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1. 22. 선고 2018가합24038 판결

2018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224,067,419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1. 31.부터 2019. 1.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가. 원고(반소피고)가 피고(반소원고)에 대하여 한 2017. 8. 16.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나.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2018. 12. 1.부터 피고(반소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6,255,3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의 3/10은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 7/10은 피고(반소원고)가,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1항 및 제2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전적 인사발령

1)

피고는 2012. 12. 3. 원고 회사에 근로자로 입사하였다.

2)

원고 회사는 2017. 4. 19. 원고 회사의 경영기획실 팀장으로 근무하던 피고를 같은 해 5. 1.자로 당시 원고 회사의 자회사였던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의 대표이사에 보임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이하 '1차 인사발령'이라 한다)을 공고하면서, '비고'란에 '전적'이라고 표시하였다.

3)

피고는 2017. 4. 30.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전적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원고 회사에 제출한 후, 원고 회사로부터 퇴사일을 2017. 4. 30.로 하여 정산한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4)

피고는 2017. 6. 9. C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었다.

나.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

1)

원고 회사는 2017. 8. 16. 피고에게 대기발령을 명하는 한편(이하 '2차 인사발령'이라 한다), D에게 C의 대표이사 대행직을 명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공고하면서, '비고'란에 피고에 대하여 '대표이사 직무정지'라고 표시하였다.

2)

2017. 11. 27. C에 관하여 피고의 대표이사 해임등기와 D의 대표이사 취임등기가 마쳐졌다.

다.

원고 회사의 채권양수

D는 2016. 10. 31. 피고에게 300,000,000원을 변제기 2017. 10. 31., 이자 연 6.9%, 지연손해금률 연 13.8%로 정하여 대여하였는데, 원고 회사는 2017. 9.경 그 대여 원리금 323,685,000원의 채권을 D로부터 양수하였다. 원고가 D를 대리하여 피고에게 보낸 위 채권양도의 통지는 같은 해 10. 23.경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3, 5, 6,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 회사에게 323,685,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 회사에 대한 2017. 6. 1.부터 2018. 11. 30.까지의 임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양수금 채권과 상계한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아래 3.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아 유효하고,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 근로계약상 피고의 임금은 월 6,255,300원(= 연봉 67,863,609원/12개월 + 월 직책수당 600,000원, 소수점 미만 버림)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 회사는 피고에게 2017. 6. 1.부터 2018. 11. 30.까지 매달 말일을 변제기로 월 6,255,300원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수동채권인 원고 회사의 양수금 채권은 변제기가 2017. 10. 31.이므로, 피고의 임금채권 중 2017. 10. 31. 이전에 발생한 부분은 2017. 10. 31. 상계적상에 있었고, 그 후에 발생한 부분은 각 매달 말일에 변제기가 도래하여 같은 날 상계적상에 있었으며, 위 각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피고의 의사표시가 담긴 2018. 5. 21.자 준비서면이 그 무렵 원고 회사에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이로써 피고의 위 각 자동채권은 별지 상계충당표 기재와 같이 원고 회사의 양수금 채권에 대등액 범위에서 지연손해금(원고 회사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7. 11. 29.부터 마지막 상계적상일인 2018. 11. 30.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원금의 순서로 충당되어 소멸하였으므로, 원고 회사의 양수금 채권은 224,067,419원 및 이에 대한 2018. 11. 31.부터의 지연손해금이 남는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항변은 이유 있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 회사에게 224,067,419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1. 3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9. 1.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반소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 회사는 피고가 이 사건 동의서의 작성으로 퇴사 의사를 밝혔음을 전제로, 위 동의서에서 향후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하여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반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제기되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므로,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7. 4. 30. 원고 회사에 제출한 이 사건 동의서에 "피고는 원고 회사를 퇴사하고 C로 전직함에 동의하며 향후 이에 대한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기재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아래 나.항에서 볼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 회사를 퇴사할 의사로 이 사건 동의서를 작성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 회사의 항변은 이유 없다.

나.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1)

주장

피고는,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존속함을 전제로, 2차 인사발령은 해고에 해당하는데 정당한 사유가 없고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 회사는, 피고의 이 사건 동의서 제출로 원고 회사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었으므로 2차 인사발령은 원고 회사의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툰다.

2)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 근로관계 단절 여부

근로자를 그가 고용된 기업으로부터 별개의 기업체인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겨 그 다른 기업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전적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기는 것이고, 다양한 업종과 업태를 가진 계열기업들이 자본, 임원의 구성, 영업활동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경제활동을 전개하는 기업그룹 내의 계열기업 사이의 전적에 있어서는, 근로자가 종전의 계열기업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후 다른 계열기업에 다시 입사하는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그룹이나 계열기업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한 것이고, 그 실질이 동일기업 내의 전출·입 내지 배치전환과 유사하거나 계열기업 사이의 소속변경에 불과한 경우에는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가 자의로 계속근로의 단절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계속근로관계도 단절되지 않는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5다51397 판결,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다3319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6, 12호증, 을 제1 내지 5, 7, 8, 9, 13,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 회사에 '원고 회사를 퇴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동의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후 C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하더라도, 그 실질은 계열회사 사이의 소속변경에 불과하고, 피고는 원고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사 및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일 뿐 자의로 근로관계를 단절시키는 퇴사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라고 보이므로,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동의서 제출로 단절되지 않고 계속되었다 할 것이다.

