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1. 12. 선고 2021가합1249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J대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원고들은 J대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수들로서 2018년 2월까지는 J대학교의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재직하다가, 2018년 3월부터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전환된 사람들이다.

나.

피고의 이사회는 2018년 2월경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전환할 경우 연봉제를 적용하기로 하여, 기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임용에 관한 규정’ 중 관련 조항을 개정하는 한편,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 전환 임용에 관한 시행규칙’과 ‘연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보수지급규정’(이하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이라 한다)을 신설하였다.

다.

피고는 2018년 3월경 원고들을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전환하여 임용하면서, 원고들과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에서 정한 연봉을 적용하여 해당 연봉을 1/12로 균분하여 매월 급여를 지급하는 내용 등의 연봉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라.

한편, 피고는 2018년 3월 전에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지위에 있던 교수들에게는 피고의 교직원보수규정에서 정한 호봉제에 따라 기본급과 수당, 연구비 등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다른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마찬가지로 교직원보수규정에서 정한 호봉제를 적용하여 급여를 지급하여야 함에도 별도로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을 신설하여 연봉제에 따라 원고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원고들은 담당 과목 강의, 학생관리, 학과장 등 보직 수행, 행정업무 지원, 교수회의 참석 등 다른 호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들과 동일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도 호봉제 전임교원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만을 지급받고 있다.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은 그 제정에 있어 K노동조합이나 L협의회의 의견을 듣지 않았고, ‘제규정류관리규정’에서 정한 규정의 제정 절차 중 학교 홈페이지상 7일 이상의 공고와 의견 수렴, 규정심의위원회의 심의, 학교 홈페이지 공포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점, 기존에 호봉제를 적용해오던 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하여 연봉제라는 다른 보수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서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점 등에서 무효이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에게 연봉제를 적용하여 호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다른 급여를 지급하는 차별적인 처우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로서 근로기준법 제6조, 헌법 제11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아가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연봉계약 중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을 적용한 급여 부분은 취업규칙인 교직원보수규정에서 정한 호봉제에 따른 급여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에게는 교직원보수규정에서 정한 호봉제가 적용되어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교직원보수규정에 따라 호봉제로 산정한 급여와 원고들이 연봉제로 지급받은 급여 사이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하고, 원고들은 2018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의 급여 차액으로서 별지 미지급임금 산정표의 청구액란 기재 각 돈을 청구한다.

3.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의 효력

가.

관련 법리

헌법 제31조 제4항은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고, 여기서 대학의 자율은 대학시설의 관리‧운영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것이어야 하므로 연구와 교육의 내용, 방법과 대상, 교과과정의 편성, 학생의 선발과 전형 및 교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도 자율의 범위에 속하며[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6헌바33, 66, 68, 97헌바2, 34, 80, 98헌바39(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는 교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도 마찬가지이다. 학교법인은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을 임용함에 있어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기간, 급여, 근무조건, 업적 및 성과약정 등을 계약의 조건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전문), 학교법인이 정관 또는 정관의 위임을 받은 교원보수규정 등을 통해 교원의 교육‧연구‧봉사 등의 업적을 일정 주기로 평가하여 연간 보수총액을 결정하는 제도인 성과급적 연봉제를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헌법재판소 2013. 11. 28. 선고 2011헌마282, 763(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그리고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계약은 사립학교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고용계약에 불과하므로 누구를 교원으로 임용할 것인지, 어떠한 기준과 방법으로 보수를 지급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학교법인의 자유의사 내지 판단에 달려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299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학교법인이 교원에 대하여 성과급적 연봉제를 시행하기 위하여 정관이나 교원보수규정 등에서 마련한 교원실적에 대한 평가항목과 기준이 사립학교법 등 교원의 인사나 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의 남용‧일탈로 평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평가항목과 기준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하고, 이를 함부로 무효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다20785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이 사건과 같이 학교법인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근무하던 교원을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전환하여 임용하는 데 있어 기존의 호봉제가 아닌 연봉제를 적용하기 위하여 신설한 규정의 효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나.

