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3. 22. 선고 2017노757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평택시 C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실경영자로서, 위 사업장에서 2011. 7. 1.부터 2013. 12. 15.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임금 및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합계 12,208,264원 및 퇴직금 6,348,509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2013. 4.경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호텔을 실질적으로 경영하다가 2013. 12. 4.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임되었고 2013. 12. 15.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더 이상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사실, E 등이 이후 위 호텔을 자체적으로 운영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경영을 포기할 무렵 피고인이 그 시점까지의 기존 근로자들의 임금을 모두 책임지고 그로부터 14일 내로 정산의무를 이행할지 아니면 F, E 등 새로운 경영진이 기존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관계 및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 등을 승계할지, E 등 근로자들이 위 시점에 퇴직한 것으로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근로자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면서 급여를 받고 퇴직금을 적립해 나갈 것인지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합의가 성립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위 인정사실 및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E이 2013. 12. 15.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이 E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실질적으로 경영을 하면서 퇴직금 등 지급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3.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경영을 포기한 후 E을 비롯한 호텔의 부장 등이 일시적으로 호텔을 자체 운영 하였는바, 당시에는 E 등이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지위에서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E은 피고인이 경영을 포기한 2013. 12. 15.경 퇴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F, H, I, J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이 2013. 12. 중순경부터 말경까지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은 E에 대해 2013. 12. 15. 전까지의 임금 등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이 법원의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으므로, 위 퇴직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위반죄는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14일이 경과할 당시 퇴직금 등의 지급 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 과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그 지급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근로자 E이 2013. 12. 15. 퇴직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에 대한 공식적인 퇴직 처리(고용보험공단에 대한 이직신고)가 2014. 2. 28.자로 이루어졌던 점, ② E이 진정서 및 노동청 진술을 통하여 자신의 근무기간에 대하여 '2014. 2. 28.까지 시설관리부장으로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③ 피고인 등이 2013. 12. 15. 경영권을 포기한 후 K, E 부장 등 직원들이 호텔을 운영한 것은 공매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호텔의 일상적인 업무를 계속한 것에 불과하였던 점, ④ 원심이 지적한 바와 같이 위 2013. 12. 15. 당시 이후 누가 임금지급책임을 부담할 것인지에 대하여 명시적인 합의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E이 2013. 12. 15. 근로자로서 퇴직을 한 후 이 사건 회사의 경영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E에 대한 체불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는 공식적인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4. 3. 14. 당시 지급권한을 갖는 자가 부담한다고 보아야 하는데, 검사가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 무렵 피고인이 체불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권한을 갖는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설사 E이 2013. 12. 15. 근로자로서 퇴직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합의가 없었던 이상, 그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3. 12. 29. 피고인이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이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5.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근(재판장) 전아람 연선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