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6. 8. 11. 선고 2015고정200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D빌딩 3층에 있는 주식회사 E 대표이사로서 수원시 권선구 F 건물 신축공사를 시공하면서 주식회사 G 실질대표인 H에게 하도급을 준 직상수급인이다.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책임을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도급계약에 의한 하도급 기성분 35,000,000원 이상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하지 아니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H가 고용한 근로자 7명의 임금 합계 19,380,000원을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가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및 판단

가.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주식회사 E)은 H(주식회사 G)에게 기성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의 귀책사유로 H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은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그 귀책사유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4조에서는 그 귀책사유 범위를, ①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②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원자재 공급을 늦게 하거나 공급을 하지 아니한 경우, ③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의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하수급인이 도급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한 경우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이 H가 실질적인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에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공사금액 지급일에 공사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H가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근로자들의 2014. 12.분 임금(근로자 I은 2014. 12. 1.부터 2014. 12. 27.까지 일한 부분의 노임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사업주인 H와 직상수급인인 피고인을 진정함)을 지급하지 못한 것인지가 쟁점이다.

2)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이 사건에서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귀책사유로 H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4. 12.분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E은 2014. 8. 19.경 J의 소개로 G과 수원시 권선구 F건물(지하 2층, 지상 6층 및 옥탑층) 신축공사 중 철근 콘크리트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공사기간을 2014. 9. 1.부터 2014. 11. 30.까지, 공사금액을 429,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하는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의하면, 공사대금은 선급금으로 5%를 지급하고, 중도금은 기성고에 의해 지급하며, 준공금은 시공완료 후 45일 이내에 지급하기로 되어 있으며, 공사진행 중 G이 공사 기성부분 공사비를 청구할 때는 기성부분 검사원을 E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E은 공사의 준공 또는 기성부분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완성부분에 대하여 공사금을 G에게 지불하고(제17조 나.항), E이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수령하였을 경우, 수령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수령한 실행 공사비율대로 G에게 지불하여야 하고, G이 노임을 체불하였거나 체불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 E은 G에게 지불할 대금 중에서 노임을 공제하여 노임수령권자에게 지불할 수 있다(제28조).

②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형틀목공 반장(일명 '오야지')은 K(그 후 L로 변경됨), 철근 반장은 M이었는데, I 등 이 사건 철근 근로자들은 K의 소개를 받아 2014. 9. 22.경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2014. 11.경 위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공사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자, E은 2014. 11. 28.경 철근반장인 M에게 이 사건 철근 근로자들의 임금 명목으로 2,800만 원을 직접 지급하였고, M은 같은 날 I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위에서 본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는 G이 노임을 체불하였거나 체불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 E은 G에 지불할 대금 중에서 노임을 공제하여 노임수령권자에게 지불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바, 당시 이 사건 철근 근로자들이 E을 찾아가 G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며 임금의 지급을 요구하자, E이 M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H는 이 법정에서 G이 M에게 철근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였으나 M이 중간에서 그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이러한 사정을 E이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 무렵부터 I 등 이 사건 철근 근로자들은 G이 사실상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한 2014. 12.말경까지 계속 일을 하였고, I은 G로부터 2014. 12. 3. 300만 원. 2014. 12. 15. 2,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한편, 2014. 12.말경 이 사건 공사는 5층, 6층, 옥탑층에 대한 철근 콘크리트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고, G이 이 사건 공사현장을 떠난 이후에는 J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나머지 공사를 진행하였는데, J은 형틀목공 쪽은 기존에 일하던 L와 그 근로자들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나, 철근 쪽은 기존에 일하던 I 등 이 사건 철근 근로자들이 아닌 다른 근로자들로 나머지 공사를 진행하였다.

③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의하면 E은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수령하였을 경우, 수령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수령한 실행 공사비율대로 G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기록에는 E이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수령한 날이나 G이 E에 대하여 기성공사금을 청구한 내역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고, 다만 G이 E에 세금계산서 발행을 통해 공사대금을 청구한 내역만 확인할 수 있는데, 그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동청주세무서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G의 E에 대한 세금계산서(매출) 신고내역은 합계 320,705,000원으로 그 총액은 일치함].

이와 같이 2014. 12.말경의 기성고율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G이 E에 발행한 세금계산서 및 그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내역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대금을 기준으로 G이 사실상 공사를 중단하고 철수한 2014. 12.말경 이후 E이 이 사건 공사의 마무리를 위해 지출한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 등을 종합하여 당시의 기성고율을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E의 거래처원장에 의하면 G이 철수한 이후 E이 이 사건 공사의 나머지 공사를 위해 투입한 비용은 105,315,000원이고, 나머지 공사를 진행했던 J은 이 법정에서 골조 부분만 고려하면 G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떠났을 당시 기성고율이 70% 정도라고 보았다고 진술하였다.

④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내용, E이 G에 공사대금을 지급한 시점과 액수 등을 고려하면, E의 공사대금 지급이 다소 지연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해서 2014. 11.경 G의 자금 운용에 문제가 생겼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E이 2014. 11. 한 달 사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철근 책임자 M에게 직접 지급한 임금까지 포함하여 약 1억 원을 G에 지급한 점, 이 사건 철근 근로자들은 2014. 12. 27.까지 근무하다가 그만두었는데 E은 2014. 12. 한 달 사이 약 1억 2,000만 원을 G에 지급하였던 점, 그리하여 G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한 2014. 12.말경까지 E은 G이 그때까지 세금계산서 발행을 통해 청구한 공사대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하였고, 그 이후 E이 J을 통해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면서 지출한 비용이 105,315,000원인 점 등을 고려할 때, E이 2014. 12.말경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대금 429,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기준으로 한 당시 기성고율에 따른 공사대금을 G에 지급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서 G이 이 사건 철근 근로자들에게 노임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⑤

G이 이 사건 철근 근로자들에게 2014. 12.분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에 대해 E에 그 책임을 귀속시키려면, G이 그 무렵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실질적으로 투입한 비용을 E로부터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대금을 기준으로 G이 그 무렵까지 진행한 공사기성고율에 따른 공사대금을 E로부터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것이 밝혀져야 하는 것인데, G의 H도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신이 투입한 공사금액 자체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계약금액을 초과하여 적자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공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계약금액으로는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할 수가 없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였는바, G이 기성고율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계약금액에 비하여 과도한 비용을 투입하여서 이 사건 철근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닌가(그렇다면 이는 G이 이 사건 공사의 계약금액을 잘못 산정하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이는 G의 책임이다) 하는 의심이 든다[한편, 위와 같은 사정과 문서의 작성 주체, 그 내용 등을 고려하면, 2015. 1. 중순경 작성된 노임직불동의서(수사기록 제36쪽), 노임지불각서(수사기록 제35쪽)는 그 이전에 발생한 G과 E 사이의 공사대금 내지 노임 지급 문제와는 별개로, G이 2014. 12.말경 사실상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하고 공사현장에서 철수한 이후 E이 J을 통해 나머지 공사를 진행하고 직접 그 비용을 지급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⑥

G의 법인 계좌 내역에 의하면, 이 사건 무렵 G은 이 사건 공사현장(수원) 외에도 마석, 성남 등에서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고(H 역시 이 법정에서 당시 공사현장이 4~5군데였다고 진술함), 그 공사현장들에 관한 자금이 위 법인 계좌에서 한꺼번에 관리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E로부터 돈이 입금된 후 다른 공사현장의 노임이나 자재대금 등으로 지급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오로지 E이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4. 12.분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