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6. 12. 선고 2024노5565 판결

주문

[피고인 A]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1,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C]

원심판결의 피고인 C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C를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C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C에 대한 공소사실 중 충전부 방호조치 미실시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무죄.

원심판결

중 피고인 C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인 D 주식회사]

원심판결

중 피고인 D 주식회사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D 주식회사를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D 주식회사에 대한 공소사실 중 충전부 방호조치 미실시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무죄.

원심판결

중 피고인 D 주식회사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인 B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

피고인 B 주식회사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B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B 주식회사(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징역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주식회사: 벌금 8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C, D 주식회사

1)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 중 무죄 부분(카.항)은 제외]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안전보건조치의무는 피고인 D 주식회사의 지배·관리영역 밖에 있는 것으로서 피고인 D 주식회사에 위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이행할 능력과 지위가 인정될 수 없다. 또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제2의 다.항 및 마.항의 경우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설령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인 D 회사 규모, 업무 분담 등에 비추어 피고인 C에게 미필적으로라도 위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피고인 C, D 주식회사: 각 벌금 8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피고인들에 대하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 C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D 주식회사 소속 직원들은 피해자가 사망한 암롤박스를 포함한 L 폐수처리장(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지칭한다)의 각종 기계류 작동 상황 등을 점검하고 문제점시정을 요구하는 '시운전 회의'를 진행하거나 직접 현장에 나가 작동 상태를 살펴보는등 이 사건 건물의 시운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고, 그 관리감독 결과는 담당 관리부서에 모두 보고되었다. 이에 D 주식회사의 대표이자 안전관리총괄책임자인 피고인 C가 피해자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 C의 피해자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감독이 없었음을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C, D 주식회사에 대한 성능이 부족한 국소배기장치 설치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실제 작업을 하는 환경에 놓여 가동되고 있는 상황을 '설치'라고 봄이 상당한데, 감독 이후 시점에 실제 작업 환경과 동일하지 않은 조건에서 이 사건 국소배기장치의 제어풍속을 측정한 결과가 법적기준치인 1.00m/s을 불과 0.02m/s 넘겼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국소배기장치의 성능이 부족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다)

피고인 E, 주식회사 F에 대한 방폭구조 전기 기계·기구 미사용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이 사건 방폭구조 전기 기계·기구의 설치·관리 책임은 민사상 소유권 등이 아니라 당해 작업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작업상 발생 가능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필요가 있는 주된 근로자가 누구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주식회사 F는 이 사건 건물에서 폐기물 처리업을 영위하며 근로자들을 실질적으로 근무하도록 하고 있고, 실제이 부분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에 따른 조치 내용에 소요된 비용 등이 과다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고려해보면, 당시 주식회사 F 대표이사였던 피고인 E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무죄를 선고 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 및 피고인 E, 주식회사 F: 각 벌금 12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C, D 주식회사의 충전부 방호조치 미실시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사업주는 근로자가 작업이나 통행 등으로 인하여 전기기계, 기구 또는 전로 등의 충전부분에 접촉하거나 접근함으로써 감전 위험이 있는 충전부분에 대하여 감전을 방지하기 위하여 충전부는 내구성이 있는 절연물로 완전히 덮어 감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 C는 2021. 3. 31. I의 이천사업장 내 제2 폐수처리장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01조 제1항에 의하면 방호조치가 필요한 충전부는 근로자가 접촉하거나 접근함으로써 감전 위험이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 그런데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방호조치가 필요하다고 특정된 충전부는 가동이 중단된 제2폐수처리장에 위치하여 있었고, I는 이 부분 충전부를 철거하는 방식으로 개선하여 보고하였는바 감독 당시 위 충전부는 이미 단선되어 비활성 상태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달리 충전부에 감전 위험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C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01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위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피고인 C, D 주식회사의 나머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위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다투었으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I와 피고인 D 주식회사 사이의 도급계약 및 자산 임대차계약에 따라 D 주식회사는 오폐수처리 시설 운영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폐수처리장에 대한 유지·관리 의무를 부담하는바, 이 부분 안전조치의무 및 보건조치의무위반이 발생한 폐수처리장은 D 주식회사가 실질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사업장인 점, 개별 안전조치의무 위반에 대하여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안전조치가 필요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 C가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 자체로 안전조치의무위반의 미필적 고의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 C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각 안전조치의무와 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 판결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D 주식회사의 인적·물적 설비 규모, 기술력, 전문성, 폐수처리 시설 운영 방식 등을 고려할 때 D 주식회사가 폐수처리 시설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주체로서 이 부분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이 있었던 점, 따라서 I와 D 주식회사 사이의 도급계약, 자산 임대차계약의 실질이 I가 폐수시설 운영에 상당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예산 절감 또는 위험의 회피만을 목적으로 위 업무를 도급하는 '위험의 외주화'에 해당된다고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 C는 P 폐수처리장 옥상에 있는 스크러버 진입통로에 전도방지조치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된 부분은 근로자들이 출입하거나 작업을 하는 작업장이 아니므로 전도방지조치가 불필요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 C가 제출한P 옥상 스크러버 사진에 의하더라도 진입통로라고 표시된 부분에 따로 진입통로라는 표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감독관이 지적한 통로 부분 역시 근로자들이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고 지나다닐 수 있어 충분히 진입통로로 이용될 수 있으므로 그 부분에 전 도방지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보태어 살펴보면, 피고인 C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위 각 안전조치의무와 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와 같은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검사의 피고인 C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1)

