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8. 17. 선고 2017노8774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 주식회사 C(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이 J 주유소(이하 '이 사건 주유소'라 한다)의 건축주인 N로부터 수급한 원심 판시 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의 공사 범위는 위 주유소의 관리건물 골조공사에 한정되고, 피해자가 사고 당시 작업하고 있던 주유시설의 지붕 물받이 철판 설치 공사(이하 '이 사건 지붕 공사'라 한다)는 피고인 회사가 아닌 O회사이 수급하여 A이 운영하는 P회사에 하도급한 공사로서 전혀 별개의 업무이다. 설령 그 후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주유소로부터 전체 공사를 수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무효의 계약으로 결국 이 사건 지붕 공사는 피고인들의 업무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피고인 B : 징역 9월 및 집행유예 2년, 피고인 회사 : 벌금 1,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한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4802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건설업체인 W회사을 운영하는 Z(L과 공동으로 운영)은 2016. 4. 12. N(계약서는 M 명의로 작성되었는데, M는 N로부터 위 주유소 공사와 관련하여 전권을 위임받았다)로부터 이 사건 주유소의 증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 9억 원에 수급하고, O회사이라는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Q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일부 공사를 하도급주었다[한편 Q은 2016. 5. 30. P회사라는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AA(실질적 운영자는 A이다)에게 그 중 일부 공사를 재하도급주었다].

나)

위 W회사은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관할관청에 착공 신고와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되자, L과 Q은 위 W회사이 이 사건 공사의 인허가 및 공사와 관련한 컨설팅 업무만 담당하기로 협의하고 건설업 면허를 가지고 있는 피고인 회사를 공사에 참여시키기로 하였다. 이에 N가 피고인 회사에게 이 사건 공사를 공사대금 3억 2,0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에 도급준다는 내용으로 된 2016. 4. 18.자 계약서가 작성되었다.

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신고인 N', '착공예정일자 2016. 5. 4.', '준공예정일자 2016. 12. 30.', '공사시공자 피고인 회사'로 된 착공신고서가 2016. 5. 3.경 하남시장에게 제출되었다. 또한 피고인 회사는 2016. 4. 21. 근로복지공단에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총 공사금액 3억 5,200만 원, 공사기간 2016. 4. 18.부터 2016. 8. 18.까지로 된 산업재해보상보험을 신청하여 그 무렵 가입승인을 받았다.

라)

그 후 피고인 회사가, 위 W회사이 N 측으로부터 수주한 전체 공사금액에 대하여 알게 되어 위 W회사 측에게 피고인 회사의 공사대금 증액을 요구하기 위하여 2016. 7. 27.부터 같은 달 28.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을 봉쇄하고 이 사건 공사를 중단시켰다. 이에 위 공사에 대하여 N와 피고인 회사 사이에 공사금액을 6억 9,0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된 2016. 7. 29.자 건설공사 도급계약서가 작성되었다.

마)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공사를 재개하면서 2016. 8. 1. N 측에게 위 공사금액의 지급을 요청하였으나 N 측은 자신들은 피고인 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공사대금 중 6억 5,000만 원을 이미 W회사에게 지급하였다고 얘기하면서 그 지급을 거절하였다.

바)

이에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면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하였다.

사)

당시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은 피고인 회사 소속인 피고인 B이었는데, 공사 근로자들에게 현장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이 사건 공사 전체의 안전관리업무를 총괄하고 있었다. 피고인 B은 P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A에게 이 사건 지붕 공사를 시작하라고 직접 지시하면서 2016. 7. 말경 위 지붕 공사를 할 때 조심하라는 취지로 주의를 주었고, 2016. 8. 1. 이후에도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수차례 방문하기도 하였다.

아)

N와 피고인 회사 사이에 2016. 7. 29.자 건설공사 도급계약서가 작성되기 전 날인 2016. 7. 28.경 W회사 측과 피고인 회사 사이에 2016. 4. 13.자로 공사하도급계약서(피고인들 제출 증 제6호증)가 작성된 바 있었는데, 그 내용은 공사금액 '6억 4,000만 원', 공사내역 '위험물 설치공사, 캐노피(지붕 부분) 및 부대시설, 세차장 토목 및 폐수처리시설 등'이었다.

자)

피고인 회사가 2016. 4. 16.자 및 같은 해 7. 14.자 각각 작성·제출한 공사내역서(피고인들 제출 증 제9, 10호증)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 측의 공사에는 위험물 설치공사, 캐노피 공사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3)

구체적 판단

앞서 든 법리에 기초하여, 위 인정사실 및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공사 전부 또는 대부분을 담당하였고 P회사 측에 이 사건 공사 중 일부인 이 사건 지붕 공사를 하도급주었으며, 피고인 회사 소속인 피고인 B은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지붕 공사와 관련하여 하수급인인 P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은 이 사건 당시 도급인 또는 그 사용인으로서 그 수급인에 해당하는 P회사 측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인 이 사건 지붕 공사 작업을 할 때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①

W회사 측은 건설업 면허를 갖고 있지 않아서 관련 법령상 이 사건 공사와 같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피고인 회사를 이 사건 공사에 끌어들여 위 공사 중 전부 또는 대부분을 담당하게 하고, 자신은 건축주인 N 측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과 수급업자인 피고인 회사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공사대금의 차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수취하려는 이해관계를 갖고 있었다. W회사 측이 피고인 회사 외에 다른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공사가 별개로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고(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O회사의 경우 원래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W회사 측으로부터 하수급하였으나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계약관계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W회사 측 직원이 현장소장과 유사한 업무를 행하거나 현장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는 정황도 나타나 있지 않다.

