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2. 26. 선고 2024나76263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로 인한 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와 이 법원에서 제출한 증거들을 함께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5쪽 제17행의 "2021. 12. 243."을 2021. 12. 24."로 고치고, 아래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

가.

피고 3인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가해행위 관련

1)

원고의 주장

피고 3인의 문제 발언은 사회 통념상 도저히 일상적인 업무지시로 볼 수 없는 정도의 폭언임이 분명하고, 피고 3인이 원고의 직장 상사들로 당시 문제가 되던 원고를 상대로 업무지시를 하는 상황에 비추어 욕설 및 비속어가 모두 원고를 향한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으며, 유사한 성격의 피고들 발언이 파티클 이슈가 개선되지 아니한 채 남아있던 최소 6개월 이상 일상적으로 지속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B 내규에 따라 원고가 녹음을 하여 증거를 수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가 최소한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피고 3인들의 가해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지속적으로 불면증과 우울증 증상을 겪으면서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2019. 10. 10. 최초 사내 정신과에 내원하여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꾸준히 치료를 받은 사실에 비추어도 피고들의 가해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지속적인 고통을 받아 왔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제1심은 오히려 당시 직장 동료들의 사실확인서 내용을 언급하며 원고가 당한 가해행위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이는 작성자인 직장 동료들은 현재 B에 재직하며 피고들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자들로서 의식적으로 가해자들의 행위에 대하여 언급하기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이고,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당하던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과 현출된 자료에 대하여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심리미진 및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존재한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2019. 10. 10.부터 2021. 11. 24.까지 약 2년 2개월간 피고 회사 내 T 상담센터나 U 클리닉 등에서 상담을 받고, 우울증 치료제나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하였던 점, 피고 F을 비롯한 피고 회사 인사팀은 피고 3인의 이 사건 각 회의에서의 언행이 직장 내 괴롭힘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그 언행은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50조 제21호의 "조직융화를 해치거나 저해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 3인에 대하여 서면경고 내지 구두경고 조치를 하였던 점, 원고가 제기한 중부지방고용 노동청 대전지청 진정사건에서 '조사결과 피고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취업규칙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대응한 것으로 판단되나, 진정인은 조치결과에 불만이 있어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추가적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니 피고 회사 규정에 따라 적의 조치하고 그 결과를 회신해 달라'는 내용의 개선지도 공문을 피고 회사에 보내었던 점, 이에 피고 회사는 피고 E을 화성사업장으로, 피고 C, D을 원고 근무지와 별도 건물인 사무2동으로 근무지를 이동하는 조치를 취하였던 점,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의 적응장애의 상병에 관하여 업무와의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이를 산업재해로 인정하여 요양승인을 하였던 점, 원고는 2021. 11. 24. 이후부터 산업재해 지정병원인 AK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점이 인정되기는 한다.그러나 갑 제18 내지 20, 28호증, 을가 제9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3인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등으로 원고를 괴롭혀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할 정도의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가 2019. 10. 10. 처음으로 우울감, 불면증을 호소하며 방문한 사내 U 클리닉 초진기록지에 '스트레스 원인'으로 '직무스트레스'가 기재되어 있고, 현 병력 란에도 '현재 맡고 있는 설비가 다운되는 비율이 높아서 문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함 .... 회의 때 수차례 공정 문제 검토도 해보자고 건의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내가 고집을 부리는 것처럼 되는 것 같아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기재되어 있어, 원고의 우울증, 불면증 및 적응장애는 과중하고 난도 있는 업무 및 직장 상사와의 의견충돌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와 피고 E 사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갑 제6호증, 을나 제2호증) 및 원고와 피고 C 사이 문자메세지 내용(을나 제1호증)을 보더라도 피고 E, C이 원고를 적대적으로 대하였거나 원고에게 모욕적 언사를 하였다는 점은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피고 C은 '그 변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쌓여진 바위 같은 견고함도 있겠지요. 그래서 혁신이란 가죽을 벗겨내는 아픔을 견뎌야 할 것입니다. 그 가죽이 그 어떤 것이라 해도 인생 후반의 성공을 위해 꾹 참고 견뎌내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원고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하였고, 피고 E은 '오늘 AJ랑 면담하니 나랑 먼저 했어야 했는데 못할 듯 해서 나랑은 담주에 하자. 너무 속상해 하지 말고 형도 맘이 안 좋다. 같은 곳 보면서 조금씩 이해하면서 살아가보자. 주말 잘 쉬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원고를 위로해주기도 하였다.

