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5. 21. 선고 2022구합69064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12. 22. 원고에게 한 제재부가금 342,000,00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기재와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9. 11. 6.경부터 2019. 9.경까지 서울 강남구 B건물, 3층에서 뷰티 ·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C D점'(이하 '이 사건 미용실'이라 한다)을 운영한 사람이다. 피고는 고용노동부장관의 하급행정관청으로, 고용노동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의 청장이다.

나.

원고는 2021년 고용노동부 소관 보조사업인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의 참여기업으로 선정되어 위탁운영기관인 주식회사 E에 2021. 3. 25. 및 2021. 8. 26. 2회에 걸쳐 F, G, H, I, J, K(이하 위 6인을 '참여청년들'이라 한다)을 채용하였다는 명단통보서를 제출하고 지원금을 신청하였다.

다.

이에 따라 원고는 주식회사 E으로부터 참여청년들에 대한 각 지원금 11,400,000원(2회분)의 합계 68,400,000원(이하 '이 사건 보조금'이라 한다)을 지급받았다.

라.

피고는 사전통지 절차를 거쳐 2021. 12. 22. 원고에게 '참여청년들이 이 사건 미용실에서 실제 근무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고가 참여청년들의 명의를 빌려 허위로 피보험자로 등록하고,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후 운영기관에 제출하여 보조금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보조금법'이라 한다) 제31조의2, 제33조의2에 따라 5년간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고 342,000,000원의 제재부가금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제재부가금 부과 권한은 중앙관서의 장인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있으므로, 처분 권한 없는 피고에 의하여 이루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원고는 참여청년들을 실제로 채용하였다가 위 참여청년들이 퇴사한 후 대체 인력을 구하는 과정에서 부득이 그들 명의로 보조금을 신청하게 된 것인 바, 이 사건 보조금을 신청할 당시에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고, 'L' 등 원고가 운영하는 다른 업체들의 보조금 수령행위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

다.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위법하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행정권한의 위임은 행정관청이 법률에 따라 특정한 권한을 다른 행정관청에 이전하여 수임관청의 권한으로 행사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권한의 법적인 귀속을 변경하는 것이므로, 법률이 위임을 허용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 이에 반하여, 행정권한의 내부 위임은 법률이 위임을 허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행정관청의 내부적인 사무처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그의 보조기관 또는 하급행정관청으로 하여금 그 의 권한을 사실상 행사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한 위임의 경우에는 수임관청이 자기의 이름으로 그 권한행사를 할 수 있지만, 내부 위임의 경우 수임관청은 위임관청의 이름으로만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뿐 자기의 이름으로는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1. 28. 선고 94누6475 판결,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4두6070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보조금법 제31조의2 제2항 제1호, 제33조의2 제1항 본문 제2호에 의하면, 고용노동부 소관 보조사업 또는 간접보조사업에 관한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권한은 '중앙관서의 장'인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있다.

2)

이 사건 처분이 고용노동부장관이 아닌 피고 이름으로 이루어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된다.

3)

피고는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처분권한을 위임받아 적법하게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권한 위임의 근거라고 주장하는 다음 각 법령의 규정들은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권한을 지방고용노동청장 또는 그 지청장에게 위임할 수 있는 법령상 근거가 될 수 없고, 달리 피고의 주장 같이 볼 만한 법령상 근거를 찾기 어렵다.

❶ 이 사건 처분 당시 시행되는 보조금법 제38조, 구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4. 11. 5. 대통령령 제349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보조금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7조 각 호는 중앙관서의 장의 사무위임에 관하여 규정하면서도 '보조금법 제31조의2에 따른 보조금의 지급 제한', '보조금법 제33조의2에 따른 제재부가금의 부과'는 위임 대상 사무에 포함시키고 있지 않았다.

