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7. 19. 선고 2022나5738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자동화 설비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4. 8.경부터 2019. 7. 31.까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이다.

나.

피고 회사는 2019. 7. 3. 수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2019회합149)을 하여 위 법원으로부터 2019. 8. 29. 회생개시결정, 2020. 3. 20. 회생계획인가결정을 각 받았고, 위 회생절차는 2020. 7. 7. 종결되었다.

다.

원고는 위 회생절차에서 피고 회사에 대한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지 않았고, 위 채권이 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도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19. 4월분부터 같은 해 7월분까지의 급여 20,000,001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상무로 재직하였으나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이므로, 위 미지급 임금 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공익채권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원고는 피고 회사의 임원이었던 사람으로서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 주장 채권은 임금채권이 아닌 보수채권이고, 따라서 공익채권이 아니라 회생채권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에서 위 채권을 신고하지 아니하여 위 채권은 실권되었으므로, 그 이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관련 법리

1)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2. 23. 선고 97다44393 판결, 2000. 9. 8. 선고 2000다22591 판결 등 참조).

2)

한편, 채무자회생법에 의하면,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 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은 회생채권에 해당하고(제118조), 관리인은 회생채권자 등의 신고에 앞서 회생채권자 등의 목록을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며(제147조), 목록에 기재된 회생채권자 등은 법의 규정에 의하여 신고된 것으로 보고(제151조), 위 목록에 의 기재 여부와 관계 없이 회생절차에 참가하고자 하는 회생채권자 등은 법원이 정한 신고기간 내에 법원에 자신의 회생채권을 신고하여야 하며(제148조),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회생계획이나 이 법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는 채무자는 모든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관하여 그 책임을 면하게 되고(제251조), 따라서 회생채권자 등이 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거나 신고하지 않은 권리에 대해서는 채무자의 책임이 면책되어 통상의 채권이 가지는 소제기의 권능을 상실한다고 해석된다.

다.

구체적 판단

1)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근무한 기간 동안 근로자 지위에 있었는지 여부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갑 제1(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7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각종 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이하 '고용노동청'이라 한다)에 피고 회사를 상대로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였다.

나)

고용노동청은 2019. 11. 20.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입퇴사 경위가 사업경영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보수와 접대비가 대표이사 수준이었으며, 또한 원고가 영업 업무를 총괄하면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부터 지배 또는 관리를 받아 일하였다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없는 등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어 내사종결하겠다는 취지의 사건처리결과를 통지하였다.

①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산업용 로봇 설치 트라이얼을 하는 회사였으나 C(로봇 본체)를 판매해오던 원고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D에게 연락하여 설치와 함께 판매를 해보자고 하였고, D가 좋다하여 일하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

②

원고는 상무 직책으로 영업부를 총괄한 자로 자금에 대한 지출 권한이 없었다고는 하나, 영업부 직원에 대한 채용권 및 영업부에 대한 결재권을 갖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③

원고는 회사 차량과 법인카드(2개)를 제공받았고, 한달 약 500만 원 내외의 접대비 등을 사용(대표이사는 법인카드 1개, 한도 월 300만 원)하였다.

④

원고의 보수 수준이 대표이사와 같은 연봉 8천만 원에 달하였다.

⑤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출퇴근 등 근태를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관리하지 않았다.

⑥

원고는 2016년경 C 로봇(산업용 로봇) 200대(약 80억 원)를 도입할 당시 계약서에 서명하였다.

⑦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경위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개시신청과 관련하여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와의 다툼 때문에 퇴사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다)

고용노동청은 2021. 7. 22. 다음과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임원들과 유사한 지위의 임원으로서 피고 회사 법인 영업부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원고의 입사 경위, 피고 회사 사업장에서의 지위 등을 고려할 때, 피고 회사와 사용종속하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사보고를 작성하였다.

①

원고가 영업부 총괄책임자로서 영업부 직원의 채용 여부를 결정하였고, 영업부 매출 등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하였다.

②

원고가 영업활동을 위해 피고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이사급 이상만 사용하는 법인카드(월한도 500만 원)를 사용하였다.

③

원고의 출 ·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원고는 피고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휴가를 사용하였다.

④

원고가 비록 비등기 임원이지만, 등기임원들과 같이 복무관리(출 · 퇴근, 휴가)를 받지 않고, 업무용차량(그랜져)을 제공받았다.

⑤

원고가 2016년경 'C 로봇' 도입시 계약서에 원고 명의로 날인하였다.

앞서 인정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 주장 채권은 공익채권이 아닌 회생채권에 해당한다. 원고가 위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위 채권은 피고 회사에 대한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라 이미 실권되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실권된 위 채권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한편, 원고는 당심 변론종결 이후 제출한 2023. 7. 17.자 참고서면을 통해 피고에 대한 회생사건에서 원고가 회생채권자로 인정받지 못한 것은 피고 회사가 원고의 체불임금 내역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채권자목록에 신고를 누락하였기 때문에 원고의 채권은 실권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하여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이 회생채권의 존재 또는 그러한 회생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하였거나, 회생채권자가 회생법원이 정한 신고기간 내에 채권신고를 하고 회생절차에 참가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회생채권자가 채권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채권이 무조건 실권된다고 본다면 회생채권자로 하여금 회생절차에 참가하여 자신의 권리의 실권 여부에 관하여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절차적 기회를 박탈하여 헌법상의 적법절차원리 및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채무자회생법 제251조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그 책임을 면하거나 그 회생채권이 실권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대법원 2012. 2. 13. 자 2011그256 결정,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4다82439 판결 등 참조), 비록 관리인이 회생채권의 존재 또는 그러한 회생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그 회생채권을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회생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게 되어 회생채권의 신고를 통해 권리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회생채권은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 실권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3다29448 판결,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78215 판결).

위와 같은 법리에 ① 앞서 2.다.1)항에서 본 것처럼 원고는 고용노동청의 사건처리결과를 통지받은 2019. 11. 20. 이전에 고용노동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퇴사 경위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개시신청과 관련하여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와의 다툼 때문에 퇴사하였다.'라고 진술하였던 점, ②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개시신청 시점 및 회생절차 관련 법원 결정 시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퇴사할 당시 피고 회사가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려는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가사 이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고용노동청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위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이루어진 사실 등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회생채권의 신고를 통해 스스로 권리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 회사가 회생절차에서 원고의 채권에 대한 신고를 누락하였더라도 피고 회사에 대한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라 위 채권은 실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유랑(재판장) 김나연 박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