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한국철도공사법에 의해 설립되어 철도 여객, 화물운송 등 철도운영사업을 하는 공법인이다. 원고들은 아래와 같이 1981년경부터 1983년경까지 구 철도청 국가공무원으로 임용되어 복무하던 중 위 철도청이 2005년경 피고로 변경됨에 따라 피고의 일반직<1> 2급으로 고용승계되어 이후 1급 또는 2급으로 재직하다가 2021년에서 2023년 사이에 정년퇴직하였다.
2010년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는 2010. 1. 1.부터 2급 이상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로, 나머지 근로자(3급 이하)의 정년을 만 58세로 정하되, 2급 이상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정년퇴직예정일 3년 전부터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임금지급율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피크제<2>를 시행하였다(이하 ‘2010년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배경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령자고용법 제19조는 2013. 5. 22.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제1항).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제2항).”라는 내용으로 개정되었고,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피고는 2010. 1. 1.부터 2급 이상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로, 나머지 근로자(3급 이하)의 정년을 만 58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2016. 1. 1.부터는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나아가 기획재정부도 고령자고용법 시행을 앞둔 2015. 5. 7. 고령자의 정년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확정하고 피고를 포함한 정부 산하 공공기관에게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고하였다.
노사합의에 따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피고는 2015. 10. 30. 피고 내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되어 있는 J노동조
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서, 보충협약서, 부속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차 협약’이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제1차 협약에 따라 2016. 1. 1.부터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로 하되 정년퇴직일 2년 전부터 직급별로 임금 감액률을 차등 적용하여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 및 보수규정을 개정하고(피고 취업규칙 제38조, 보수규정 제8조 및 시행세칙 제5조 등 참조) 임금피크제 운영 내규를 제정하여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8. 12. 26. 피고 내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되어 있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직급별 임금 감액률을 조정하고, 근무시간을 단축하기로 하는 노사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2차 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제2차 협약에 따라 피고는 취업규칙, 보수규정, 임금피크제 운영 내규(이하 ‘취업규칙 등’이라 한다)를 개정하여 2019. 1. 1.부터 현재까지 이를 적용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무효이므로<3>,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되었을 기본급, 자체성과급, 연차수당, 성과상여금 등 임금에서 이미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에도 원고들을 포함한 2급 이상 근로자들의 정년은 60세까지였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원고들에 대하여는 추가적인 정년연장 없이 임금만 삭감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원고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가 없었으므로 원고들에게 효력이 없고, 원고들에게 유리한 기존의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정년을 연장하는 경우에만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실시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하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의 정년을 연장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위반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원고들에 대하여는 추가적인 정년 연장 없이 임금만 삭감되었던 반면, 3급 이하의 근로자들의 정년은 연장하였는바, 이는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과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처우의 원칙에 위반된다.
판단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주장에 관하여으로 임용된 자의 정년은 그 직원의 공무원 퇴직 당시의 직급에 적용되던 국가공무원법상의 정년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고 위 국가공무원법상의 정년은 60세임에도, 원고들에 대하여 58세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함으로써 원고들의 정년을 감축하였으므로, 철도공사법 위반이라고도 주장한다(2023. 8. 28.자 준비서면).
