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사유
원고는 경기 수원시 소재 사업장인 B에서 2018. 4. 10.부터 2019. 3. 2.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2019. 7. 12. 피고에게 실업급여 수급자격 인정신청을 하여 피고로부터 소정급여일수 90일, 구직급여일액 60,120원, 수급기간 2019. 3. 3.부터 2019. 10. 16.까지로 인정받아 구직급여 총 5,410,800원을 지급받았다.
한편, 원고는 피고 소속 수원고용센터로부터 국비직업훈련지원사업의 일환인 실업자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은 후 C학원에서 2019. 6. 24.부터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간호조무사 자격 취득과정)을 수강하였는데, 훈련기간은 2019. 6. 24.부터 2020. 3. 6.까지이고, 위 카드의 사용한도는 정부지원액인 2,000,000원이다.
원고는 2019. 8. 9. 피고에게 고용보험법 제51조에 따른 훈련지시 및 훈련연장급여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2019. 8. 21. 원고에 대하여 “고용보험법 제51조에 따른 훈련연장급여는 같은 법 시행규칙 제94조 제1항의 각 호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모두 갖춘 수급자격자 중에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수급자격자에 대하여 인정할 수 있는 것인데, 원고가 2019. 6. 24.부터 직업능력개발훈련을 받은 사실이 있어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4조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였음을 처분사유로 하여 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19. 9. 2.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피고 고용보험심사관에게 그 취소를 구하는 심사청구를 하였다가 2019. 10. 28. 기각되자, 2019. 11. 14. 피고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고, 고용보험심사위원회는 2020. 1. 20.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3, 5호증의 각 1, 2,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요지
법률의 위헌․위법
헌법에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제10조), 근로자가 근로자의 권리를 가짐은 물론 국가 역시 근로자의 고용증진 등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제32조)는 규정이 있고, 이를 구체화한 고용보험법은 실직근로자의 생계보장과 함께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가 책임 없는 사유로 단지 명령․규칙에 불과한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2020. 4. 28. 고용노동부령 제2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1항 3호(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에 어긋난다는 형식적인 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처분을 받게 되었는바, 이 사건 규정은 원고와 같은 경제적 약자 여부를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위 규정을 적용하여 훈련연장급여의 지급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는 고용보험법의 제․개정이유에 비추어 그 목적이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1년 동안 어떠한 직업능력개발훈련을 받지 않을 것을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적정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훈련연장수당을 지급받지 못할 경우 그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 소득수준에 따른 차등적 적용이나 예외규정 등과 같은 균형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에서 헌법 및 법률에 위반되어 무효인 이 사건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절차적 하자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함에도 이 사건 처분을 하기 전까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소정의 사전통지나 청문절차 없이 이루어져 위법하다.
재량의 일탈․남용
기타, 원고의 경제적 사정이 딱한 점, 원고가 직업능력개발훈련을 받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는 것은 원고에게 가혹한 결과가 발생하는 점에서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1>.
관련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법률의 위헌․위법
고용보험법상 각종 급여를 받을 권리는 사회보장수급권과 재산권이라는 양 권리의 성격이 불가분적으로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비록 재산권의 성격이 일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사회보장법리의 강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고, 또한 사회보장수급권과 재산권의 두 요소가 불가분적으로 혼재되어 있다면 입법자로서는 수급권의 구체적 내용을 정함에 있어 이를 하나의 전체로서 파악하여 어느 한 쪽의 요소에 보다 중점을 둘 수도 있는 것이므로, 수급권의 구체적 내용을 형성함에 있어서 입법자는 입법목적 달성에 알맞도록 독자적으로 규율할 수 있고, 여기에 필요한 정책판단ㆍ결정에 관하여는 일차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99. 4. 29. 선고 97헌마333 결정 참조).
