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가합17062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 및 2019. 8. 26. 이후의 임금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922,48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26.부터 2026. 4. 9.까지는 연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9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3년경부터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여 왔다.

나.

원고는 2019. 6. 12.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당시 피고의 조합장이었던 C은 2019. 6. 18. 위 사직서를 반려하고 이를 원고에게 반환하였다.

다.

피고의 직원이었던 D은 2020. 4. 2. 원고에게, 원고가 2019. 9. 10. 자로 해고되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한편, 피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원고에 대한 피보험자 이직확인서에는 원고의 '이직일(근로제공 마지막 날)'이 2019. 9. 10.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라.

피고의 원고에 대한 월 급여의 지급기일은 매월 25일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6, 12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항변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실효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항변한다.

나.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그 권리행사의 기대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 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고용관계(근로자의 지위)의 존부를 둘러싼 노동분쟁은, 그 당시의 경제적 정세에 대처하여 최선의 설비와 조직으로 기업활동을 전개하여야 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물론, 근로자로서의 임금수입에 의하여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신속히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실효의 원칙이 다른 법률관계에 있어서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사용자에 의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경우, 해고가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여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는 경우에 관하여는 노동조합법 제40조 제2항<1>에 그 구제신청을 하여야 할 기간이 부당노동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3월 이내로 규정되어 있으나, 해고가

무효라고 주장하여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의 소 등을 제기하는 경우의 제소기간에 관하여는 우리 법에 아무것도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위와 같은 필요성은 더 절실하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011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측과 상대방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12. 11. 선고 92다23285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 10호증, 을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2020. 5. 22.부터 2020. 9. 10.까지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이를 지급받은 점(을 제7호증), ② 원고가 2022. 8. 2. 피고에게 체불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고,2022. 8. 18.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으며(수원지방법원 용인시법원 2022차전3700호, 갑 제9호증 및 을 제5호증), 이에 대하여 피고가 이의하여 소송(이 법원 2022가단568682호, 이하 '이 사건 선행소송'이라 한다)으로 이행되었는데, 원고는 위 소송에서도 2019. 9. 10. 자 해고가 무효라고 주장한 적이 없는 점(갑 제10호증 및 을 제6호증), ③ 원고가 2019. 9. 10.부터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24. 6. 11.까지 약 4년 9개월간 위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던 점, ④ 원고는 E생으로 2019. 9. 10.에는 만 66세, 이 사건 소 제기 당시에는 만 71세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장기간 부당해고를 주장하지 않고 근로관계 종료를 전제로 한 행위를 반복했다고 볼 수 있고, 피고로서는 원고가 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고 더 이상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 및 위 해고의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가 피고에 계속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2019. 8. 26. 이후에 대한 임금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월 2,500,000원의 임금을 지급하여 왔으므로, 2019. 4.부터 2019. 8.까지의 미지급 임금에 해당하는 10,000,000원<2> 및 이에 대한 2019. 8.분 임금의 지급기일 다음 날인 2019. 8. 26.부터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2019. 4.부터 2019. 7.까지의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가 2013년경부터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19. 4.부터 2019. 7.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위 임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25일 임금을 지급하여 왔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2019. 7.분 임금의 지급일인 2019. 7. 25.로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24. 6. 1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19. 4.부터 2019. 7.

까지의 임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있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한편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2022. 8. 5. 원고에게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여 임금채무를 승인한 바 있고, 원고가 2022. 8. 18. 이미 피고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가, 피고의 요청으로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소를 취하한 바 있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재항변한다. 살피건대, ① 피고가 원고에게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한 2022. 8. 5.은 2019. 7.분 임금의 지급일인 2019. 7. 25.로부터 3년이 경과된 뒤이므로, 시효가 완성된 2019. 4.부터 2019. 7.까지의 임금채무에 대한 승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피고의 요청으로 소를 취하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2019. 4.부터 2019. 7.까지의 임금에 대한 채무를 승인하였다거나 피고의 위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재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2019. 8.분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2019. 8. 1.부터 2019. 8. 31.까지 지급받았을 임금의 액수가 922,480원(= 기본급 887,000원 + 수당 35,48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922,4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사직 항변 등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19. 6. 12.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여 자진 사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사직 이후의 기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2019. 6. 12.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한편, 피고가 2019. 6. 18. 위 사직서를 반려하여 이를 원고에게 반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위 사직의 의사표시는 피고의 동의하에 유효하게 철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멸시효 항변 등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위 임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25일 임금을 지급하여 왔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2019. 8.분 임금의 지급일인 2019. 8. 25.로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24. 6. 1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다.

그러나 한편, 갑 제8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2022. 8. 5. 원고에게 발송한 내용증명우편에는 '귀하께서 당 조합에 지급 요청한 체불임금에 대하여 체불임금은 당연히 지급할 의무가 있으나 현재 전 집행부의 업무 인수인계거부로 체불임금 등의 확인이 불가하여 지급할 수 없으므로, 향후 조합업무 인수인계가 완료되어 체불임금 등에 대한 미지급내역이 확인되고 조합정상화가 되면 관련법과 기준에 따라 지급할 수 있음을 알려드리오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체불임금 지급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고, '당연히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였으며, '미지급내역이 확인되면 지급하겠다'는 장래 지급 의사를 표명하였고, 내용증명우편의 전체 내용이 체불임금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2019. 8.분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피고의 위 내용증명우편을 통한 채무승인으로 중단되었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위 재항변은 이유 있고 피고의 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지연손해금의 범위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에 대한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고 있다.

살피건대, 원고가 사직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의 2019. 9. 10. 자 해고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구 근로기준법(2024. 10. 22. 법률 제205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가 정한 퇴직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상법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송촉진법'이라 한다)상의 지연손해금률에 따른 지연손해금만을 청구할 수 있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9. 8.분 임금에 해당하는 922,480원 및 이에 대하여 그 이행기 다음 날인 2019. 8. 2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4. 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 및 2019. 8. 26. 이후의 임금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2019. 4.부터 2019. 8.까지의 임금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민(재판장) 소민욱 김리나

1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 제2항에 해당한다.

22019. 4.분부터 2019. 8.분까지의 급여는 12,500,000원으로 계산되나(2,500,000원 × 5개월), 원고는 위 기간에 대한 급여로 10,000,000원을 청구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