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사실오인
『2023고단934』중 B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하여(무죄 부분)
피고인은 B으로부터 5,000만 원을 빌릴 당시 변제의사 및 변제능력이 없었으므로 기망의 고의가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일부 무죄 부분)
피고인과 H은 일당 1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H은 2021. 7.부터 2021. 9.까지 사이에 총 11일을 근무하였으므로 총 11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인정하는 5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미지급에 관하여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4개월 및 집행유예 1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2023고단934』중 B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의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이 B에게서 이 사건 돈을 빌린 무렵 실제로 하남과 이천 등지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고, B에게 자재를 구매할 돈이 없다면서 돈을 빌렸으며, B에게서 빌린 돈은 대출금 변제로 220만 원을 사용한 외에 모두 공사대금(자재대금, 인건비 등)으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의 계좌거래내역을 보면, B에게 돈을 빌린 전후로 활발하게 공사대금 입출금 내역이 있고, 공사대금으로 받은 돈을 공사와 관련하여 지출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B은 이 사건 5,000만 원을 빌려주기 전 피고인에게 2,600만 원을 빌려주었다가 모두 돌려받았고[피고인의 M조합 거래내역을 보면, B에게 2019년 7월부터 12월까지 수차례 합계 2,710만 원을 송금하고, 피고인(G)의 N조합 거래내역을 보면 B에게 2019년 7월과 8월에 합계 1,160만 원을 송금한 내역이 있다], 이전에 2,600만 원 빌려주고 돌려받아서 괜찮겠다고 생각하여 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더하여 피고인이 하남 공사를 하여 마진이 남으면 절반을 주겠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준 것으로 보이고, 원주 현장소장으로 근무하게 하여 월급 300만 원을 주겠다는 것은 돈을 빌려주는데 있어 주된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보인다.
B도 K 현장에 한번 방문한 적이 있고, G에 8~9개월 정도 출근하면서 피고인이 무슨 일이 될 것처럼 하니까 자신이 보증을 서서 후배가 피고인에게 5,000만 원을 빌려주도록 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K 개보수 공사가 금액이 수억 원대인데 일이 자꾸 미뤄지다가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없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는바, K 공사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루어진 바 없다.
피고인에 대한 신용조회결과에 따르면, 2019. 1. 1.~2019. 12. 31. 피고인의 금융기관 채무는 22,075,032원(= O 7,011,000원 + 7,096,000원 + P 5,839,000원)에 불과하고,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위반 범죄전력을 보더라도 고소인에게서 돈을 빌린 무렵에는 체불 임금액이 많지 않았으며, 그 이후 사정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하남시 공사에서 추가로 옹벽공사를 하였으나 그 대금 2,000만 원을 받지 못하였고, 이천시 공사는 재시공을 하느라 손해가 수천 만 원 났다고 진술하였으며, 위 각 공사현장에서 부실 공사를 이유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부실공사를 하였다고 하여 편취 범의를 추단할 수는 없고, 오히려 피고인이 예상과 달리 손해를 봄으로써 고소인에게 변제를 하지 못한 사정으로 볼 수 있다.
피고인은 2020. 8. 21. 공사현장에서 일하다가 지붕이 무너지면서 팔을 쇠막대에 찔려 응급수술을 받았고, 2020. 9. 자동차 접촉사고가 났으며, 2020. 12. 2. 포클레인에 깔려 다리를 다치기도 함으로써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B이 이 사건 돈을 빌려주기 전후로 피고인과 함께 수개월 간 일하면서 피고인을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보증을 서서 후배에게도 5,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빌려주도록 하였으나, 피고인이 후배의 돈을 갚지 못하자 피고인에게 자신의 돈은 나중에 수금이 되고 사업이 잘 되면 갚고 후배의 돈을 먼저 갚으라고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후배의 돈을 일부만 갚고 B의 돈도 갚지 못하여 B이 신용불량자가 되자 2021. 7. 21. 피고인을 사기로 고소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B으로부터 5,000만 원을 빌릴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능력 및 변제의사가 없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은 2019. 6. 4. 피해자에게 5,0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하면서, 하남 공사현장이 곧 마무리 될 것이므로 적어도 2019. 11.경까지는 공사대금에서 위 5,000만 원을 갚을 수 있고 공사가 지연될 경우 피고인 소유의 주택(피고인 신분증에 기재된 주소지인 양평군 AH외 2필지 소재 건물을 지칭하고, 이하 ‘주소지 건물’이라 한다)을 팔거나 지인으로부터 돈을 받아 갚겠다고 하였다. 또한 하남 공사현장에서 나온 마진의 절반을 지급하고, 원주에 공사가 시작되면 B이 현장에 근무하도록 하면서 월 3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B은 피고인에게 5,000만 원을 빌려주었다.