①

원고 회사는 국내외 수 개의 자회사 및 계열회사를 가진 기업집단으로, 2016. 10.경 새로운 사업추진을 위해 D로부터 C의 주식(지분율 50.01%)을 매수하였다. 이로써 원고 회사는 C의 모회사이자 사실상 그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기업집단이 되었고, 이러한 지배 관계는 피고의 이 사건 동의서 작성 및 원고 회사의 1, 2차 인사발령 시점까지도 계속되었다.

②

피고를 C의 대표이사에 보임하는 내용의 1차 인사발령과, 피고에게 대기발령을 명한다는 내용의 2차 인사발령의 주체 모두 원고 회사이다. 1, 2차 인사발령문에는 모두 '소속', '그룹직급(Level)'이 표시되어 있는데, 피고는 1차 인사발령문에는 원고 회사에 '소속'된 것으로, 2차 인사발령문에는 C에 '소속'된 것으로 표시되어 있고, '그룹직급(Level)'은 1, 2차 인사발령문에 모두 '부장(G7)'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룹직급(Level)은 G1(사장급), G2(부장급), G3(전무급), G4(상무급), G5(상무보급), G6(수석부장급), G7(부장급)으로 나뉜다.

③

원고 회사는 피고뿐 아니라 원고 회사의 다른 임직원을 계열회사 임직원에 보임시키거나, 계열회사 임직원을 원고 회사나 다른 계열사로 배치하는 등, 인사발령을 통해 계열사간의 인사이동 권한을 행사하여 왔다.

예를 들어 원고 회사는 원고 회사 경영기획실에 소속된 과장 E을 2016. 12. 19.자로 C로 "전적"하는 인사발령을 내렸다가, 2017. 9. 1.경 다시 원고 회사에 복귀시켰고, 계열회사인 F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G(그룹직급 전무)을 2016. 10. 31.자로 C 대표이사에 겸직 보임시켰다가 2017. 5. 1.자로 '겸직 해제' 인사발령을 하였다. 또한 원고 회사 경영지원실 소속 H(그룹직급 상무보)를 계열회사인 주식회사 I의 CFO(자금관리이사)에 겸직 보임시켰다가 2017. 2. 1.자로 주식회사 I의 CFO 직위에서 해제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

④

피고는 1차 인사발령에 앞서 2017. 3. 28.경 C의 대표이사직 수행에 동의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원고 회사의 기업집단 내 인사권 행사 관행에 비추어, 피고가 C의 대표이사직 수행에 동의한 것을 들어 단순한 소속변경을 넘어 원고 회사와의 근로관계 단절까지 예상하고 이에 동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⑤

이 사건 동의서는 1차 인사발령일인 2017. 4. 19. 이후 피고의 소속이 C로 변경되기 직전일인 2017. 4. 30. 작성된 것이며, 동의서의 내용은 원고 회사가 부동문자로 인쇄된 것을 피고에게 제공한 것이다. 이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이 사건 동의서는 1차 인사발령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⑥

이 사건 동의서에는 "C의 임금, 근로조건, 복리후생 등 소속 임직원의 근로조건은 원고 회사와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2017. 5. 1. C와 원고 회사에서와 동일한 연봉조건으로 연봉계약을 체결하였으며, 경영성과에 따른 상여금이나 스톡옵션 등의 보수조건이 추가되지는 않았다.

⑦

피고가 C 대표이사로 보임된 이후에도, 원고 회사는 그 임직원을 통해 피고에게 C 조직 개편, 사업진행 여부, 자금통제 등을 지시 및 전달하였고, 피고는 원고 회사에 사업진행내역, 예산집행내역 등을 보고하였다. 원고 회사의 J 사내이사는 2017. 7. 26. 피고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본사의 지시나 조언에 대해 반발하거나 하는 행동은 앞으로 가급적 삼가길 바란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였다.

3)

2차 인사발령의 해고 해당 및 적법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는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존속하는 가운데 2017. 8. 16. 2차 인사발령으로 피고의 C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시키고 대기발령을 내리는 동시에, D에게 C 대표이사 대행업무를 수행하게 하였으며, 뒤이은 2017. 11. 27. 피고의 대표이사 해임등기와 D의 대표이사 취임등기가 마쳐졌고, 원고 회사는 2차 인사발령 이후 피고에게 아무런 업무를 부여하지 않은 채 근로관계의 단절을 주장하고 있는바, 2차 인사발령은 '대기발령'이라는 형식과 달리 실질적으로는 피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일방적 의사표시인 해고라 할 것이다.

나아가 2차 인사발령, 즉,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2017. 8. 16.자 해고가 적법한지 보건대, 해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하지 못하고(근로기준법 제23조),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으며(동법 제27조), 정당한 이유 및 서면통지 사실은 사용자에게 주장·증명책임이 있는바, 이에 관한 원고 회사의 아무런 주장 증명이 없는 이상 원고 회사의 위 해고는 실체적,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다.

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아 유효하고,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 근로계약상 피고의 임금은 월 6,255,300원이므로, 원고 회사는 피고에게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8. 12. 1.부터 피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6,255,3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소결

따라서 원고 회사가 피고에 대하여 한 2017. 8. 16.자 해고는 무효이고, 원고 회사가 이를 다투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할 것이며, 원고 회사는 피고에게 2018. 12. 1.부터 피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6,255,3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회사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상목(재판장) 윤민수 김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