❷ 구 보조금법 시행령 제17조 제6호가 '보조금법 제31조에 따른 보조금의 반환에 관한 처분'을 중앙관서의 장이 소속 관서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는 사무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보조금 반환처분과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은 근거조항이 서로 다르고 각 처분의 실질도 다른 점, 이 사건 처분 이후 구 보조금법 시행령이 2024. 11. 5. 대통령령 제34979호로 개정되면서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에 대한 명시적인 권한 위임 근거가 신설된 것은 보조금 지급제한처분,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사무의 하급행정기관의 장 등에 대한 위임 근거가 없다는 반성적 고려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위와 같이 개정된 시행령 제17조 제7호, 제9호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구 보조금법 시행령 제17조 제6호의 '보조금의 반환에 관한 처분' 사무에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에 관한 사무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❸ 피고는「공공재정 부정청구 금지 및 부정이익 환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재정환수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이나 고용보험법 제35조 제2항, 제115조에 의하여도 피고에게 제재부가금을 부과할 권한이 있고, 이 사건 처분서에 기재된 법령들은 처분 근거의 예시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공공재정환수법 제5조 제3항은 "제재부가금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제2항에 해당하는 환수에 추가하여 환수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제재하기 위하여 금전을 부과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는바, 이는 하나의 위반행위가 동시에 양 법률의 적용 대상이 된다면 특별법인 보조금법을 우선하여 적용한다는 의미이므로, 보조금법상 제재부가금 부과권한이 없는 피고에게 공공재정환수법에 의하여 제재부가금 부과권한이 부여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보조금법 제3조 제1항은 '보조금 예산의 편성 · 집행 등 그 관리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고용보험법 제35조 제2항의 제재부가금은 같은 법 제19조의 고용안정 · 직업능력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은 자 또는 받으려는 자에게 부과되는 것인데 이 사건 보조금이 고용안정 · 직업능력개발 사업의 일환이라거나 고용보험기금을 재원으로 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점, 원고가 참여청년들을 채용하는 행위는 직업능력개발 훈련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보조금은 고용보험법상 고용안정 · 직업능력개발 사업에 따른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고용보험법 제35조 제2항은 이 사건 보조금과 관련한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의 근거 법령이 될 수 없고 각 보조금의 성격이나 지급 목적이 일부 중첩되는 면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피고도 이 사건 처분서에 근거 법령으로 고용보호법을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❹ 정부조직법 제6조 제1항과 이에 기한「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이하 '행정위임위탁규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은 행정권한의 위임에 관한 일반적인 근거 규정이 된다(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누5287 판결,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3두3842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행정기관의 장이 위 각 규정에 따라 하급행정기관의 장 등에게 위임할 수 있는 권한은 행정위임위탁규정 제3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허가 · 인가 · 등록 등 민원에 관한 사무, 정책의 구체화에 따른 집행사무 및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사무로서 그가 직접 시행하여야 할 사무를 제외한 일부 권한'에 한정된다.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은 상대방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침익적 처분으로서 지급 제한기간이나 제재부가금액 등 처분의 내용에 관한 재량권이 행정청에게 부여되어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처분권한을 가진 행정청이 공 · 사익을 형량하여 재량판단을 하여야 할 재량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각 처분에 관한 사무권한이 행정위임위탁규정 제3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허가 · 인가 · 등록 등 민원에 관한 사무, 정책의 구체화에 따른 집행사무, 일상적 반복사무에 관한 권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조직법 제3조 제1항,「고용노동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제2조 제1항, 「고용노동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제14조 등은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설치 근거또는 고용노동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인 지방고용노동청의 내부적인 사무분장을 정한 규정에 불과하다.

따라서 고용노동부훈령인 「고용노동분야 국고보조사업 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관리규정'이라 한다) 제44조 제1항 제2호, 제47조 제1항이 고용노동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인 지방고용노동청장 또는 그 지청장을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가 '행정권한의 위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행정권한의 내부 위임'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❺ 행정권한의 위임 없이 내부 위임만 이루어진 위임관청의 권한을 수임관청이 자기의 이름으로 행사하는 행위는 처분권한의 귀속 주체를 정하고 있는 처분의 근거법률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한편 '특별지방행정기관'은 특정한 중앙행정기관에 소속되어, 당해 관할구역내에서 시행되는 소속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에 속하는 행정사무를 관장하는 국가의 지방행정기관으로서(정부조직법 제3조 제1항,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제2조 제2호), 중앙행정기관을 대신하여 당해 관할구역 내의 행정사무를 수행한다는 특수성을 지닌다.

그러나 특별지방행정기관이 내부 위임된 것에 불과한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을 자기의 이름으로 행사하는 행위가 처분권한의 귀속 주체를 정하고 있는 처분의 근거법률을 위반한 것임은 다른 행정관청의 경우와 마찬가지이고, 위와 같은 특수성만으로 내부 위임된 권한의 위법한 직접 행사가 정당화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소결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제재부가금 부과 권한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있고, 고용노동부장관이 이 사건 관리규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47조 제1항에 따라 보조금법 제31조의2 제2항 제1호의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보조금법 제33조의2 제1항 제2호의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의 각 권한을 피고에게 위임한 것은 단순한 내부위임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처분에 대한 권한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있다.

따라서 피고가 자기의 이름으로 한 이 사건 처분은 권한 없는 자에 의한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취소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미선(재판장) 유현주 김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