그러나 피고인이 진행하였다는 이천 및 하남 공사현장에서 받을 공사대금의 액수나 지급일자 등에 관한 어떠한 자료도 제출된바 없고(피고인이 공사현장을 촬영하였다는 사진만 제출되어 있을 뿐이다), 2019. 11.경부터(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2019. 11.경 5,000만 원 전액 또는 일부를 변제하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020. 6.경까지의 피고인이 운영한 G 및 피고인 개인 명의 각 계좌거래내역을 살펴보더라도 이천과 하남 공사현장으로부터 입금된 대금은 확인되지 아니하며(피고인은 이천현장의 경우 ‘V’, 하남현장의 경우 ‘U사장’으로부터 대금을 받아야 한다고 진술하였으나 위 명의로 입금된 내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인도 원주 공사는 아예 진행된바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위 주소지 건물은 피고인이 아닌 제3자 소유의 건물이었고, 피고인은 제3자로부터 돈을 융통하여 B의 돈을 갚지 아니하였으며 2023년에 이르러서야 그 중 일부인 750만 원을 변제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천 및 하남공사에서 추가공사 또는 재시공을 함에 따라 추가로 받아야 하는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고, 다른 공사현장에서도 일부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 돈이 묶이는 바람에 B에게 돈을 변제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미수금이 발생한 것에 관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고, 피고인 주장에 의하더라도 추가공사 등에 따라 받아야 할 돈은 B으로부터 돈을 빌린 이후 발생한 것이므로 애초부터 B에게 변제할 자산에 포함될 수 없었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2019. 6.경부터 2020. 6.경까지의 피고인 개인 및 G 명의 각 계좌거래내역을 살펴보면 1,000만 원 이상의 돈이 입금된 경우에도 그로부터 하루 내지 이틀 사이에 입금된 돈 대부분이 지출되고 있는바, 여러 공사현장에서 나온 대금으로 B의 돈을 변제할 수 있었다거나 변제할 의사가 있었다고도 보이지 아니한다. 오히려 B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하남 공사가 끝나는 2019. 11.경 차용금을 지급한다고 해서 5,000만 원을 빌려주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피고인 스스로 수사기관에서 ‘하남 현장이 총 9,000만 원 정도인데 어떻게 5,000만 원을 주나요’라고 반문하고 있고, 피고인이 B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공사가 지연될 경우 피고인 소유의 주택을 팔거나 지인으로부터 돈을 받아 갚겠다고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역시 미필적으로나마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거나 공사대금을 지급받더라도 B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이 돈을 빌리기 이전 B으로부터 2,600만 원을 빌린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위 2,600만 원을 변제한 시점은 2019. 7.경부터여서 B이 이미 5,000만 원을 빌려준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지급하기로 한 하남 현장에서의 마진 역시 발생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위 두 가지 사정을 두고 B이 5,000만 원을 빌려준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이 자필로 주민번호와 주소를 기재하고 서명한 사실확인서에는 위와 같은 사정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원주 공사현장에 근무하면 월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피고인 소유 집을 처분하거나 제3자로부터 3억을 받아 변제하겠다고 말하여 이를 믿고 B이 5,000만 원을 빌려주었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피고인이 2020. 8. 21.경 내지 2020. 12. 2.경 공사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피고인이 B의 돈을 변제하기로 한 시점으로부터 약 9개월에서 1년이 지난 때 발생한 사정으로서 피고인의 변제의사나 변제능력을 판단하는 사정으로 이를 고려할 수 없다. 더욱이 피고인은 2019. 5.경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E를 기망하여 2019. 5. 14.경부터 2019. 8. 30.까지 합계 약 930만 원 건축 자재를 공급받았다(원심 판시 2022고단1304의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9. 5.경 공급받은 건축 자재의 대금은 지급하였다고 다투었으나 변제내역 등이 전혀 제출되지 않았고, 나머지 건축 자재 대금의 경우 피고인이 사고를 당하는 등 제대로 공사현장을 돌보지 못하여 변제하지 못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위 부분 범행은 인정하였다(원심 제3회 공판조서).
