무 대상자의 파업 참가의 제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사실, 이 사건 파업 기간은 1일에 불과하고, 필수유지업무 근무 대상자들은 2009. 11. 6.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천연가스의 인수, 제조 및 저장, 공급 업무, 천연가스시설의 긴급정비 및 안전관리 업무를 계속한 사실, 이에 따라 이 사건 파업으로 가스의 공급업무나 인수업무가 중단된 바는 없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파업으로 말미암아 M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가 초래될 위험이 있었다고 하기는 어렵고, 그 결과 M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하여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한 것에는 다소 잘못이 있으나, 피고인들의 이 사건 파업행위가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는 아니하므로,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민수(재판장) 박민 남승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