그러나 구 철도공사법 관련 규정이 종전 임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의 정년을 60세까지 보장하면서 임금을 삭감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의 정년이 감축되었다고 볼 수도 없는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다만 원고들의 위 주장은 원고들에 대하여 추가적인 정년 연장 없이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 위법·부당하다는 취지로도 볼 수 있는바, 이에 관하여는 아래 3.항에서 판단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여기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1. 23. 선고 99다757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5. 10. 30. 피고의 2급 이상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정년의 변동 없이 임금에 관하여 2년간 매년 45%에서 50%까지 임금을 삭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이 사건 제1차 협약을, 2018. 12. 26. 위 임금 삭감률을 매년 40%에서 45%로 조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제2차 협약을 각 체결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제1, 2차 협약 내용을 반영하여 취업규칙 등을 개정하고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2급 이상 근로자들은 개정된 피고의 보수규정에 따라 정년이라는 면에서의 유리한 변경 없이 ‘임금지급률’만이 감축되었으므로, 이는 2급 이상 근로자들에 대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이 사건 제1, 2차 협약이 유효한지 여부
그러나 위에서 본 인정사실에 을 제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이 사건 제1, 2차 협약은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제1차 협약 체결 전인 2015. 8. 25.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피고의 주요 간부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같은 달 8. 26.부터 28.까지 피고의 전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찬성여부 및 감액기간 · 감액률에 관해 투표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결과, 설문참여자 11,394명(전체 근로자 중 39.04%) 중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찬성 81.3%(9,263명), 반대 18.7%(2,131명)이었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1안(아래 표 참조)의 선호도는 58.6%였다. 피고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절차들을 통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의견을 상호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10.경 조합원 총투표, 노사 잠정합의 및 이사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친 끝에 이 사건 제1차 협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이 사건 제1차 협약 체결 당시인 2015. 10. 31.경 이 사건 노동조합의 피고 전체 근로자 대비 조합원의 비율은 68.28%이었고 이 사건 제2차 협약 체결 당시인 2018. 12. 26.경에는 71.36%로서, 피고 내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되어 있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제1, 2차 협약이 체결되었다.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21494 판결,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것임이 분명한 이상 이 사건 제1, 2차 협약의 효력 유무를 판단하는 데 있어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 유무를 고려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제1차 협약의 내용은 1급 근로자들의 임금 감액률을 매년 50%로 하는 것으로서 감액률이 다소 크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제2차 협약을 통해 위 임금 감액률을 매년 45%로 조정함과 동시에 근로시간도 단축시키는 등 사전에 피고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던 설문조사 결과에 부합하는 합의안을 도출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2급 이상 근로자들의 이해관계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소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이 사건 제1, 2차 협약은 적법·유효하게 체결되었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에게도 적용되는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 위반인지 여부
고령자고용법 관련 규정
판단
위에서 든 증거들에 을 제16호증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피크제는 기존의 정년을 유지하면서 임금을 삭감하는 정년유지형(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삭감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구분되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경우 2급 이상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3급 이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므로 정년유지형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혼재된 경우이므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이 규정하는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2급 이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추가적인 정년 연장이 없었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위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문언상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인지 여부는 2급 이상 근로자들의 경우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전체 근로자들을 기준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 이상,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제1차 협약 체결 전 피고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 개최, 설문조사 실시, 조합원 총투표 등의 사전절차를 거친 뒤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가 소속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제1, 2차 협약을 체결한 사실은 위 3.가.3)항에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후에도 설명회를 통해 피고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주요 내용, 임금피크제 대상자 근태 처리 기준 및 직무 교육,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직무 전환배치, 정부지원금 신청 방법 등 실행계획을 충분히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제2차 합의를 통해 2019. 1. 1.부터 임금 감액률을 감안하여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근로시간을 종전의 65% 수준으로 운영하기로 하였는데, 이에 따라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 대한 별도의 전문직무<4>를 신설하고 위 대상자들을 별도 직무로 배치하여 업무 경감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는데, 원고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위 별도 전문직무로 전환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 ④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적용 직전의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 정산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한 진로설계 및 취·창업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퇴직 예정자가 다른 기관에서 진행하는 재취업 및 창업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경우 수강료를 지원해 주었다. 