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 소속 근로자인 B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C)에서, 피고는 2020. 1. 13. 원고가 2019. 8. 20. B에게 한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면서, 원고에게 B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0. 2. 14. 이 사건 구제명령을 통지받았고, 2020. 2.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구제명령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0. 3. 17.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이행기일(2020. 3. 15.)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부과예정일: 2020. 4. 30.)이라고 예고하였고, 원고는 2020. 3. 26. 피고에게 ‘이 사건 구제명령에 대한 재심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이행강제금 부과절차를 중지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20. 4. 14. 이 사건 구제명령 전부 불이행을 이유로 원고에게 이행강제금 500만 원을 부과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원고는 2020. 5. 6. 이 사건 처분에 따른 납부고지서를 송달받은 뒤 2020. 5. 19. 이행강제금 500만 원을 납부하였다.
한편 원고의 재심 신청에 따른 사건(D)은 2020. 5. 11. 원고와 B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화해(이하 ‘이 사건 화해’라고 한다)가 성립됨으로써 종결되었다.
원고는 2020. 7. 8.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1. 3. 23.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 주장의 요지
B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관계가 정당하게 종료되었다”는 내용의 화해가 성립되었고, 이때 작성된 화해조서는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은 취소된 것이나 다름없다. 노동위원회규칙 제79조 제1항에서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합의를 존중한다는 취지를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화해의 취지에 반하여 원고가 B에게 한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부당해고등이 이루어진 경우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근로자는 생계에 곤란을 겪게 되어, 복직 등 원상회복을 위한 법적 쟁송을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반면에 이행강제금과 같은 강제수단이 없다면 사용자로서는 분쟁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크지 않아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을 지연할 개연성이 높다. 위와 같은 배경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제도로서 도입된 이행강제금 제도는, 일정한 기한까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일정한 금전적 부담을 과할 뜻을 미리 계고함으로써 의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어 장래에 그 의무를 이행하게 하려는 행정상 간접적인 강제집행 수단의 하나이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1두2170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32조에서는 재심 신청이나 행정소송의 제기에도 구제명령 등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화해가 성립하였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취소된 것과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중앙노동위위원회의 재심판정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에서의 구제명령 취소는 해당 구제명령이 위법·부당함이 확인되었음을 전제로 하지만, 화해는 관계 당사자 서로 간의 양보를 통해 다툼을 끝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합의이므로 재심판정 또는 확정판결과 같이 해당 구제명령의 위법·부당함이 확인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행강제금은 이행기일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부과된 것인데, 화해조서가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가지기는 하나, 그렇다고 하여 원고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없다고 간주되거나 구제명령 미이행 사실을 기초로 한 이행강제금의 부과가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설령 화해조서에 ‘근로관계가 정당하게 종료하였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화해의 성질을 고려하면 달리 보기 어렵다.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에서 정한 이행 기간이 지나면 그 이행 여부를 확인하여 일정한 기준에 따라 판단한 뒤(다만 당사자가 구제명령과 다른 내용으로 합의한 경우 그 구제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본다. 노동위원회규칙 제79조) 예고 절차를 거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게 되는데, 구제명령이 취소되지 않은 이상 구제명령을 이행하였더라도 그 이행 전에 이미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징수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33조 제6항). 다만 이행강제금 부과 이후라도 이행강제금 납부고지서가 사용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구제명령이 이행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심판위원회를 소집하고 심판위원회는 이행강제금 부과취소 여부를 결정하는데(같은 규칙 제81조의2), 이 사건 화해는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따른 납부고지서를 송달받은 뒤에 이루어졌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이행기한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이상 이행강제금 부과 요건은 갖춰진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미경(재판장) 전용수 이용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