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E은 프리랜서로 일하였을 뿐,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자가 아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판결 선고 후인 2020. 3. 13.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20. 3. 24.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고 형의 감경·면제 여부까지 검토하여 그 형을 정하여야 하는데, 원심 판결 선고 후에 위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원심에서는 그와 같은 사정이 고려되지 못한 채 형이 정하여졌으므로, 원심 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핀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본다.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E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과 주식회사 D에서 일하던 다른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의 대화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은 E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고 보고를 받는 등 업무내용을 피고인이 정하고 지휘·감독하였다.
E은 주식회사 D의 사무실에 출근하거나 출장을 하면서 근무하였고 필요시 주말에 당직근무도 하였으며, 피고인은 E에게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며 질책하는 등 피고인이 E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E이 이에 구속되었다고 보인다.
E은 피고인이 제공한 노트북이나 사무실 등을 사용하였고,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거나, 업무로 인한 손실을 자신이 부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E은 2015. 1. 1.부터 2015. 9. 1.까지 주식회사 D를 대상사업장으로 하여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E이 U로부터 대출을 받기 위하여 피고인 몰래 허위로 신고한 것이고, 피고인이 사후에 알게 되어 E과 직원에게 화를 내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카카오톡 대화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5. 8. 17.경 E에게 실업급여 신청을 독촉하면서, 실업급여를 수령하기 위해 담당자에게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부탁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E은 정상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으나, 피고인이 E에게 임금을 주지 못하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은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