③

고용노동청에서 피고 회사에 추가 조치를 권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고용노동청의 공문 내용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었다는 취지가 아니고,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은 '사용자는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 회사가 그에 따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으므로 고용노동청이 이를 지적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후 피고 회사가 피고 E, C, D을 원고 근무지와 다른 사업장 내지 다른 건물로 이동 조치하자 고용노동청은 원고가 재차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에 대하여 원고가 가해 근로자들과 업무상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추가조치를 요청함에 따라 이에 대해 행정지도하여 동 사항이 개선된 것 으로 확인한 후 별다른 조치 없이 위 진정을 종결하기도 하였다.

④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회의 당시 녹취록 등을 통해 폭언과 욕설 사실이 확인된다는 점, 가해자들이 그룹장, 파트장 등 조직 내에서도 높은 직위에 있는 자들이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더욱 가중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원고의 신고 이후 사업장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경고 및 분리 조치를 취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직장 상사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원고가 업무 스트레스를 받아왔음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어 직장 내 상사들과의 갈등 사실이 신청 상병(적응장애)의 발병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재해보상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질병 등에 대하여 사용자의 고의 ·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을 하도록 하는 사회보장제도이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제도와는 그 취지나 목적이 다르고, 근로복지공단의 판단에 법원이 구속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폭언과 욕설 사실을 확인하였다고 판단하였던 녹취록, 즉 이 사건 문제발언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보기 부족한 것이라 판단하였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 회사 인사팀이 피고 3인에 대하여 서면 내지 구두경고를 한 이유는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 아닌 취업규칙 제50조 제21호의 "조직융화를 해치거나 저해하는 자"에 해당하기 때문이었으며, 피고 3인을 원고 근무지와 다른 사업장 내지 별도 건물로 이동 조치한 것 또한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를 분리 조치하라'는 내용의 고용노동청의 행정지도 때문이었으므로, 피고 3인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단은 신뢰하기 어렵고 제1심법원 및 이 법원은 피고 3인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존부에 관하여 달리 판단할 수 있다.

나.

피고 F의 부실 조치 및 피고 회사의 사용자 책임 관련

1)

원고의 주장

원고가 제1심에 제출한 증거들을 통하여 피고 F을 비롯한 인사팀이 원고가 신고 한 내용에 대하여 상당 부분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처음부터 불공정과 조사부실로 사건을 진행하였기에 최종적으로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음에도 제1심은 피고 3인의 가해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원고가 제출한 인사팀의 조사부실에 대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피지 않았다. 설령 백번 양보하여 피고 3인의 가해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근 개정 법률(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맞게 인사팀의 조사가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진행된 것인지에 대하여도 심도 있게 다시 판단되어야 한다.

2)

판단

살피건대, 피고 F을 비롯한 피고 회사 인사팀 소속 임직원들이 편파적으로 원고 사건을 조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피고 회사에서 정한 절차대로 원고 및 피고 3인을 비롯한 부서원들을 상대로 사실여부를 확인한 다음 위원회 및 법률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피고 3인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나, 조직유화를 해치거나 저해한다고 평가한 다음 서면경고 내지 구두경고를 취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거기에 불공정 혹은 조사부실과 같은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성과급 미지급 부분 관련

1)

원고의 주장

B가 지급하는 인센티브는 각 근로자의 개별적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격이 아니고, 원고의 휴직은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휴직과는 달리 보아야 하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는 임금 구조와 체계, 개별 임금 항목의 유형과 내용, 임금 총액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임금에 관한 조건도 자유롭게 부가할 수 있다. 그 조건은 강행규정에 위반되거나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별도의 무효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노사가 어떤 임금의 내용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그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부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그 임금이 지급되기 위한 기준 또는 임금의 지급대상을 정하는 것이지 이미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기하게 하거나 박탈하는 것이 아니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5. 1. 23. 선고 2019다204876 판결 참조).

피고 회사 규정(을가 제30호증)은 목표달성 장려금과 성과 인센티브는 지급기준일 재직자에 한하여 지급(지급기준일 휴직자 미지급)하는 것으로, 산업재해로 휴직한 기간은 비근무 기간으로 보아 위 각 성과급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각 명시하고 있다.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 회사의 성과급 지급규정은 효력이 있다 할 것이고, 원고가산업재해로 인해 휴직한 기간 동안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한 것은 피고 회사 규정에 따른 것이어서, 설령 위 각 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되, 이 사건 소송경과, 원고와 피고들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항소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각자 부담하기로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서영(재판장) 박미리 박남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