절차상 하자로 인한 무효 여부

위 법리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는 정관 또는 정관의 위임을 받은 규정 등을 통해 교원의 보수에 관하여 연봉제를 시행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각종 규정을 신설하는 데 있어 피고의 정관은 물론 사립학교법 등 교원의 인사나 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 인정사실과 갑 제3, 4, 7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연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보수지급규정을 제정하는 데 있어 피고의 정관이나 법령 등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거나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위 보수지급규정을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의 제정 과정 및 피고의 정관상 근거

①

피고의 이사회는 2018. 2. 9.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전환 임용할 경우 지급하는 급여 등에 관하여 기존 교직원보수규정에 따른 호봉제가 아닌 연봉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기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임용에 관한 규정’ 중에서 ‘개인별 교수업적평가가 우수한 비정년트랙전임교원은 정년트랙전임교원(연봉제)로 전환하여 임용할 수 있다.’는 조항(제10조 제1항)을 신설하는 등 관련 조항을 개정하는 한편,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 전환 임용에 관한 시행규칙’과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을 제정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②

피고의 정관은 법인이 설치한 학교의 경영에 관한 중요사항으로서 대학교의 경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규정의 인준에 관한 사항(인사, 복무, 직제, 급여, 퇴직금 지급 등)을 이사회의 심의‧결정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7조 제2항 제6호, 제27조의2 제4호). J대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의 보수에 관하여 호봉제 또는 연봉제를 적용할 것인지는 이러한 이사회의 심의‧결정 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③

피고의 정관은 교원의 보수에 관하여 자격과 경력 및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따로 규칙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5조), 그 위임을 받은 교직원보수규정은 호봉제를 규정하고 있으나, ‘교직원의 보수는 다른 법령 및 본 대학의 별도 규정이 없는 한 이 규정에 의한다.’라고 규정하여(제2조) 보수에 관한 다른 제도를 배제하고 있지 않다.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은 피고의 정관 제45조에서 위임받은 보수에 관한 규칙으로서, 교직원보수규정이 예정하고 있는 별도 규정으로 볼 수 있다.

2)

‘제규정등관리규정’상 절차 위반으로 인한 무효 여부

①

피고의 정관은 교원의 보수에 관한 규칙의 제정 또는 개폐의 절차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한편, J대학교의 ‘제규정등관리규정’은 ‘제규정이란 법령 및 정관에 준거하여 본 대학교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학칙, 규정, 시행규칙, 내규, 지침 등을 비롯한 모든 성문규범을 말한다.’고 정의하면서(제3조 제1호), 제규정의 제정과 개폐에 있어 학교 홈페이지에 7일 이상 공고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규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장의 결재를 얻어야 하며 학교 홈페이지에 공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7조).

②

피고가 연봉제를 시행하면서 신설한 각종 규정, 즉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임용에 관한 규정’ 중 개정 조항,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 전환 임용에 관한 시행규칙’,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의 경우, 그 개정 및 제정 과정에서 학교 홈페이지의 공고를 통한 의견 수렴, 규정심의위원회의 심의, 학교 홈페이지 공포 과정을 거치지는 않았다.

③

그러나 ‘제규정류관리규정’은 ‘J대학교에서 시행하는 제규정의 운용관리’에 관하여 정하는 규정으로서(제2조), 규정의 제정 형식(제5조), 효력의 발생시기 및 규정 간충돌 시 해석원칙(제6조), 제정 및 개폐 절차(제7조), 입안의 주관부서(제8조), 관리 및 정비의 주관부서(제9조) 등을 규정하고 하는데, 그 내용에 비추어 J대학교가 각종 규정을 입안‧심의‧결재하고 성립한 규정을 적용‧해석하는 데 있어 필요한 내부적인 업무 분장과 절차 등에 관한 준거를 정한 규범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연봉제의 시행에 필요한 각종 규정을 피고의 정관에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신설하였고, 피고의 정관에서 교원의 보수에 관한 규칙을 제정 또는 개폐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는 이상, 위와 같은 J대학교의 내부적인 준거규범 중 일부 조항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의 정관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제정한 규정을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④

