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5. 3. 선고 2019노57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사기의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작성된 이행합의서에 의하면 민사소송 취하 및 가압류 집행 해제와 대가관계(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것은 2억 원의 지급이지 1억 9,400만 원의 어음금 지급이 아닌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억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이 가압류 청구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이행합의서를 작성할 당시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편취 의사나 기망행위가 없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약속어음 지급기일까지 어음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음에도 어음금을 지급하겠다고 피해자 E을 기망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가압류 집행해제 신청서를 제출하게 함으로써 가압류 청구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해자는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C에 대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임대보증금 반환 및 물품대금 명목으로 4억 3,000만 원 상당의 지급을 구하였고, 위 금액 상 당의 채권가압류를 신청하여 그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이로 인하여 (주)C의 법인 계좌 등이 가압류 되어 사업에 지장이 있자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6. 6. 7. 이행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이행합의서의 합의 내용에 따르면, (주)C과 피해자 사이에 정산해야 될 채권채무액을 3억 9,400만 원으로 정하였고, (주)C이 그 중 2억 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하고 피해자는 민사소송 및 가압류 신청을 취하하며, 나머지 1억 9,400만 원은 (주)C이 2017. 2. 말까지 피해자에게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이행합의서 작성일인 2016. 6. 7. 피해자에게 (주)C의 명의로 지급액 1억 9,400만 원, 지급기일 2017. 2. 24.인 약속어음을 발행해 주었고 약속어음공정증서도 작성하였다[수사기록(2017고단1839) 30쪽~35쪽].

2)

피해자는 이행합의서의 약정내용에 따라 피고인으로부터 2억 원을 지급받고 민사소송 및 가압류 신청을 취하하였는데, 나아가 2017. 2. 24.까지 피고인으로부터 나머지 1억 9,400만 원도 지급받을 것이라고 신뢰하고 민사소송 및 가압류 신청을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도 원심 법정에서 "약속어음이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었다면, 2억 원을 지급받는 것과는 관계없이 민사소송과 채권가압류를 취하한다거나 풀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라고 진술하였다.

3)

피고인은 이행합의서를 작성할 당시 2017. 2. 말까지 어음금 1억 9,400만 원을 지급할 능력이 있었는데, 사후적으로 자금 사정이 안 좋아져서 피해자에게 어음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고, 특히 피해자가 2016. 12.경 채무자 (주)C의 제3채무자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채권 가압류를 신청하여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어음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기망의사 내지 기망행위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주)L는 D마트를 운영하던 회사이고 (주)C은 D마트 내 정육코너의 사업자였는데, 피고인은 2015. 10.경 두 회사의 대표가 되었고 (주)C이 2015. 12.경 D마트를 인수하면서 (주)L의 자산과 부채가 (주)C으로 이관되었다. 당시 (주)L는 7억 원 정도의 대출금 채무가 있었고, (주)C은 2억 원 정도의 대출금 채무가 있었다. (주)L의 장기간 휴업으로 인해 세금이 체납되고 폐업 위기에 몰리자 (주)L는 2016. 4.경 대출금 상환을 통보받았고, 대출금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자 (주)C의 법인 계좌 등이 압류되어 피고인이 2016. 9.경 (주)L의 대출금 채무 7억 원 상당을 대위변제하였다(위 수사기록 105~107쪽, 126, 127쪽). 여기에다가 피고인은 검찰에서 '약속어음을 발행할 당시 마트가 운영되기는 했지만 수익이 안 났다. 그래서 월급을 600만 원 정도 받아 바로 그날 법인 계좌에 가수금으로 입금했다. 실제로는 급여를 받지 못하였다. 피해자에게 어음금을 지급하지 못한 이유가 D마트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이고 그 중요한 원인은 (주)L의 대출금 채무 7억 원 상당의 상환 때문이다'라고 진술하였다(위 수사기록 98쪽, 127쪽).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약속어음을 발행해 주기 이전에 이미 7억 원 상당의 대출금 채무 상환 요청을 받아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았고 여기에다가 당시 마트 운영은 수익이 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2017. 2. 말까지 피해자에게 1억 9,400만 원을 지급할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4)

피고인의 위와 같은 기망행위로 인하여 2억 원 뿐만 아니라 나머지 1억 9,400만 원도 2017. 2. 말까지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으리라고 기대한 피해자가 (주)C에 대한 민사소송 및 가압류 신청을 취하하여 가압류가 해제되었으므로, 피고인은 가압류의 부담이 없는 재산을 소유하게 되는 이익을 얻었다고 할 것이고 이는 그 가압류 청구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라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도5507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사기 범행의 피해액수가 상당히 크고, 집행기관이 압류한 물품을 피고인이 함부로 처분함으로써 채권자들의 채권 추심을 어렵게 하였으므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에 다음과 같은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사기 범행의 피해자와 당심에서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공무상표시무효의 범행에서 압류목록상 물건이 일부 중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압류표시를 제거하기 전 일부 압류물건은 경매가 진행되어 매각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고, 1997년도에 벌금형으로 1회 처벌받은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 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 및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