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10. 30. 선고 2018가합2615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와 C연구소

피고는 생명공학 등 첨단기술 및 생활환경, 위생의료 등에 관하여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그 성과를 보급함으로써 국민보건향상 등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법인으로서 C연구소(이하 '이 사건 연구소'라고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의 소장 및 이사 취임

1)

원고는 2015. 1. 9.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채용조건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를 하고, 같은 해 2. 23.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 취임하였다.

2)

2015. 3. 26. 개최된 피고의 이사회에서 원고를 이사로 선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원고는 같은 날 피고의 이사로 취임하였으며, 같은 해 5. 4. 원고의 이사취임 등기가 마쳐졌다.

다.

이 사건 연구소에 대한 정기감사

1)

피고는 2015. 1. 30.과 2018. 3. 30. 주식회사 D와 각각 'Staff 기능대행 위수탁 계약' 및 'Staff 기능대행 위수탁 변경 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에게 피고의 인사·재무·회계·법무·감사 등의 기능 수행을 위탁하였다.

2)

주식회사 D의 법무감사실은 2018. 7. 9.부터 같은 해 8. 31.까지 이 사건 연구소에 대한 정기감사를 실시하였다.

3)

위 정기감사 결과 작성된 감사보고서에는 원고의 무단겸업, 인적자원의 사적유용, 리더십과 보안의식의 부족을 지적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라.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소장 보직 해지 및 이사 해임

1)

위 법무감사실은 2018. 9. 11. 피고의 이사장에게 위 정기감사 결과를 보고하였다.

2)

피고는 2018. 9. 14. 원고에 대하여 같은 해 9. 17.자로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 보직을 해지(이하 '이 사건 보직해지'라고 한다)한다고 통보하였다.

3)

2018. 12. 13. 개최된 피고의 이사회에서 원고를 이사에서 해임(이하 '이 사건 이사해임'이라고 한다)하는 결의가 이루어졌다.

마.

피고의 정관 및 임원인사관리규정

1)

피고의 정관 중 임원과 관련된 조항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11, 23, 53호증, 제63호증의 1, 2, 제68호증, 을 제2, 3, 8, 11,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보직해지 및 이사해임에 대한 각 무효확인 청구 부분

가)

이 사건 보직해지는 실질적으로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징계에 해당한다. 피고는 임원인사관리규정이 정하고 있는 징계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문서로서 이 사건 보직해지 사유를 통보하지 않았으며 진술 및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도 않았으므로, 이 사건 보직해지는 징계절차에 위법이 있다. 또한 이 사건 보직해지에는 정당한 징계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이 사건 보직해지가 징계와 구별되는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 행사에 해당하더라도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에 보직해지에 대한 근거조항이 존재하지 않아 절차적으로 위법하고, 이 사건 보직해지를 할 만한 업무상 필요성이 없고 이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크며 원고와의 성실한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보직해지는 효력이 없다.

나)

이 사건 이사해임은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는 이 사건 이사해임을 함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예고, 해고사유와 시기의 서면통지 절차 및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이 정한 징계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사전에 원고에게 해고사유를 통지하지 않아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위법이 존재한다. 또한 이 사건 이사해임은 정당한 해고사유 없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사건 이사해임은 효력이 없다.

2)

금전지급 청구 부분

가)

주위적으로, 피고는 위법한 이 사건 보직해지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 사건 이사해임에 따른 해고가 무효이므로 원고에게 부당해고기간 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으로 208,04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예비적으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정당한 해지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합의 및 연봉계약에 따라 받을 수 있었던 임금, 퇴직금 및 아파트 지원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위 손해배상금의 일부로서 원고에게 218,04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본안전항변

이 사건 이사해임으로써 원고의 임원으로서의 지위가 소멸함에 따라 이 사건 보직해지의 효력이 상실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보직해지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2)

본안에 대한 주장

가)

원고는 피고의 등기이사이자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임원에 해당하고,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다.

나)

이 사건 보직해지는 징계가 아니라 이사장이 상임이사의 사무분장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피고의 정관 제17조 제2항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적법하고, 이 사건 연구소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에 비추어 보직해지를 한 만한 충분한 사유와 필요성도 존재한다.