또한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의 담당 보직이 별도 전문직무로 변경되었음에도 전환 이전의 보직에 대한 직무등급을 기준으로 직무역할급<5>을 지급하였다. 이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입게 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헌법 제11조<6> 및 근로기준법 제6조<7>에 위반되는지 여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내의 시점에 도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위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경위와 목적, 당시 피고의 재정 상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헌법 제11조 또는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고령 노동자에 대한 인건비 증가 및 신규 채용 감소 등의 문제점에 대응하고자 고령 노동자들에 대한 정년을 연장·보장하되 일정 기간 동안 임금을 감액 조정하여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함과 동시에 이로써 마련한 재원을 활용하여 청년층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이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로, 이 경우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비해 근로조건의 불이익 정도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정년만을 연장한다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오히려 늘어나게 되는 등 결국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궁극적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고, 특히 원고들의 경우 고령자고용법 개정 전부터 이미 60세 정년이라는 유리한 규정을 적용받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원고들의 정년이 추가적으로 연장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에 대하여 발생한 연령차별의 결과나 정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2015. 5. 7.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에 공공기관인 피고는 정부의 권고에 따르면서도 그 도입 과정에서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 근로자들 과반수가 가입되어 있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제1, 2차 협약을 체결한 후 취업규칙 및 보수규정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하였는데, 그 과정에 어떠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더하여, 노사 간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체결된 단체협약은 그 협약의 내용이 강행규정에 위반되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부 불이익한 측면이 있다고 보더라도 그 자체가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2016년경부터 지속적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부채도 매년 증가하여 적자가 심화되었고, 2020년 초경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더욱 심해지면서 2020년경 피고의 영업이익 적자는 1조 2,113억 원에 달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의 경영사정에 더하여 정부가 피고, 공항공사, 근로복지공단과 같은 대형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고하는 한편 임금피크제를 2015년 말까지 도입하지 않은 기관에 대하여 총인건비 인상률의 2분의 1을 상한으로 적용하기로 하는 2016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을 도입하였고, 피고는 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근로자들의 성과급(정부경영평가 성과급, 내부평가급, 자체성과급)을 결정하므로<8> 이는 결과적으로 피고 전체 근로자들의 임금이 삭감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로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도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와 이 사건 제1, 2차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제2차 협약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근로시간을 종전의 65% 수준으로 운영하기로 하였으며(일근: 월 112시간 이하 근무, 교대·교번: 월 108시간 이하 근무) 위와 같이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준수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게 근무형태에 따라 최소 주 1회 임피휴무를 부여하였고<9>, 별도의 전문직무를 신설하고 위 대상자들을 위 직무로 배치하여 실질적인 업무 경감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위 근로시간 단축 비율(35%)에 비하여 2급 이상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률(40%에서 45%)이 과다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임금피크제는 생산성을 초과하는 수준의 임금을 삭감함으로써 기업에 대하여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고령 근로자에 대하여는 고용 안정을 보장해주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인바, 임금 삭감률과 동일한 비율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 생산성을 초과하는 수준의 임금 삭감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므로 임금피크제 도입 취지에 부합하지 않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근로시간 단축의 정도가 현저히 낮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밖에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적용 직전의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 정산받을 수 있게 함과 동시에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한 진로설계서비스 및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전환 이전의 보직에 대한 직무등급을 기준으로 직무역할급을 지급하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입게 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준영(재판장) 김의기 류호정
각주1) 피고 소속 근로자는 일반직·전문직·특정직으로 구분되는데(을 제1호증 인사규정 제4조 참조), 원고들은 모두 일반직 근로자이므로 이하에서는 ‘일반직’ 기재를 생략한다.
각주2) 2009. 12. 30.자 인사규정 제47조 및 부칙 제14조, 보수규정 제38조의2 및 같은 규정 시행세칙 제28, 29조, 별표11.
각주3) 원고들은, 구 철도청이 피고로 변경되면서 피고는 구 철도청 직원이었던 원고들의 고용을 승계하였는데 당시 구 철도공사법(2007. 4. 6. 제83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부칙 제7조 제2항, 제5항이 ‘공사 설립당시 공무원이었던 자가 공사(피고)의 직원
각주4) 안전관리, 물품관리 지원, 공사감독, 교육지원, 체험학습장 운영지원, 박물관 운영지원, 연구지원 총 7개 직무로 나뉜다(을 제19호증의2 3면).
각주5) 보수규정 시행세칙 제8조, 별표2(을 제10호증)
각주6) 제11조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각주7) 제6조(균등한 처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ㆍ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
각주8) 피고 보수규정 제4조 제5, 12, 13호(을 제9호증)
각주9) 임금피크제 운영기준 변경안(을 제24호증)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