관련법리 및 관련법령의 검토

가)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없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545 판결 등 참조).

나)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와 관련하여, 사업의 일부 또는 전문 분야 공사 전부를 도급 주는 사업주 중 그 사업주의 근로자와 수급인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도급 사업주에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제29조 제1항), 그 위반행위를 벌금형으로 처벌하되(제70조), 추락, 토사 붕괴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이 정한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도급 사업주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제29조 제3항, 제68조 제3호). 반면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2020. 1. 16.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 한다)은 "도급"의 의미를 "명칭에 관계없이 물건의 제조·건설·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타인에게 맡기는 계약을 말한다(제2조 제6호)."라고 정의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도급인에 해당하는 사업주로 하여금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자신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서도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함으로써(제63조),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였다. 또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기존의 규정을 유지하면서 그 법정형을 상향하는 한편(제169조 제1호), 의무위반의 결과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수급 사업주와 마찬가지로 형사처벌하고, 사망사고가 반복될 경우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여(제167조) 도급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였다. 따라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 도급과 관련한 안전·보건조치의무 및 그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규정의 해석에서는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 체계나 입법 경위와 함께, 개정법상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는 수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와 중첩적으로 부과되는 것으로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제167조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 사망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한 것은 종래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를 한정적으로만 인정하고 그 의무위반에 대하여도 제한적으로 형사처벌하던 것에 비하여, 의무 인정 범위를 확대함과 함께 그 위반의 결과인 사망사고에 대한 도급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여 도급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함으로써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적 결단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참조).

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은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64조 제1항은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다음 각호의 사항을 이행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제2호에서 작업장 순회점검, 제7호에서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도급인과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에 있어서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시기·내용,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등의 확인을 규정하고, 제2항은 도급인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자신의 근로자 및 관계수급인 근로자와 함께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작업장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점검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80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도급인은 작업장 순회점검을 1주일에 1회 이상 실시하여야 하고, 제82조에 의하면 분기에 1회 이상 점검반을 구성하여 작업장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점검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C에게 피해자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상 구체적인 관리 ·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거나 피고인 C가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지시 · 감독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가)

I는 I 이천사업장의 인프라시설 구축공사(J 건설 Project)의 일환으로 이 사건 건물이 포함된 인프라시설 건설공사를 M에 설계, 시공, 시운전이 모두 포함된 턴키(Turn-Key) 방식으로 발주하였고, M은 통합폐수처리장인 이 사건 건물의 시공 및 시 운전 업무를 주식회사 S(이후 'T'으로 상호변경하였고, 이하 'T'라고만 한다)에게 도급하였다.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이 사건 건물은 아직 시공자인 M로부터 발주자인 I에 인도되지 않은 상태였고, 피고인 D 주식회사는 I가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은 후 I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운영 업무를 도급받을 예정이었다.