다)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이사회의 의결로써 이사를 해임할 수 있고 해임사유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 이 사건 이사해임은 피고의 정관에 따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루어진 것으로서 적법하다. 이 사건 이사해임이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위 규정이 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라 정당한 징계권자인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 사건 이사해임을 하였으므로 절차상 위법이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연구소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이사해임에는 정당한 해임 또는 징계 사유가 존재한다.

3.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가.

소장과 이사 지위의 관계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5. 2. 23.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 취임하였고, 이와 별도로 피고의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 2015. 3. 26. 개최된 피고의 이사회에서 원고를 이사로 선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피고의 이사로 취임한 점, ② 원고의 이 사건 연구소 소장 지위에 관하여 이 사건 합의에서는 계약기간을 2015. 2. 23.부터 2020. 2. 29.까지로 정하고 있는 반면, 피고의 정관 제18조에서는 이사의 임기를 4년으로 정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의 정관 제16조에서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와 감사를 피고의 임원으로 정하고 있는 한편 피고는 별도의 내부 규정으로 임원인사관리규정을 두고 있는데, 위 임원인사관리규정 제2조에서는 '등기이사, 비등기이사 구분 없이 선임연구위원 이상 및 감사로서 상근하고 있는 임원'을 위 규정의 적용대상으로 정하고 있고, 제8조에서 임원을 이사장, 소장, 책임연구위원, 선임연구위원으로 구분하여 각 임원별 정년을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은 피고의 정관이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정하고 있는 이사의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위 임원인사관리규정이 정하고 있는 '임원'으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점, ④ 피고의 정관은 제19조에서 이사회의 의결로써 이사를 선임하고 해임하도록 정하고만 있는 반면, 위 임원인사관리규정에서는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을 포함한 상근 '임원'에 대하여 이사장이 일정한 징계사유를 이유로 경고, 감급, 해임의 징계를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징계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며, 임원별로 정년 제한을 두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연구소 소장과 이사로서의 지위는 그 취임의 근거, 계약기간과 임기, 적용 규정 및 지위 상실의 사유를 달리하는 서로 독립된 지위라고 보아야 한다.

나.

이 사건 보직해지에 대한 무효 확인의 이익

2018. 12. 13. 개최된 피고의 이사회에서 이 사건 이사해임 결의가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이 사건 이사해임은 원고를 피고의 정관에 따른 이사에서 해임하는 것에 불과하고,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이 사건 연구소 소장과 이사로서의 지위를 서로 독립된 지위로 보아야 하는 이상 이 사건 이사해임에 따라 곧바로 원고가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 지위를 상실하였다거나 이 사건 보직해지의 효력이 소멸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보직해지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를 이미 소멸한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하여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보직해지에 따라 이 사건 연구소 소장으로서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이 사건 보직해지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으므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1)

원고는 이 사건 보직해지가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징계 또는 인사권 행사에 해당하고 이 사건 이사해임이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 사건 보직해지 및 이사해임에 대하여 각 무효 확인을 구하고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2)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참조).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3)

갑 제2, 6, 57, 58 59호증, 을 제3, 8, 14, 15, 17 내지 20호증, 제21호증의 1 내지 4, 제22호증의 1 내지 4, 제23호증의 1 내지 4, 제24 내지 28, 32, 33, 34호증, 제42호증의 1 내지 4, 제43호증의 1 내지 4, 제44호증의 1 내지 4, 제49, 52, 5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생물학 분야의 연구·개발과 관련하여 피고로부터 이 사건 연구소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위임받아 상당한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업무집행권을 행사하고, 피고의 정관이 정한 이사로서 법인의 운영을 위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지위에 있었다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이사장 등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생물학 분야의 전문가로서 미국의 기초생물학 및 생명공학 연구소인 E연구소에서 구조생물학실험실장으로 재직하던 중 피고로부터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직을 제의받았다.

