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6. 12. 선고 2017나74047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크린룸용 패널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코스탁 상장법인이다.

나.

피고 회사는 2013. 1. 18.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회합258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2013. 7. 23.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으며 위 회생절차는 2013. 12. 13. 종결되었다.

다.

원고는 1996. 2. 8.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내장사업부 등에서 근무하다가 2010. 1. 5. 내장영업팀 이사(미등기임원)로, 2011. 4. 1. 상무보(미등기임원)로, 2012. 2. 1.상무(미등기임원)로 각 승진한 뒤 2012. 3. 30. 등기이사가 되었고, 그 후 2013. 2. 1. 퇴직하였다.

라.

한편, 원고는 2006. 10. 31.까지의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금으로 43,290,07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7호증, 을 제1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가 등기이사가 되기 전까지는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06. 11. 1.부터 2012. 3. 30.까지의 퇴직금 36,301,541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2)

그리고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과 관련하여, 소멸시효 산정의 기산점은 퇴직일인 2013. 2. 1. 또는 2012. 4. 1.로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소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고,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2012. 3. 30. 등기이사가 되기 전인 2006. 11.경부터 임원으로 승진한 후 임원회의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연간 또는 중장기 경영방침 및 전략 등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2)

설령 위 기간 동안의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여 퇴직금청구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가 근로자로서 근무를 종료한 것은 2012. 3. 30.이므로 그 다음 날인 2012. 3. 31. 근로자로 근무했던 기간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5. 4. 1.에 제기되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3)

또한 퇴직금청구권이 시효로 소멸되지 않았다하더라도 원고는 2006. 11. 1.부터 2010. 6. 30.까지의 퇴직금 16,532,210원을 중간정산 받았으므로, 위 금원을 공제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2006. 10. 31.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이후부터 등기이사가 되기 전까지의 기간에도 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고,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한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되고 해당 내용은 등기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선임된 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회사 업무집행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상법에서 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에서 위임을 받아 일정한 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사가 상법에서 정한 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회사의 경영을 위한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 담당하는 전체 사무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이사는 회사에서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다215225 판결 참조).

다만 미등기임원의 경우, 회사와 관계에서 아직 상법상 이사에 해당하는 수준의 위임관계에 이르지는 못하였고, 비록 형식상 임원에 해당하는 고위 직함을 가지고 회사의 업무 전반을 처리하면서 사실상 다소 큰 권한을 행사하였더라도 등기임원과 동등한 지위나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회사 경영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강한 신임을 바탕으로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한 경우, 실질적인 면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의 취지 참조).

2)

살피건대, 위 인정근거, 갑 제3, 4호증, 제6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1996. 2. 8. 피고 회사에 입사한 후 주로 내장사업부에 근무하면서 2010. 1. 5. 내장영업팀 이사(미등기임원)로, 2011. 4. 1. 상무보(미등기임원)로, 2012. 2. 1. 상무(미등기임원)로 각 승진하였지만, 담당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업무방식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C는 1992. 9. 19.부터 2011. 3. 15.까지 대표이사로서, 그 이후에는 회장으로서 피고 회사의 업무 전반에 걸쳐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였고, 매주 월요일 아침 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임원이나 팀장급 간부직원한테서 보고를 받고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를 포함한 임원들은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위 C의 아침 티타임에 맞추어 항상 8시 30분 이전에 출근을 하였고, 퇴근 시간 역시 현장에서 퇴근하는 경우에도 그 당시 총무인사팀장에 의하여 회장인 C에게 보고되었던 점, ④ 원고의 급여는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와 같이 기본급과 상여금, 각종 수당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임원승진 이후에도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료를 납입하거나 원고에게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영수증을 발급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12. 3. 30. 등기이사가 되기 전의 기간(미등기임원 시점)에는 실질적인 면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가 구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2006. 10. 31.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이후부터 등기이사가 되기 전까지 근로자로 근무했던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소멸시효 완성여부

1)

판단의 순서

원고가 주장하는 구체적인 퇴직금의 액수를 판단하기에 앞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하에서는 위 퇴직금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하기로 한다.

2)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등 참조).

원고가 등기이사로 선임된 2012. 3. 30.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관계는 종료되었으므로, 2012. 3. 31.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하고, 소멸시효 또한 2012. 3. 31.부터 기산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원고는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자신이 등기이사에서 퇴직한 날로부터 기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등기이사로 선임된 날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를 상실한 날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3년)이 경과한 2015. 4. 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위 퇴직금 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3)

소멸시효 항변의 신의칙 위반 여부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등기임원으로 등재하면서 이전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정산받으라는 통보를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원고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사실이 없어 퇴직금에 대한 권리 행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였거나 퇴직금 청구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으며, 이 사건의 경우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동일 조건의 퇴직금을 수령한 다른 채권자와의 형평상 피고가 채무이행을 거절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한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3609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근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이후 등기이사가 되기 전까지의 기간 중 상당기간에 원고를 미등기임원으로 보고 연봉계약을 체결한 점, 원고를 근로자가 아닌 임원으로 보고 있던 피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원고가 등기이사가 되었더라도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하는지 인식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와 같은 사정에서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퇴직금 정산통보를 하지 않았다거나 원고의 사직서를 제출받지 않았다는 등의 사유만으로는 원고의 퇴직금에 대한 권리 행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였거나 퇴직금 청구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채무이행을 거절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위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재윤(재판장) 허양윤 허정훈

각주1) 원고는 피고 회사의 등기이사로 선임(2012. 3. 30.)된 이후는 상법상의 이사로서 근로자가 아니지만, 등기이사로 선임되기 전까지는 비록 자신의 직급이 이사나 상무로 불렸다 하더라도 상법상의 이사로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 회사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 위 주장과도 모순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