피고인은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 금융기관에 대하여 2,200만 원 이상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근로기준법위반 범죄전력에 의하더라도 최소 2,000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B에 대한 2,600만 원의 차용금 채무를 별도로 부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개인 및 G 명의 각 계좌거래내역에 의하면, B으로부터 5,000만 원을 차용하기 전인 2019. 6. 5. 및 같은 달 7. G 명의 계좌에서 잔액 전부가 AI로 자동납부되어 잔고가 0원이 되었다가 B으로부터 차용한 금원이 입금된 2019. 6. 12. 당일 2,197,102원이 AI로 자동납부되었으므로, 그 무렵 이미 AI에 대한 대출금 채무가 연체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하남 공사를 2019. 6. 7.부터, 이천 공사를 2019. 6. 13.부터 시작하였다고 진술하고, B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당일인 2019. 6. 12. 포크레인 기사 AJ에게 350만 원, 일용직 근로자인 AK에게 200만 원을 각 송금하였는데, AJ와 AK은 그 금원이 피고인의 의뢰를 받아 양평군 AL 공사현장과 AM 공사현장에서 일을 한 노임 중 일부이고, 피고인이 그 금원 이상의 노임을 지급하지 않은 채 연락두절 되었다고 진술(증거목록 순번 제20호의 수사보고서)하고 있다. 결국 위 각 금원은 하남 또는 이천 공사현장에서의 임금이 아니라 그 이전 공사현장에서의 체불임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그 밖에 B으로부터 차용한 금원을 주유비, 식대, 카드 결제대금 등 일상생활에 소비하기도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B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다액의 채무만을 부담하고 있었을 뿐 B에 대한 채무를 변제할 충분한 자력이 있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고, 하남과 이천 공사현장에서 사용할 자재대금 등의 명목으로 B으로부터 차용한 금원 중 일부를 기존 채무의 변제나 생활비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등 경제적으로 상당히 곤궁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그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피고인이 2021년 8월에 약 5일, 9월에 약 3일 간 H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H이 이를 처리해주기는 하였으나 H 진술에 따르더라도 일당을 10만 원으로 정한 바 없는 점, 업무처리에 소요된 시간도 일정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21. 7.경부터 9.경 사이의 미지급 임금 총액을 110만 원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고, 여기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H이 2021년 7월경 5일 간 피고인의 사무를 처리해주었고 피고인이 그에 대하여 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은 인정되나, H은 피고인과 임금에 관하여 명확한 금액을 합의한 바는 없다고 명확히 진술하고 있으므로(증인 H 증인신문 녹취서 제9쪽), 위 사실만으로 당사자 간에 일당 1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H은 피고인의 사무처리를 도와준 것에 대하여 ‘200만 원(2020. 10. 28.부터 2020. 12. 29.경까지의 근로에 대한 미지급 임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월급 때문에 계속 엮여서 그렇게 일을 해 주게 되었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고, 그 당시 H은 상조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점, ③ 피고인과 H 사이에 근무장소, 시간, 업무내용에 대하여도 명확히 정한 것은 없었던 점, ④ H이 사무처리를 의뢰하는 시간이나 피고인이 그 처리 결과를 보고하는 시간은 전혀 일정하지 않고, 해당 사무를 처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얼마인지 여부도 정확히 확인되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2021. 7.경부터 9.경 사이에 피고인이 H에게 일당 10만 원을 기준으로 총 110만 원의 임금을 미지급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제외)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어 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위 부분과 원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판시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며 이유무죄 부분 역시 유죄 부분 중 근로기준법위반죄와 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이유무죄 부분도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그 전부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