피고는 연봉제 관련 신설 조항인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임용에 관한 규정’ 중 ‘개인별 교수업적평가가 우수한 비정년트랙전임교원은 정년트랙전임교원(연봉제)로 전환하여 임용할 수 있다. 이에 필요한 사항은 총장이 따로 정한다.’는 조항(제10조 제1항, 제3항)과 그 위임을 받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 전환 임용에 관한 시행규칙’에서 정한 트랙전환 임용 심사 요건 및 절차(제3조) 등에 따라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원고들을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으로 전환 임용하기로 한 후, 원고들과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이 ‘제규정류관리규정’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로 볼 경우에는 연봉제 시행과 관련한 다른 규정들도 무효가 된다. 이러한 경우 피고가 원고들을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전환 임용하게 된 근거규정들도 모두 효력이 없어, 원고들이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서 피고와 체결한 임용계약 역시 무효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제규정류관리규정’에서 정한 절차상 하자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원고들 주장과 같이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서의 임용계약 중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에 따른 연봉 부분만을 무효라고 보아 호봉제에 따른 급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3)

근로기준법상 절차 위반으로 인한 무효 여부

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②

아래 다.항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은 연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보수에 관한 기준을 집단적, 통일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준칙으로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을 제정하면서 J대학교의 K노동조합 또는 전임교원 과반수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③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작성에 관한 의견청취절차규정은 단속규정 또는 훈시규정에 불과하고 효력규정이 아니어서 이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취업규칙이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427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을 제정함에 있어 K노동조합 또는 전임교원 과반수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을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다.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인한 무효 여부

위 인정사실과 갑 제4호증, 을 제4,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① 피고는 신입생 수 감소와 국가 재정지원의 축소 등에 따른 운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새로 임용하는 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하여 연봉제를 적용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히고 있는 점, ② J대학교는 2017년 재정지원 제한대학에서 해제되기는 하였으나, 2014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및 경영부실대학으로 선정되고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D+ 등급을 받는 한편 학령인구의 감소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하여 지속적인 운영난을 겪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연봉제 전환 임용제도 도입을 위한 교무위원회의 2018. 1. 30.자 심의에서 2018. 1. 1. 기준 J대학교의 전체 교원 165명 중 정년트랙 전임교원은 40명으로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하여 교원 수급을 안정화하겠다는 사정 역시 연봉제 전환의 취지로 밝히고 있는 점, ④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비율을 높이면서도 피고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호봉제가 아닌 연봉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는 점, ④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이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전환 임용되는 데에 있어 연봉제를 적용받을 경우 급여상의 불이익은 있으나, 피고는 연봉제를 시행하면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 전환 임용에 관한 시행규칙’을 제정하여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으로 전환하는 심사기준과 절차 등을 마련함으로써 기존에 정년보장 교원임용에 관하여 두었던 심사기준을 다소 완화한 것으로 보여, 교원지위의 보장 측면에서는 연봉제의 시행이 기존의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게 불리한 영향만을 주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원고들은 연봉제 보수규정에 근거한 연봉을 수용하여 피고와 연봉계약을 체결한 점(원고들은 피고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연봉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의 경력, 지위 등에 비추어 근로기준법 제4조에서 보장하는 계약체결상의 동등한 지위나 자유의사가 침해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한 연봉제의 시행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피고가 가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을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원고들에 대한 연봉제의 적용이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는 균등대우원칙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위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등 참조). 또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가리킨다.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헌법 제11조 제1항에 근거를 둔 평등 원칙 역시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7. 10. 29. 선고 2005두1441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과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을 기준으로 근로자의 고용형태, 업무의 내용과 범위ㆍ권한ㆍ책임,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연봉제를 시행하기 이전에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지위를 가진 교수들에게는 호봉제를 적용하고 원고들에게는 연봉제를 적용한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6조,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고는 2018년 3월 연봉제를 시행하기 전까지는 피고의 정관 제39조의3, 제39조의4, 교원인사규정 제21조에 따라 정년보장 교원임용에 관한 심사기준을 기초로 정년보장 교원임용심사위원회의 심의와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년트랙 전임교원을 임용하고 교직원보수규정에 따른 호봉제를 적용하여 급여를 지급하였다.