②

이 사건 지붕 공사는 철골 구조물에 물받이 용접을 붙이는 작업으로 그 자체로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골조공사에 해당한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W회사 측과 피고인 회사 사이에 작성한 공사하도급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W회사 측은 피고인 회사로 하여금 위험물 설치, 이 사건 지붕(캐노피) 공사 등을 포함한 전부 또는 대부분의 공사를 진행하도록 하였고, 실제 공사한 내용을 기재하는 공사내역서상에도 피고인 회사가 그와 같은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관할관청에 제출한 착공신고서에도 공사시공자가 피고인 회사로 기재되어 있고 산업재해보상보험도 피고인 회사 명의로 가입하였다. 설령 그 공사금액이 전체 공사금액이 아닌 그 일부인 3억 5,20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일부 골조 공사가 아닌 전체 공사를 위하여 위 보험에 가입하게 된 것으로 그 보험증권이 미비되어 있는 경우 이 사건 공사 전부를 수행할 수 없었고 이러한 사정 또한 피고인들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 회사와 N 사이에 2016. 7. 29.경 체결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공사계약은 피고인 회사가 N로부터 직접 이 사건 공사를 공사대금 6억 9,000만 원에 수주하였다는 내용으로, 그 문언, 공사대금 등에 비추어 볼 때 적어도 위 날짜에 피고인 회사가 N로부터 이 사건 공사 전체를 수주한 것은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설령 N가 위 공사계약의 효력을 부인하여 피고인 회사가 2016. 8. 1.경 공사현장에서 철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종국적으로 계약 관계에서 이탈한 것이 아니었고 다만 위 공사계약이 여전히 유효한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확정적으로 유효화하면서 N 또는 W회사 측에게 약정된 공사대금의 지급을 요구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공사를 거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 계약서를 실제로는 N가 아닌 L이 작성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N로부터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전권을 위임받은 M가 2015. 7.경 L에게 인허가 업무를 포함한 위 주유소 관련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였기 때문에(증거기록 2권 제128쪽) 위 계약이 민법 또는 상법상 유권대리 내지 표현대리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어서 종국적으로 계약이 무효화되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⑤

피고인 B은 검찰 수사 당시 자신이 이 사건 공사현장 전체의 안전관리업무를 총괄하고 있음을 인정하였다. 피고인 회사의 이사인 Q 역시 애초부터 피고인 회사가 전체 공사를 수급한 것이 맞고, 이러한 취지에 따라 2016. 7. 29.경 O회사 대신 피고인 회사와 N 측 사이의 공사 전체에 대한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O회사과 A(P회사) 사이의 하도급계약서는 실효되었다고 인정하였는데, 피고인 회사의 공사 범위 외에 O회사과 P회사로 이어지는 별개의 공사 범위가 있었다는 취지의 피고인들 주장 내용과도 상이하다.

⑥

피고인 회사와 P회사 측 사이에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서 정하는 도급관계에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O회사 측은 2016. 5. 30. P회사 측에게 이 사건 지붕 공사 등을 하도급주었으나 건설업 면허가 있는 피고인 회사가 N 측 또는 W회사과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W회사 및 O회사 대신 직접적으로 이 사건 공사를 전부 담당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 회사 소속인 피고인 B이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지붕 공사를 포함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안전관리업무를 총괄하였고 P회사 측은 그 지시를 받아 이 사건 지붕 공사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회사가 N 측 또는 W회사과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O회사은 W회사과 체결한 기존 계약관계에서 이탈하였고 O회사과 P회사 측 사이에 이루어진 이 사건 지붕 공사에 대한 재하도급계약은 O회사 대신 위 공사에 참여한 피고인 회사가 그로부터 승계함으로써 계약인수를 하였으며, P회사 측은 순차적으로 이를 명시 또는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 회사와 P회사 사이에 이 사건 지붕 공사에 관하여 (재)하도급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⑦

피고인 회사의 직원인 피고인 B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안전관리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면서, P회사에게 이 사건 지붕 공사를 시작하도록 직접 지시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B으로서는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자로서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이 사건 지붕 공사와 관련하여 근로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고, 이는 피고인 회사가 공사대금 문제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렇지 않고 불확실한 계약 유·무효 여부 또는 공사 환경의 변동에 따라 안전관리책임자가 공사현장을 이탈하여 그 의무를 면할 수 있다고 본다면 공사현장 내부의 위험한 작업요소 등이 없는지 확인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책임자가 일시적으로 존재하지 않은 공백상태가 초래되는바,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취지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들과 불리한 정상들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피고인들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W회사 측이 법률상 자격 없이 큰 공사를 수주받아 의무와 책임 관계가 불분명하게 되어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 N 등 주유소 측이 피고인 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적 없다고 답변하여 공사 현장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점, 이러한 사유로 피고인들이 현장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점, 이 사건에서 A의 과실이 더 큰 점, 피해자 유족들이 피고인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인 점 등)은 원심 양형 과정에 이미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변경은 없다. 피고인들이 피해자 유족과 합의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점, 피고인 B의 동종 전력 등을 비롯하여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들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문의 '법령의 적용' 중 피고인 B에 대한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부분의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2항, 형법 제30조(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제4쪽 아래에서 8째줄부터 7째줄까지 사이)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일부개정 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도급사업시 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이를 경정한다].

판사 김장구(재판장) 이석준 김경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