고용보험법 제51조에서는 이 사건 처분과 같은 훈련지시 및 훈련연장급여지급여부를 직업안정기관의 장의 재량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지시할지 여부에 관한 결정은 재량권의 일탈, 남용이 없는 한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판단할 사항이다. 또한, 고용보험법은 법률에 특별한 제한규정 없이 훈련대상자 선정기준 등을 고용노동부령에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바, 이 사건 규정은 위와 같은 법률의 위임에 따른 것이다.
이 사건 규정이 위와 같이 법률의 위임에 따라 훈련지시 및 훈련연장급여에 대하여 일정한 요건 중 하나로서 ‘최근 1년간 직업능력개발 훈련을 받지 아니하였을 것’을 그 요건으로 둔 것은 다수의 구직자들에 대하여 그 혜택이 균등하게 갈 수 있도록 하되, 특정 구직자에게만 혜택이 편중되는 현상을 막고자 하는 것으로 그 입법취지를 넉넉히 추단할 수 있고, 구직자 개개인의 경제사정에 따라 이를 달리 적용하게 되면, 행정청에 지나치게 넓은 재량을 부여하는 것으로서 오히려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염려도 있는 점에서, 구직자들에 대해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요건을 적용하도록 한 것에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방법의 적합성 등의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규정이 위헌․위법이라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절차적 하자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의 처분의 사전통지가 필요한 경우는,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라야 한다. 또한, 신청에 따른 처분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아직 당사자에게 권익이 부과되지 아니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이라고 하더라도 직접 당사자에게 권익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어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이 행정절차법상 당사자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처분의 사전통지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다(대판 2003. 11. 28. 선고 2003두674 참조).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수익적 행정행위에 대한 신청을 피고가 불승인한 것으로서 피고가 원고의 신청을 불승인하였다고 하여 원고의 지위에 어떠한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어서 사전절차가 필요한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재량의 일탈․남용
고용보험법 제51조 제1항 및 제2항에 의하면,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수급자격자의 연령ㆍ경력 등을 고려할 때 재취업을 위하여 직업능력개발 훈련 등이 필요하면 그 수급자격자에게 직업능력개발 훈련 등을 받도록 지시할 수 있고,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위와 같이 직업능력개발 훈련 등을 받도록 지시한 경우에는 수급자격자가 그 직업능력개발 훈련 등을 받는 기간 중 실업의 인정을 받은 날에 대하여는 소정급여일수를 초과하여 구직급여를 연장하여 지급할 수 있으며, 같은 법 시행규칙 제94조 제1항 각호는, ① 직업능력개발 훈련을 받으면 재취업을 하기가 쉽다고 인정될 것, ②「국가기술자격법」제9조에 따른 기술자격증이 없거나 기술자격증이 있는 경우에도 그 기술에 대한 노동시장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였을 것, ③ 최근 1년간 직업능력개발 훈련을 받지 아니하였을 것, ④ 법 제42조 제1항에 따른 실업의 신고일부터 직업안정기관의 장의 직업소개에 3회 이상 응하였으나 취업되지 아니하였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춘 수급자격자에게 직업능력개발 훈련 등을 받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관계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면,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원고는 전 사업장인 B에서 퇴직할 당시 신고된 이직사유가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였던 사실, 원고의 이의신청에 따라 이후 원고의 이직사유가 ‘권고사직’으로 변경되어 구직급여 수급자격이 인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가 애초에 구직급여 수급자격 인정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그 당시 신청이 가능했던 국비훈련지원사업을 신청하도록 피고가 안내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그 안내를 잘못한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가 장차 이직사유가 변경되어 구직급여 및 훈련지시, 훈련연장급여 등 신청이 가능해질 경우까지를 염두에 두고 국비훈련지원사업 신청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인지까지 안내해야할 의무가 피고에게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원고는 구직급여수급자격을 취득한 후 90일에 해당하는 구직급여를 수령하였고, 국비훈련지원사업을 신청하여 원고의 자격취득을 위한 훈련과정에 2,000,000원 상당의 국비보조를 받기도 하였는바, 원고가 추가로 훈련연장급여를 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위법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어느모로 보나,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두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