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가전기기 수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0. 2. 2.부터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해 온 사람이다.
피고는 당초 오전 9시부터 9시30분, 오후 6시30분부터 7시였던 고정연장근로시간을 오후 6시부터 7시로, 사무실 출퇴근을 현장 출퇴근 원칙으로 변경(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라 한다)하기로 하고, 위 변경된 위 취업규칙을 2016. 11. 8.부터 시행하였다.
피고는 이후 소속 외근직 근로자들이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수리업무를 배당받을 수 있도록 일정(스케줄)을 열어두고 대기할 경우 실제 그 시간에 수임하여 수리업무를 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고정연장근로를 한 것으로 인정하여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수리 일정을 열어두는 것을 거부하였고,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2016. 11.부터 2017. 1.분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29,996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2. 1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2016. 11.부터 2017. 1.까지의 고정연장근로수당 총 429,996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위 미지급 수당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① 단체협약 제37조 제2항에 반하거나 ②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임에도 근로자들 과반수로부터 적법한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무효이다.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 노사협의회를 열어 충분히 논의한 뒤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연장근로시간 및 출퇴근 업무방침에 관한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고, 원고가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연장근로를 실시하지 않아 고정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판단
단체협약에 반하는 취업규칙 변경으로 무효인지 여부
취업규칙은 법령이나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아니 되고(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2, 13호증, 을 제4, 12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C의 증언, 당심 증인 D의 일부 증언,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대한 문서송부촉탁 회신결과 및 및 변론 전체의 의 취지를 를 더하여 알 수 수 있는 다음과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피고와 피고 근로자간의 단체협약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단체협약서와 같은 처분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재 내용에 의하여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할 것인데, 2015. 8. 25.자 단체협약서에는 "제6장 근로시간 및 휴일 휴가"라는 제하에 "제37조(근로시간 등] 제2항 회사는 1일 1시간, 1주 5시간 이상의 고정연장근로시간을 부여할 수 있고(고정연장근로 가산수당은 통상시급의 50% 적용), 연장, 야간, 휴일근로 가산수당을 산정하기 위한 통상시급은 월 소정근로시간 209 시간으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같은 날 작성된 임금협약서에도 "9. 1일 1시간, 1주 5시간의 고정연장근로시간을 부여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으로 고정연장근로시간을 어떻게 정하여 운영할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피고와 근로자들이 단체협약 시 고정연장근로시간의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를 하였으면서도 이를 단체협약서에 기재하는 등 서면으로 기록해두지 않을 특별한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전에는 실제 근무하지 않아도 1시간을 고정연장근로시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하는 관행 또는 노사 간의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으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는데(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원고와 같은 외근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전에는 본격적인 수리업무 전후로 각 30분씩 1시간을 사무실에 대기하며 아침 조회, 교육, 자재확보 등 업무 준비, 현금수납, 서류 작성 및 결재 작업 등을 하였으므로, 위 1시간은 본래 업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이루어진 업무 준비 및 정리 시간으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근로시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1시간에 관하여 근무하지 않아도 연장근로수당을 주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고정연장근로시간'이라는 용어 자체가 본질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전제로 하고 있고, 피고는 근로자들이 결근 또는 파업 등으로 수리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경우, 업무를 위한 준비시간 등의 근로 역시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그 날수만큼 고정근로수당도 차감하여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 변경으로 무효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되어 있는 바, 이는 근로자의 의견을 존중하여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이를 반영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위 의견청취절차규정 자체는 훈시규정에 불과하고 효력규정이 아니므로 이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취업규칙이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의사 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가 없이 작성, 변경된 취업규칙은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근로조건의 변경이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사회통례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만한 것인 때에는 위와 같은 근로자의 동의가 없어도 그 변경은 유효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4277 판결 등 참조).
한편,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용자 쌍방이 이해와 협조를 통하여 노사공동의 이익을 증진함으로써 산업평화를 도모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로서 노동조합과는 그 제도의 취지가 다르므로 비록 피고 회사가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그 협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근로자들이 노사협의회를 구성하는 근로자위원들을 선출함에 있어 그들에게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함에 있어서 근로자들을 대신하여 동의를 할 권한까지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자위원들의 동의를 얻은 것을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를 얻은 것과 동일시할 수 없다( 대법원 1994. 6. 24. 선고 92다28556 판결 등 참조).
우선,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근로자들의 동의를 요하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되는지를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6 내지 19, 23 내지 27호증, 을 제15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가 가지고 있었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으로 근로자들의 동의를 요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등 외근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이전에 본격적인 수리업무를 전후하여 1시간의 업무 준비 및 정리를 위한 시간을 가졌고, 이에 대하여 고정연장근로수당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하여 업무 준비 및 정리를 위한 근로시간에 대한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
피고는 외근직 근로자들에게 업무 준비 등을 위한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상당수의 외근직 근로자들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후에도 수리업무를 전후하여 사무실, 자재실 등으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업무 준비 등을 위한 시간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이 그와 같은 출퇴근 경향을 보인다는 것은 업무 준비 등을 위한 사무실 등 출퇴근이 상당수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후 외근직 근로자들의 수입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으므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하여 배당받아 처리하는 수리업무의 수가 증가하여 근로자들이 실제로 더 많은 수리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수리업무를 위하여 필요한 근로시간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없어졌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 근로자들로부터 적법한 동의를 받았는지를 보건대,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6. 10. 31. 임시 노사협의회를 열고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 근로자위원 5인의 서명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가 2016. 11. 7. 이후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서면을 게시하여 근로자 과반수로부터 동의하는 취지의 서명을 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노사협의회를 구성하는 근로자위원들에게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데 있어 근로자들을 대신해 동의할 권한까지 포괄적으로 위임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고,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 외근직 근로자들로부터는 시행 불과 하루 앞둔 2016. 11. 7. 에, 내근직 근로자들로부터는 시행 이후에 동의 서명을 받은 점, ② 피고가 그에 앞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의 구체적인 내용 및 의미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공고, 설명하는 절차를 가졌다거나 근로자들이 그 의미에 관하여 찬반의견을 교환하는 등 논의를 거쳐 집단적인 의사를 형성할 기회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 근로자집단의 집단의사 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았다거나,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사회통례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변경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무효이고, 원고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고정연장근로시간에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소로서 구하는 고정연장근로수당 429,99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7. 1. 분 월급 지급일 다음날인 2017. 2. 11. 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17. 6. 26. 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희찬(재판장) 이용희 김경인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나5895
판결선고
2019. 12. 20.
수원지방법원
제2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