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4. 28. 선고 2022노63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B은 피고인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전적으로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는 임원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

설령, B을 근로자로 보더라도, ① 원심 증인 C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이 B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한 사실이 인정되고, ② B이 주식회사 D(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 대표이사 직인을 도용하여 문서를 위조하고 이로 인하여 회사에 500만 원의 손실을 초래한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1>,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1 제5호 또는 제9호<2>에 해당하여 피고인이 B에게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유가 존재하며, ③ B은 재직 기간 중 개근한 달이 없으므로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먼저 B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6도73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소외 회사와 B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 소외 회사가 B에게 매월 정액의 임금을 지급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해 준 사실, 피고인이 B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위임계약의 해지 통보를 하는 대신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해고로서 근로계약의 해지를 결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인은 2020. 4. 초경 B으로부터 다수의 정부지원사업을 유치한 경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B에게 소외 회사의 정부지원사업 유치 업무를 담당해달라는 제안을 하였다. 이에 B은 2020. 4. 6. 피고인에게 다음과 같이 자신의 직위, 근무형태 및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제안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피고인이 B의 위 제안을 그대로 수용함에 따라 소외 회사는 2020. 4. 6. B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B을 4대 보험에 가입해주었다.

2)

B은 위와 같이 자신의 정부지원사업 유치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상 그 직위, 근무형태 및 근로조건 등을 스스로 정한 것과 다름이 없고, 소외 회사에 입사한 이후에도 이사 직함으로 소외 회사의 정부지원사업 유치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메일 또는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피고인과 정부지원사업 유치 상황 등에 관한 정보와 의견 등을 교환하거나 소외 회사의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한 것 외에는 업무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하여 피고인 등의 지휘나 감독을 받음이 없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3)

근무장소와 관련하여 B은 소외 회사에 입사 당시 위 이메일 내용과 같이 소외 회사에 주 1회 이상 출근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운영하던 개인회사 F의 사무실인 E건물 20층에서 근무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원심 증인 C의 증언, E건물 출입기록(증거기록 제115쪽) 등에 의하면, B은 소외 회사에 주 1회 이상 출근하지도 않았고, 위 E건물 20층에도 매일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지 않았으며 출근조차 하지 않은 날도 존재한다. 그런데도 B은 피고인에게 조퇴, 외출, 지각 등을 사전 보고하거나 연차사용계획서 등을 제출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도 B의 무단결근 등을 문제 삼지 않고 매월 임금을 전액 지급하였다. 이는 B이 피고인으로부터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관한 지휘·감독, 출퇴근 등에 대한 근태관리를 전혀 받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한다.

4)

B은 소외 회사의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대부분 위 E건물 20층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이 소외 회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운영하던 사업체인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와 F를 별도로 운영하였다(B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소외 회사에 근무하는 기간에는 F를 운영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하였으나, ① B은 피고인과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F를 ‘우리회사’라고 표현하면서 F의 운영 등과 관련된 내용을 이야기 한 점, ② B은 G의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여 피고인 등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위 이메일의 말미에 G와 F의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기재한 점 등에 비추어 위 증언은 믿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성남시 분당구 E건물 19층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상시 1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가.

근로조건의 명시 관련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사항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4. 6.경부터 2020. 9. 30.경까지 사이에 위 회사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B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사항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나.

해고의 예고 관련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9. 30.경 위 가항과 같은 근로자 B을 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통상 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4,784,67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다.

금품 청산 관련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가항과 같은 근로자 B의 연차수당 637,956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위 제2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차웅(재판장) 신미진 오준석

각주1)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각주2) 3.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각주3)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 법 제26조 제3호에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별표 1과 같다.

각주4) ■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표 1]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제4조 관련)

각주5) 5. 영업용 차량 운송 수입금을 부당하게 착복하는 등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착복, 장기유용, 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각주6) 9.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