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3,1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9.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피고는 2012. 9. 24.경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와 위탁계약서를 각 작성하고, 그 무렵부터 C 지점(성복점, 봉담 1, 2점)에서 원고가 공급하는 축산물을 판매하여 왔다.
피고는 2014. 8.경 원고와 사이의 계약관계를 종료하였고, 2014. 8. 27.경 원고에게 '1,450만 원을 2014. 11.부터 매월 100만 원씩 입금한다. 위 금액에 대해서는 추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차용증(이하 '이 사건 차용증'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주었다.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원고와의 위탁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외상으로 축산물을 공급받아 이를 판매하고 매월 말일 무렵 원고에 대한 미수금 채무를 정산하여 왔는데, 위탁계약이 종료될 무렵 피고의 원고에 대한 미수금 채무는 약 1,450만 원이었고, 이에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차용증을 작성하여 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1,450만 원에서 원고가 이미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140만 원을 공제한 1,310만 원(= 1,450만 원 - 14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피고는 원고와 위탁계약이 아닌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이고, 따라서 피고는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을 뿐, 원고로부터 외상으로 축산물을 공급받고 그 미수금 채무를 원고와 정산한 바가 없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미수금 채무는 원고의 영업손실에 불과할 뿐인데, 원고가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종료될 무렵 피고에게 미수금 채무를 책임지라며 차용증의 작성을 요구하여 피고는 자신에게 지급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잘 모른채 차용증 작성 요구에 응한 것이므로 이 사건 차용증은 아무런 법률적 효력이 없고 (이는 착오에 기한 취소를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는 원고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아 왔을 뿐인데 거래관계 종료 후 원고가 피고로부터 미수금의 지급, 즉 영업손실의 보전을 요구하는 것은 피고에게 이미 지급한 급여의 반환을 구하는 것과 같으므로, 임금의 현금지급 및 전액지급 원칙을 잠탈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43조 및 민법 제103조에 따라 부당하다.
판단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0다4826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차용증을 작성하여주었고, 그 문언상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1,45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문언의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존재하거나 위 약정의 취소 내지 무효 사유에 관한 피고의 주장·입증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450만 원에서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140만 원을 공제한 1,310만 원(= 1,450만 원 - 14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피고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원고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아 왔을 뿐 원고와 판매대금, 미수금을 정산하는 관계가 아니었음을 전제로 착오에 기한 취소, 근로기준법 위반, 민법 제103조 위반의 무효를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갑 제1, 3, 4호증, 을 제1, 3,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원고로부터 공급받은 축산물을 C 매장에서 판매하면 원고는 매월 말일 무렵에 C로부터 그 판매대금에서 수수료를 공제한 금원을 지급받고, 원고가 그 금원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공급하였던 축산물의 대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 전부를 피고에게 지급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은 매월 매출액에 따라 상이하였던 점, ② 피고가 담당 매장에서의 직원 채용이나 직원 관리 등을 하였고, 그 비용도 피고가 부담하였던 점, ③ 원고가 피고의 판매가격 결정 등에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일반적인 판매위탁계약에서 그러하듯이 물품공급자가 공급한 물품이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에 의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인 점, ④ 달리 원고가 피고의 업무수행을 지휘·감독하였다거나 피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점, ⑤ 따라서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한편으로는 위탁계약서도 작성하였다), 원고가 자신의 장부에 피고에게 지급한 금원 중 일부에 관하여 '급여'로 기재해 두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 계약관계의 실질은 피고가 원고와 독립적인 지위에서 원고로부터 축산물을 공급받아 자신의 계산으로 이를 판매한 후 그 판매대금을 통하여 원고와 사이의 미수금을 정산하는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을 뿐 원고와 판매대금 등을 정산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각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차용증에서 정한 바에 따라 위 1,31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그 변제기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7. 9.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우영(재판장) 김종헌 문유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