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10. 13. 선고 2021나90251 판결

2021

주문

1.

피고(반소원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피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다가 당심 증인 C의 증언을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피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하는 주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추가로 판단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

가.

피고는, 경기도 지역의 택시요금은 2009. 8. 1. 약 21%, 2013. 10. 19. 30.4% 인상되어 사납금을 채우기 위한 시간이 줄고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시간이 증가하였으며, 초과운송수입금을 위한 시간 및 대기시간은 근로시간이 아니므로 소정근로시간에서 제외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이러한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운행시간에는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운행시간과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운행시간이 포함되어 있고, 초과운송수입금은 정액사납금제하에서 근로형태의 특수성과 계산의 편의 등을 고려하여 택시운전근로자 개인의 수입으로 하여 자유로운 처분에 맡긴 것일 뿐 그 성격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므로(대법원 1993. 12. 24. 선고 91다36192 판결 등 참조),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운행시간 역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또한 택시 운행의 특성상 승객을 태운 후 주행하는 ‘영업시간’ 및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거나 도로를 배회하는 시간, 콜을 받고 이동하는 시간과 같은 소위 ‘빈차시간’ 등 운행시간 외에도 택시의 인수·인계 또는 배차, 차량점검 등 업무개시를 위한 시간, 가스충전, 차량청소 등 업무종료를 위한 시간 역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또한, 기본요금의 인상률(2009. 8. 1. 약 21%, 2013. 10. 19. 30.4% 인상)과 1일 2교대제 기준 소정근로시간의 감소율(2011년 종전 6시간 40분에서 3시간 40분으로 약 55% 감소, 2016년 종전 3시간 40분에서 3시간으로 약 20% 감소, 2017년 종전 3시간에서 2시간 40분으로 약 10% 감소)을 비교하여 보면, 2011년에는 택시요금의 인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정근로시간이 급격히 단축되었고, 2013년에는 택시요금이 인상되었으나 소정근로시간에 변동이 없었으며, 이후 택시요금 인상이 없었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은 단축되었으므로 택시요금의 인상과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사이에 상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위와 같은 변화를 반영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설령 각 변경 임금협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변경 임금협정 이후에 입사한 원고에게는 입사 전에 시행된 2010년 임금협정이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여지가 없으며, 무효가 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임금협약 조항은 최저임금법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노사 쌍방이 합의하였으면 의욕하였을 적정 시간으로 재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3조에 의하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은 이른바 규범적 부분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진다. 이러한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다33825 판결 등 참조).

위와 마찬가지로 새로이 체결된 단체협약상 규범적 부분인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애초부터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 경우라면, 종전 단체협약이 유효기간 만료 등으로 실효된 채 노사 간에 무협약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 규범적 상황이 다르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법리가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결국 종전 단체협약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유효하게 개별 근로자의 근로관계를 규율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최저임금 미달 임금액을 판단할 때도 종전 단체협약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각 변경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부분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2010년 임금협정이 유효기간 만료 등으로 실효된 채 노사 간에 무협약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 규범적 상황이 다르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법리가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2010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1일 6시간 40분 부분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을 규율하는 규범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2010년 개정된 취업규칙에서 시작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무효인 경우, 개별 근로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강행법규를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가 되는 것인데, 근로자들의 입사 시점에 따라 위 합의의 효력 여부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고 본다면 이는 강행법규에 의하여 배제하려는 결과를 실현시키는 셈이 되어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의 주장은 타당하지 아니하다.

또한 종전 소정근로시간은 2010년 임금협정 체결 당시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및 초과운송수입금 등을 고려하여 합의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이를 무효로 볼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종전 소정 근로시간 조항이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와 근로자들이 합의하였으면 의욕하였을 적정 시간을 재산정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1일 소정 근로시간에 관하여는 2010년 임금협정을 기준으로 산정함이 타당하다.

다.

피고는 초과운송수입금에 대하여 피고의 지배․관리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는바 초과운송수입금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며 가사 피고에게 초과운송수입금에 대한 지배, 관리가능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임금협정에 따라 원고에게 배분될 초과 운송수입금은 총 초과운송수입금의 60%에 불과하므로 위 범위에 포함되는 금원에 한하여 평균임금 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퇴직금 계산 시 초과운송수입금을 평균임금에 포함하여 계산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피고는 각 변경 임금협정은 사납금을 적게 내고 대신 초과운송수입금을 보다 많이 얻을 기회를 원하는 근로자들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 노사합의가 이루어졌던 것이며, 원고가 뒤늦게 각 변경 임금협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피고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정적 파탄을 발생시켜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최저임금법 등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을 보건대, 각 변경 임금협약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보면,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근로자인 원고는 합의 당시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를 통해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일 뿐이고,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을 무효라고 보았을 때의 결과가 예상치 못한 면이 있다거나 형평에 맞지 않은 면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특례조항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여야 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효진(재판장) 이국현 김광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