②

원고는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에 취임하기 전 당시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이던 F과 채용조건을 협의하면서 향후 이 사건 연구소의 연구분야를 신약발굴로 집중하고 이를 위해 연구인력을 구축하며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 원고를 연구책임자로 하는 연구팀의 운용 및 외부연구용역 활동, 이에 필요한 예산의 지원 방안, 이 사건 연구소의 명칭 변경 등을 제안하고 이 사건 연구소의 운영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하였고, 그 논의 결과를 이 사건 합의의 내용에 반영하였다. 위 F은 협의 과정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연구소의 인력 채용이나 연봉, 연구주제 선정 등은 소장인 원고의 권한임을 명시적으로 밝히기도 하였다.

③

피고는 유일한 연구조직으로 이 사건 연구소를 두고 있는데, 이 사건 연구소는 3개의 유닛(Unit)과 각 유닛 산하에 3~4개씩의 팀으로 총 12개의 팀이 구성되어 있고, 피고의 조직도상 이 사건 연구소의 총책임자는 소장이다.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연구업무 수행에 필요한 용역계약, 위탁연구계약 및 물품 등 구매계약의 체결 여부에 관하여 최종 결재권자로서의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피고를 대표하여 위 각 계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연구소의 신입직원에 대한 1차 면접을 실시하여 최종 면접대상자를 선정하는 업무를 담당한 것에서 더 나아가 경력직원의 채용 여부, 경력인정기간·직급·연봉 등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고, 피고를 대표하여 사용자의 지위에서 직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 사건 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에 대한 전보발령과 사직원의 수리 여부에 관하여 최종 결재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④

원고는 피고의 이사장이 제시하는 주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 외에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내부 제안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연구과제를 개발하고 연구주제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재량을 가지고 있었다. 원고가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 취임한 초기에 내부 제안을 통해 개발을 진행한 대표적인 신약후보물로는 'G(혈우병)', 'H(대상포진)', 'I(면역항암)', 'J(고셔 등 희귀병)', 'K(희귀질환)' 등을 들 수 있다.

⑤

피고의 취업규칙 제48조는 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종업원으로 연구위원, 수석연구원, 책임연구원, 선임연구원, 연구원을 나열하고 있고,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 제2조, 제8조는 이사장, 소장, 책임연구위원, 선임연구위원 및 상근감사를 규정의 적용대상인 임원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은 취업규칙이 아니라 임원인사관리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위 취업규칙 및 임원인사관리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임원과 그 밖의 종업원의 지위는 엄격히 구분되며, 종업원이 임원으로 선임된 경우에는 종업원으로서 당연퇴직하게 되어 퇴직금을 지급받는다. 임원인사관리규정의 적용을 받는 임원은 개인의 성과를 기준으로 100,000,000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받고 차량지원, 임원실, 상해보험 등의 복리후생 혜택을 받는 등 보수와 처우에 있어 일반 종업원보다 현저하게 우대를 받는다. 원고도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250,000,000원 이상의 연봉과 함께 차량·대리기사·차량유지비 지원, 임원실 및 비서, VIP 상해보험 등의 혜택을 받았다.

⑥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한 채용절차를 거쳐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이 사건 연구소의 전임 소장이던 F과 별도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고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 취임하였다.

⑦

피고의 취업규칙, 피고가 종업원을 채용하면서 작성하는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시간이 명시되어 있으나,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과 이 사건 합의에는 원고의 근무시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 원고가 이 사건 연구소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RF카드를 이용해야 했으므로 원고의 출퇴근시간에 관한 정보가 저장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피고의 이사장 등으로부터 근무시간 준수 여부에 관한 감독을 직접적으로 받은 적은 없다.

⑧

피고의 정관 제22조 제2항은 "이사는 이사회에 출석하여 법인의 업무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며 이사회 또는 이사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사항을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제25조는 "이사회는 법인의 예산, 결산, 차입금 및 자산의 취득처분과 관리, 정관의 개정, 법인의 해산, 임원의 임면, 사업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의 등기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석하여 주요 연구개발 등의 사업실적 및 사업계획, 예산·결산에 관한 사항, 이사회 운영규정의 제정안과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의 변경안, 미국 신설법인에 대한 지분출자와 그 진행사항 등을 보고하고, 위 안건 및 그 밖에 임원 선임, 정관의 변경 등의 안건에 관하여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피고 및 이 사건 연구소의 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결정하는 이사회에 출석하고 그 의사결정에 참여하였다.