②

피고는 2018년 3월부터 정년트랙 전임교원에 관하여 연봉제를 시행한 이후에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임용에 관한 규정’ 제10조,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 전환 임용에 관한 시행규칙’ 제3조에 따라 트랙전환 심사기준을 기초로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을 임용하고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을 적용하여 급여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연봉제 시행 이후에는 새로 임용되는 정년트랙 전임교원에게 연봉제만을 적용하여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③

연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은 기존에 이미 정년보장 교원임용 절차 등을 거쳐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임용된 교수들과 비교하여 다소 완화된 심사기준과 절차 등을 거쳐 임용되었으므로, 호봉제를 적용받은 기존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연봉제를 적용받는 신규 정년트랙 전임교원을 반드시 동일한 비교집단에 있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 설령 동일한 비교집단에 있다고 본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심사기준과 절차상의 차이는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차별적 처우에 관한 합리적 이유와 관련하여서도 고려 대상이 된다.

④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 전환 임용에 관한 시행규칙’ 제5조 제1항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이 정년트랙 전임교원(연봉제)으로 트랙 전환을 한 경우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동일한 권리의무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들은 호봉제를 적용받는 기존의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것처럼 별도의 심사기준과 절차를 거쳐 임용된 경우 동일한 지위를 가진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들 주장과 같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다고 하여 반드시 같은 기준에 따라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만 볼 수는 없다(원고들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지위에서 근무하던 당시에도 호봉제를 적용받는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원고들 주장에 따르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전임교원은 정년트랙인지, 비정년트랙인지를 불문하고 동일한 기준에 따른 급여를 지급받아야 한다는 취지여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⑤

위 3.의 다.항(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인한 무효 여부)에서 보듯이 피고는 대학평가에 따른 국가재정지원의 제한 우려, 학령인구의 감소 등으로 인한 운영난을 극복하고 교원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하여 연봉제를 시행하였고, 이러한 연봉제의 시행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피고가 가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⑥

한편, 피고는 2018년 3월 전에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지위를 가진 교수들에게는 여전히 교직원보수규정에서 정한 호봉제를 적용하여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위 교직원보수규정 등 교원의 보수에 관한 보수에 관한 기준을 규율하는 준칙은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하는데, 연봉제 시행 전에 이미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지위를 취득한 교원들은 호봉제의 적용이라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위 교원들에게 연봉제를 적용하는 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러한 동의를 받지 못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다24551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K노동조합 또는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과반수의 동의 또는 임용계약 당시 개별 교원들의 동의가 없는 이상, 피고는 기존 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하여 호봉제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

⑦

이처럼 연봉제 시행 이전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지위를 가진 교수들과 연봉제 시행 이후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임용된 교수들은 다른 심사기준과 절차 등에 따라 임용된 점, 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한 연봉제의 시행에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는 연봉제 시행 이후에 새로 임용된 정년트랙 전임교원들에게는 연봉제만을 적용하고 있고, 기존에 이미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지위를 가진 교원들에게는 근로기준법상의 제한에 따라 호봉제를 적용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기존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달리 원고들에게 연봉제를 적용한 급여를 지급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5.

연봉제에 따른 급여 부분이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하고,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서 규율하는 취업규칙이란 임금 등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한 기준을 집단적이고 통일적으로 설정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준칙으로서 명칭은 불문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근로형태, 직종 등의 특수성에 따라 근로자 일부에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다8324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교직원보수규정(갑 제3호증)은 비정년교원, 강의전담교원, 외국인교원, 계약직직원, 임시직직원 등을 제외한 교직원의 보수에 관한 기준을 집단적, 통일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준칙으로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 역시 연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보수에 관한 기준을 집단적, 통일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준칙으로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의 정관은 교원의 보수에 관하여 자격과 경력 및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따로 규칙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제45조), 그 위임을 받은 교직원보수규정은 ‘교직원의 보수는 다른 법령 및 본 대학의 별도 규정이 없는 한 이 규정에 의한다.’라고 규정하여(제2조) 보수에 관한 다른 제도를 배제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은 피고의 정관 제45조에서 위임받은 보수에 관한 규칙으로서, 교직원보수규정이 예정하고 있는 별도 규정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은 피고가 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한 연봉제를 시행한 이후 임용한 연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보수에 관하여 적용하는 별도의 취업규칙이라고 볼 수 있다.

원고들은 피고가 연봉제를 시행하면서 신설한 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연봉제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임용된 교수들이므로, 원고들의 보수에 관한 취업규칙은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이고, 호봉제를 규정한 교직원보수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연봉계약에서 이 사건 연봉제 보수지급규정에 따른 보수가 정해졌다고 하여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한 근로조건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춘근(재판장) 서경민 조용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