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포괄임금약정을 했고, 위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며, 피고인은 위 포괄임금약정에 따른 임금을 모두 지급했으므로, 피고인이 D에게 더 지급해야 할 임금은 없다.
D가 연장근로, 휴일근로를 했다고 볼 수 없고, 설령 D가 연장근로, 휴일근로를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한 교통비는 미지급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위 포괄임금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다고 믿고 그에 따른 임금을 모두 지급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제1항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
피고인은 화성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300여 명을 사용하여 광학 기기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6. 9. 1.부터 2017. 9. 30.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일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연장근로수당 등 임금 합계 7,387,760원을 당사자 간 각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고, D가 연장근로 등을 했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한 교통비는 미지급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1.가.1),2)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했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판시 사정들을 근거로 위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위 주장들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없다.
피고인에게 고의가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1.가.3) 주장에 대하여]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를 위반한다는 데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목적, 기타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는지에 관한 다툼이 벌어졌을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해야 하고, 나중에 민사상으로 사용자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제1항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① 이 사건 회사가 관리직 근로자인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연봉 4,200만 원에 기 본급과 법정수당(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이포함되어 있고, 이 사건 회사는 위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4,200만 원을 12로 나눈 액수를 매달 D에게 지급한 점, ② D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이 사건 회사에는 생산직 근로자 약 170명, 관리직 근로자 약 110명이 일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회사가 관리직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위와 같이 포괄임금 약정이 포함되어 있으나, 생산직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시급과 시간외수당 산정 기준이 명시되어 있었던 점, ③ 그 무렵, 산업 현장에서는 생산직 근로자들과는 달리 근로시간 및 업무성과 산정이 어려운 사무직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포괄임금약정을 포함시키는 경향이 퍼져 있었고, 이 사건 회사도 그와 같은 경향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들과 관리직 근로자를 구별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회사는 통상적인 근무시간[월요일부터 금요일 각 09:00부터 18:00까지(다만, 12:00부터 13:00까지는 휴게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 관리직 근로자들에게 일정한 기준에 따라 계산한 교통비를 지급했고, D도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교통비를 지급받았는데, 위 교통비는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법정수당이 아니라 실비변상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기록상 이 사건 회사와 포괄임금약정을 한 관리직 근로자들이 법정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자료가 보이지 않고, D 역시 이 사건 회사를 그만둔 지 5개월이 지나서야 피고인을 고소한 점, ⑥ 이 사건 회사와 포괄임금약정을 한 관리직 근로자인 I, G도 이 사건 회사를 그만둔 뒤 법정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피고인을 고소했지만, 그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제1항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불기소처분[혐의없음(증거불충분)]을 한 점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따르면, 위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다고 믿고 관리직 근로자인 D에게 위 포괄임금약정에 따른 임금을 모두 지급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으로서는 D에게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결국 피고인이 D에게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제1항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함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가.항과 같고, 이는 위 2.다.항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귀옥(재판장) 김정운 박병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