⑨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이던 F이 원고와 이 사건 합의를 위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고용형태'라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인사부서와 협의하였다고 언급하고, 이 사건 합의에 '채용', '노동법령에 따른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앞서 살펴 본 것과 같이 원고가 피고 및 이 사건 연구소에서 담당한 전체 사무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사건 연구소의 운영을 위한 업무를 위임받아 이를 수행함과 아울러 피고의 등기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한 이상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⑩

원고는 피고의 이사장에게 출장원을 제출하여 승인을 받고 출장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이는 여비 지급을 위한 행정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 보일 뿐 이를 이유로 원고가 피고의 이사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⑪

그 밖에 원고가 피고의 이사장에 보고하거나 일부 중요 업무에 관하여 이사장의 결재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임받은 업무의 집행과 관련하여 통상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여겨질 뿐 그러한 이유만으로 원고가 담당한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 수행의 실질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는 데에 그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4)

원고는, 피고는 L 그룹의 창업자인 고 M이 출연하여 설립된 재단법인인데, L그룹을 경영하고 있는 N, F이 피고의 이사장 및 이사로서 피고의 법인 운영 전반과 연구개발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였고, 이 사건 연구소는 사실상 L 그룹의 연구개발 부서 중 하나에 불과한 바, 원고는 위 N, F 또는 L 그룹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 또는 피고의 이사로서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운영에 관여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6호증, 제10호증의 1, 2, 제33호증, 제41호증의 1 내지 5, 제6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N이 L 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D의 최대주주이자 그 대표이사 및 피고의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고, 고 M의 차남인 F이 L그룹의 주력회사인 주식회사 0의 대주주이자 그 대표이사 및 피고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사실, 피고는 2015. 1. 30.과 2018. 3. 30. 주식회사 D와 각각 'Staff 기능대행 위수탁 계약' 및 'Staff 기능대행 위수탁 변경 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에게 피고의 인사·재무·회계·총무·구매·법무·감사·전산·홍보·시설관리·안전환경 등의 법인 운영기능 수행을 위탁하였고, 이에 따라 주식회사 D 소속 직원들로 구성된 연구지원팀에서 피고를 위하여 위 기능을 수행한 사실, 원고가 위 N에게 주기적으로 이 사건 연구소에 관한 업무보고를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N이 L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그룹 경영에 필요한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피고의 업무를 파악하거나 피고의 이사장으로서 정관에 정한 바에 따라 법인의 업무를 총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위 N, F이 실질적으로 피고의 법인 운영 업무와 이 사건 연구소의 연구개발업무 전체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보유한 채 원고를 지휘·감독하고, 원고는 그 지휘·감독에 따라 연구개발의 노무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그 밖에 갑 제11, 13, 15, 17, 20, 35 내지 40, 42, 49호증, 제50호증의 1 내지 9, 제54, 60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보직해지의 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1)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보직해지가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징계 또는 인사권 행사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 사건 보직해지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2)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보직해지가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이 정하고 있는 징계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정당한 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가)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인 원고와 피고의 법률관계는 신뢰를 기초로 한 위임 유사의 관계로 볼 수 있고, 민법 제689조 제1항에서는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민법의 규정은 임의규정에 불과하므로 당사자 사이의 별도의 약정이나 법인의 내부 규정으로 위임관계의 해지 사유와 절차 등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는 것도 가능하고, 그와 같은 약정이나 규정이 존재하는 경우 위임관계의 해지는 그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나)

