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제기한 예비적 반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과 반소로 인한 소송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피고의 항소 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다가 이 법원에 제출된 각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피고가 강조하거나 이 법원에서 제기한 예비적 반소에 관하여 제2항과 같은 판단을 추가하는 이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인용한다.
추가판단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것이라도 이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행위 그 자체일 뿐이고,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강행법규의 취지와 규범으로서의 효력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수 없는 점, 각 변경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무효라고 보았을 때 피고의 경영악화 등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한다거나 택시운전근로자가 예상치 못한 이익을 얻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로 인하여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인 점,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자 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각 변경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일 경우 사납금에 관한 합의도 무효이고, 늘어나는 소정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사납금 역시 인상되어야 할 것인데, 원고들은 사납금 인상분을 피고에게 납입하지 아니하였다.
만약 각 변경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피고로서는 각 변경 임금협정 체결시 그 내용과 같은 사납금 액수만 지급받기로 하는 합의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원고들로서는 사납금의 인상 없이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른 최저임금 미달분까지 지급받게 되어 이중의 이익을 얻게 되는바, 이는 근로자들을 대표한 노동조합 측에서 전제한 상황이 아님이 분명하다. 결국 각 변경 임금협정 체결시 사납금 관련 조항을 정함에 있어 계약당사자 쌍방에 공통하는 동기의 착오가 있었던 것이므로, 그 내용은 당사자들의 가정적 의사를 고려하여 적절히 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의 본소청구가 인용될 것을 전제로 원고들에 대하여 선택적으로, 합리적인 사납금 인상 비율인 ‘인상되는 임금액의 약 1.3배’에 해당하는 별지 청구가액 산정표 1 기재 각 원고별 해당 금액 중 일부 청구로서 각 5,000,000원 또는 피고의 손익분석에 따라 산정한 추가부담 사납금에 해당하는 별지청구가액 산정표 2 기재 각 원고별 해당 금액 중 일부 청구로서 각 5,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1>
각 변경 임금협정 중 사납금에 관한 합의의 무효 여부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각 변경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라고 하여 사납금 관련 조항까지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은 일부 무효의 법리를 인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일부 무효에 관한 민법 제137조에 대한 특칙에 해당한다. 한편,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또한 일부 무효에 관한 민법 제137조에 대한 특칙을 해당한다. 따라서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무효라고 하더라도, 임금협정과 근로계약 중 위 법에 위반되지 않는 사납금 합의 등 나머지 부분까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당사자들의 가정적 의사를 밝혀 계약 관계를 유지하려는 보충적 해석 내지 무효행위 전환 이론은 노사 간의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보충의견 참조).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가 무효라면,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에 사납금을 증액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였을 수는 있으나, 그러한 약정이 없는 이상 피고 주장의 차액을 원고들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볼 수 없다.
착오 취소 여부
민법 제109조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다고 하려면 법률행위를 할 당시에 실제로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잘못 깨닫거나 아니면 실제로 있는 사실을 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듯이 표의자의 인식과 그 대조사실이 어긋나는 경우라야 하므로, 표의자가 행위를 할 당시 장래에 있을 어떤 사항의 발생이 미필적임을 알아 그 발생을 예기한 데 지나지 않는 경우는 표의자의 심리상태에 인식과 대조의 불일치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착오로 다룰 수는 없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다9979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착오 취소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는 피고의 노동조합과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이르렀음을 전제로 각 변경 임금협정에서 사납금액을 정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와 노동조합이 사납금 관련 조항을 정할 당시에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이르렀다는 인식 자체에는 오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가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하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하면서 이러한 합의가 무효로 판단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기대에 지나지 않는 것이므로, 그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바,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쌍방에게 어떠한 착오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각 변경 임금협정 체결 당시 사납금의 액수와 관련하여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이 대립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점, 당시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처음 시행될 때이므로 확립된 거래 관행이 존재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이 사건에 관하여 적용되는 최저임금법의 규정이 당사자들의 의사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강행규정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만약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임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내용으로 사납금을 증액하여 합의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피고의 예비적 반소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피고가 이 법원에서 제기한 예비적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광진(재판장) 이효진 이국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