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8. 28. 선고 2018노6735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7,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C D 주식회사 및 검사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가)

2016. 12. 10. 사고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의 점(피고인들)

판시 화성동탄 J 토목공사 현장의 평탄화 작업은 이 사건 사고 전날 이미 완료된 상태였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는 사고 장소 부근에서 맨홀과 배수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사고 현장의 바닥이 완전히 평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피해자 F가 빗물받이 및 경계석 설치를 위해 굴삭기(이하 '이 사건 굴삭기'라 한다)로 바닥을 파낸 후 흙을 쌓아둔 채 치우지 않았기 때문인데다, 이 사건 굴삭기가 넘어질 우려가 있는 정도로 평평하지 않은 상태도 아니었다. 더구나 피해자들은 굴착기 운전 및 신호와 관련하여 전문가이므로, 피고인들이 피해자 F에게 전도 위험을 회피하라고 블레이드를 내리고 작업하라고 지시할 의무도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들은 공소사실과 달리 위 토목공사 현장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여 작업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터 잡아 작업지시를 내렸으므로 근로자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이 근로자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2016. 12. 16. 감독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피고인 C, D 주식회사)

피고인 D 주식회사와 E 주식회사는 공동수급자이기는 하지만 각 건설회사별로 관할 공사구역이 구분되어 있었는바, 이 사건 공사 중 화성동탄 K는 E 주식회사가 전담하여 공사를 실시한 E 주식회사의 관할 공사로 피고인 D 주식회사 및 D 주식회사 소속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 C과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피고인 C 및 피고인 D 주식회사를 화성동탄 K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C: 벌금 500만 원, 피고인 D 주식회사 : 벌금 3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2016. 12. 10. 사고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에 대하여

(가)

관련 법규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사업주는 굴착 등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3조 제2항).

같은 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또는 사업 중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7. 1. 2. 고용노동부령 제1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4항 제19호는 법 제29조 제3항에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로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장소'를 규정하고 있고, 제38조 제3호로 '사업주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별표 4에 따라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하여야 하고,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별표 4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7. 2. 3. 고용노동부령 제1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9조는 '사업주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할 때에 그 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짐으로써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고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갓길의 붕괴 방지 및 도로 폭의 유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판단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당심 증인 AB의 증언을 종합하면, ① 화성동탄 J 토목공사 현장은 평탄화 작업이 실시되기는 하였지만, 당시 구간별로 평탄성이 양호한 부분과 양호하지 않은 부분이 공존하고 있었고, 특히 이 사건 사고 현장인 빗물받이 맨홀 주변은 이 사건 굴삭기 하부 좌측 앞바퀴 부분의 지반은 낮고 우측 앞바퀴 부분의 하부는 굴곡이 있는 등 지반이 고르지 못한 상태였던 사실, ② 피해자 F가 운전한 이 사건 굴삭기는 타이어식으로 무한궤도식 굴삭기에 비해 전도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 지반이 고르지 않는 곳에서 작업하는 경우 블레이드(blade, 토공판)를 굴삭기 하부 지반에 고정하여 지지력을 확보한 후 작업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피해자 F는 지반이 고르지 못한 사고 현장에서 블라이드를 하부 지반에 고정하지 않은 상태로 작업을 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된 사실, ③ 한편, 신호수의 업무는 굴삭기 등이 추락이나 전도의 위험이 없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작업 중 다른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굴삭기 등 주변에 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데, 사고 현장에 신호수로 배치된 중국 출신인 피해자 G는 시공사의 지시에 따라 땅을 다지는 작업을 하고 있는 등 신호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던 사실, ④ 또한 사고 현장에 배치된 감리나 현장소장 등 어느 누구도 피해자 F가 블라이드를 고정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것을 막거나, 블라이드를 고정시킨 상태로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지시한 적은 없었던 사실, ⑤ 피고인들은 피해자 F가 수행한 작업의 위험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이 사건 사고 현장의 지면 및 지반상태를 사전조사하지 않았고, 이 사건 굴삭기의 작업방법, 전도위험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 등에 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장소는 평탄화 작업이 불완전하거나 피해자 F가 작업을 하면서 포설해 둔 흙 등의 사정으로 지반이 고르지 않는데다, 피해자 F는 상대적으로 전도의 위험성이 큰 타이어식인 이 사건 굴삭기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굴삭기가 전도되는 등으로 근로자인 피해자들이 위험해질 우려가 상당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들로서는 위 (가)항 기재 산업안전보건 법규에 따라 작업 장소의 지면 등을 사전조사하고 전도위험 등을 예방하는 내용의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신호수를 배치하여 이 사건 굴삭기가 전도의 위험 없이 작업할 수 있도록 하며, 피해자 F가 블레이드를 굴삭기 하부 지면에 고정시켜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는 등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과 동시에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들의 과실이 중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와의 상당인과관계 역시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결국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2)

2016. 12. 16. 감독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피고인 D 주식회사와 E 주식회사는 각각 51%, 49%의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화성동탄 J, K를 공동으로 도급받은 점, ② 화성 동탄 K의 안전보건협의체도 피고인 D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C이 위원장으로 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D 주식회사와 E 주식회사는 대외적으로는 공동으로 화성동탄 J, K에 대한 공사를 진행한 것이므로 위 각 공사에 대한 산업재해예방 조치의무 역시 공동으로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령 위 피고인들 주장과 같이 피고인 D 주식회사와 E 주식회사가 내부적으로는 관할 구역을 나누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내부적인 약정만으로 피고인 D 주식회사와 피고인 C의 화성동탄 K 구역에 대한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C, D 주식회사에 대하여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당심에서 특별히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양형 사유들을 모두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 A에 대하여

피고인 등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등 과실로 피해자 1명이 사망에 이르는 중한 결과를 발생시켰으므로 피고인을 엄히 처벌하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 피고인 등의 의무위반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 발생 및 확대에 피해자들의 과실도 상당한 원인으로 작용한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해자 F의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원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 C, D 주식회사와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각 기각하고,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