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3. 12. 선고 2024나7739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제2쪽 제6, 8, 9행, 제3쪽 제2행, 4쪽 제4, 9,11, 13, 17, 20행의 "피고 펌프카"를 "이 사건 펌프카"로 각 고치고, 제4쪽 제12행의"이 사건 사고 후 교체된 다른 펌프카로 작업을 마친 것으로 보이는 점" 부분을 삭제하며, 원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는 주장에 대한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

가.

원고의 주장

E의 H은 이 사건 공사의 현장관리자임에도 이 사건 펌프카의 파이프에 문제가 생겨 이 사건 공사가 중단된 1시간 이상의 시간 동안 현장을 떠나 사무실에서 기다리기만 하며 원고가 위 파이프 교체작업을 하는 것을 묵인하고 원고의 위와 같은 교체작업에도 불구하고 지게차에 안전벨트를 연결하는 등의 아무런 안전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데, E의 주소지(광주시 I, 1층)로 등기되어 있는 건물 등기부상 소유자가 피고 대표이사이고, 피고 대표이사는 위 건물을 E의 사내이사인 J으로부터 증여를 받았으며, 피고의 법인등기부상 본점 소재지가 위 E의 주소지와 같은 건물의 2층이라는 점에서 피고와 E은 외형상으로만 C 건립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 하였을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E이 실시하는 구체적인 작업에 관한 지휘·감독을 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위와 같은 H의 과실은 곧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로 평가할 수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갑 제5, 8호증, 갑 제15호증의 1, 2, 을 제3,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증인 H, K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H의 보호의무 위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H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수급인의 피용자인 H의 과실을 도급인인 피고의 과실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K 작성의 진술서(갑 제5호증)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파이프가 터져서 작업을 하지 못하게 되자 현장에 있던 관리감독자에게 파이프를 교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였다. 현장관리자가 이에 대해 별다른 지시도 하지 않고서 그저 보고만 있으니까 원고가 어찌됐든 작업을 마쳐야 하니 직접 파이프를 교체하기 위해 펌프카 위로 올라가서파이프 교체작업을 하던 중 펌프카에 연결되어 있는 볼트가 파손되면서 원고가 아래로 추락하였다. 현장에 있던 관리감독자는 원고가 파이프가 터져서 교체해야 한다고 했을 때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았고, 원고가 파이프를 교체하기 위해 직접 펌프카 위에 올라가는 것을 보고서도 이를 말리거나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나, K은 이 법원에서 '원고가 현장관리자인 H에게 이 사건 펌프카의 파이프를 교체하겠다고 보고하는 말을 직접 듣진 못했지만 그가 알고 있었을 것이다'라며 그 진술을 번복하고 있고, 당시 K이 있던 위치, 이 사건 사고 현장과의 거리 등에 비추어, K이 원고와 H 사이의 대화내용을 정확히 듣거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바, K 작성의 위 진술서 내용 및 현장관리자가 원고의 이 사건 펌프카 수리작업을 묵인, 방치하였다는 취지의 K의 일부 증언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②

이 사건 펌프카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는 E과 원고가 소속된 G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임대차계약에 따라 G는 온전하게 작동하는 펌프카를 E에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위 펌프카의 파이프가 파손됨에 따라 콘크리트를 압송하지 못하게 될 경우, 콘크리트의 경화로 본래 계약의 목적에 맞게 공급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투입된 콘크리트 자재비 및 운반비 등의 직접적인 손해는 물론 파이프 파손 및 내부 경화로 펌프카 자체의 손상마저 가해질 수 있는 상황이므로, 원고로서는 현장에서 이를 직접 수리하여야 할 필요성이 컸던 반면, 수급인 측 현장관리자인 H이 작업계획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돌발적인 상황에서 위험한 수리를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③

나아가 이 사건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원고 측의 보수 미비로 이 사건 펌프카가 파손되어 이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현장관리자 H이 원고의 현장 수리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돌발적인 현장 수리 과정을 관리, 감독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④

설령, H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건설공사 과정에서 제3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건설공사가 도급계약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면 공사를 수행하는 수급인이 책임을 지는 것이고,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민법 제757조 참조), 다만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하고 공사의 시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한 경우라면,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피용자가 저지른 불법행위로 제3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데, 여기서 지휘감독이란 실질적인 사용자관계가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구체적으로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837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E에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하였고, 갑 제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본점과 E의 본점이 같은 건물에 위치하고, E의 사내이사 J이 위 본점 소재지 건물(광주시 I 지상 제2종근린생활시설)을 피고 대표이사인 L에게 증여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E에 대하여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구체적으로 직접 지시·지도하거나 감시·독려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⑤

나아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피고에게 일부 안전조치의무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나 산업안전보건법이 도급인에게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의무를 부과하는 것(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은, 도급인이 자신의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작업 전반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 도급인 지배·관리하는 작업장 내에서, ㉡ 도급인이 사전에 예정하고 승인한 작업 범위에서, ㉢ 통상적·객관적으로 예견 가능한 위험에 대한 사전적·구체적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로 한정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고 할 것인데, 원고가 한 현장 수리작업은 피고가 사전 승인한 작업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돌발적이고 우연한 사정에서 기인한 것인데다 현장관리자의 명시적인 교체요구가 없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위와 같은 수리 작업을 예견하고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서영(재판장) 박미리 박남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