이 사건 합의 제7조에서 "본 합의서에 정하지 아니한 세부사항은 회사 규정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의 적용을 받고, 위 임원인사관리규정 제7조에서 임원에 대한 징계의 권한, 사유, 절차 등을 규정하면서 해임을 징계종류의 하나로 정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징계사유로서 "개인적인 목적으로 회사의 인적·물적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 회사의 이해와 상충되는 무단 겸업행위" 등을 열거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이 사건 보직해지는 피고가 일방적으로 원고의 이 사건 연구소 소장의 지위를 박탈함으로써 위임관계를 해지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위 임원인사관리규정이 정하는 해임사유가 존재하고 적법하게 징계절차를 거친 경우에 한하여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갑 제53, 54, 68호증, 을 제2, 3, 4호증, 제6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직해지에 위 임원인사관리규정이 정하는 절차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정당한 해임사유도 존재하므로,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 제7조 제4항은 "임원에 대한 징계 권한은 이사장이 가진다. 이사장은 필요시 별도의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여 징계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피고의 이사장은 별도의 징계위원회를 구성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는 징계권자로서 직접 임원에 대한 징계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보직해지를 함에 있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②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 제7조 제8항에 의하면, 피고의 이사장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사안에 대한 서면 또는 구두 진술 기회를 부여할 수 있을 뿐 위와 같은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피고의 이사장은 피고에 대한 정기감사를 실시한 주식회사 D의 법무감사실로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받고 2018. 9. 11. 원고와 면담을 실시하였고, 원고는 면담 전 위 감사보고서를 열람하였고 면담 과정에서 피고의 이사장에게 위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원고에 대한 지적사항에 관하여 구두로 소명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③

원고는 2011. 7. 28. 재단법인 P의 이사로 취임하였고, 2015. 3. 27. Q 주식회사의 이사로 취임한 후 2016. 10. 19.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며, 2016. 8. 3. 주식회사 R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등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 취임한 후에도 위 각 직위를 겸직하였다.

④

원고가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 취임한 후 위 재단법인의 직원 여러 명이 피고의 연구원으로 입사하였다. 그 중 3명의 연구원은 피고에 대한 위 정기감사 과정에서 이 사건 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원고의 지시로 상당한 기간 동안 이 사건 연구소의 업무가 아닌 위 재단법인 또는 각 회사의 업무만을 수행하거나 이 사건 연구소의 업무와 병행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⑤

피고에 대한 위 정기감사 과정에서 이 사건 연구소의 팀원 및 팀장을 대상으로 임원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원고는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총점 5점 중 2.5점을 받는 데 그쳐 전체 평가대상자 중 최하위 점수를 기록하였다. 평가에 이어 실시된 직원 면담 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부정적 평가 사유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었고, 이를 통해 원고와 이 사건 연구소 직원들 사이의 신뢰관계가 매우 훼손된 상태임이 확인되었다.

⑥

위와 같이 원고가 다른 재단법인 및 회사의 이사 또는 대표이사직을 겸직하면서 이 사건 연구소에 입사한 연구원들로 하여금 위 재단법인 또는 회사의 업무를 전담하거나 병행하도록 한 행위는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이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로서 '회사의 이해와 상충되는 무단 겸업행위' 또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회사의 인적·물적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이해상충의 정도가 크지 않고 원고가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쌓은 공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 제3조는 "통상 이 규정에 의거 시행하되, 필요시 회사 정황 등을 고려하여 개별 심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인 원고와 피고의 관계가 신임관계에 기초한 것임을 감안할 때, 원고가 이 사건 연구소의 직원들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하여 이 사건 연구소를 이끌어갈 수 있는 관계를 잃었다는 사정도 해임의 사유로서 참작할 수 있다.

다.

이 사건 이사해임의 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1)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이사해임을 근로자에 대한 해고로 볼 수는 없다.

2)

앞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연구소 소장으로서의 지위와 피고의 등기이사로서의 지위는 서로 독립된 것이고, 이 사건 이사해임은 피고의 정관에서 정한 원고의 등기이사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이사해임의 적법성 및 정당성은 피고의 정관에 근거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의 정관은 이사회의 의결로써 이사를 해임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사해임 사유를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 사건 이사해임을 한 것은 해임사유의 존부를 따지지 않더라도 적법하다고 할 것이고, 위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임관계가 현저히 상실되어 등기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이사해임에 정당한 사유도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이 사건 이사해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도 이유 없다.

라.

금전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보직해지 및 이사헤임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정당한 사유도 존재하는 이상 이 사건 보직해지가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 사건 이사해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주장과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원고가 손해를 입었다는 원고의 예비적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웅(재판장) 이종문 연선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