나)

시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승인을 먼저 받았어야 했었기 때문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사용승인은 이루어진 상황이었기는 하나, I는 이 사건 건물의 시운전이 모두 종료된 후 2021. 9. 8. M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았고, 시운전 중이던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에는 M의 직원들이 이 사건 건물에 교대로 상주하면서 출입 통제, 현장 관리, 안전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다)

이 사건 건물, 즉 폐수처리장을 시운전하게 되면 폐기물인 슬러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폐기물 반출을 위하여는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올바로시스템'에서 출력되는 폐기물인계서가 필요하였기 때문에 폐기물배출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피고인 D 주식회사가 시운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처리 및 반출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 B 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T 직원들은 폐수처리시설의 시운전 업무를 총괄 · 관리하는 컨트롤룸에 교대로 상주하면서 시운전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인 D 주식회사 직원들이 컨트롤룸에서 수질 관리 등 폐수처리시설의 성능에 대한 의견 개진을 하고 시운전 상황을 참관하기는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시운전이나 시설물 관리와 관련한 업무지시를 하지는 아니하였다.

마)

T 직원들이 이 사건 건물 암롤박스실에서 이루어지는 암롤박스 투입, 교체, 슬러지 반출과 관련한 연락을 암롤박스 운반기사들에게 직접 하였고, 암롤박스 운반기사들 역시 현장에 상주하고 있던 T 직원들에게 암롤박스실에 생명줄 설치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등 T 직원들과 업무연락을 하였다.

바)

T나 M 측은 슬러지 반출이나 슬러지 평탄화 작업은 시운전과는 무관한 업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슬러지 발생이 시운전에 반드시 수반되는 것인 이상 슬러지 반출 내지 평탄화 작업이 시운전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실제로 이 사건 건물 이전에 M이 발주 받아 시공한 P 폐수처리장 시운전 과정에서는 T와 마찬가지로 시운전 업무를 하도급 받아 수행하였던 주식회사 U 직원이 암롤박스 상부에 올라가 슬러지 평탄화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건물시운전 중에도 처음 한두 번 정도는 T 측에서 암롤박스 평탄화 작업 및 바닥에 떨어진 슬러지 청소 작업을 수행하였다.

사)

피고인 D 주식회사가 정식으로 인수인계받아 운영 중인 폐수처리장에서는 폐기물 처리업을 하도급받은 피고인 주식회사 F가 암롤박스 운반기사와 업무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암롤박스 반출을 위한 셔터 개방, 암롤박스실 관리 등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는 주식회사 F가 암롤박스 반출을 위한 셔터 개방, 암롤박스실 관리 등 업무를 수행을 한 바 없다.

아)

이 사건 건물 이후 M이 시공한 W 폐수처리장의 경우 시운전 중에는 원도급사도 폐기물 배출 신고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관련 법령의 규정에 따라 M에서 시운전 사업장의 폐기물 처리와 관련하여 직접 폐기물 운반 및 위수탁 계약을 업체와 체결하는 것으로 시운전 수행계획이 수정되었다.

3)

당심의 판단

원심 판결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 및 관련 법령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C가 도급인인 피고인 D 주식회사의 대표자이자 소속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제반사항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라고 하더라도, 피고인 C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에 의한 구체적인 관리·감독 의무가 부여되어 있었다거나 피해자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C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법령에 의한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었는지 여부

피고인 D 주식회사는 2020. 11.경 이 사건 건물의 시운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처리 업무를 담당하기로 한 후 피고인 B 주식회사에게 그 폐기물 처리 및 반출업무를 하도급 주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서 정한 도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 조치 의무는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경우임을 전제로 한다. 만일 피해자가 작업하던 이 사건 건물 1층 암롤박스실이 도급인인 피고인 D 주식회사의 사업장에 해당한다면, 피고인 D 주식회사 역시 암롤박스실 순회점검이나 정기 또는 수시 작업장 안전보건점검 등을 통하여 암롤박스실 벽면에 설치된 생명줄이 끊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보완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위 암롤박스실이 피고인 D 주식회사의 사업장인지 여부가 암롤박스실에 대한 안전조치 및 보건 조치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관건이 된다.

I가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은 후 피고인 D 주식회사에게 이 사건 건물의 운영 업무를 도급할 예정이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에는 T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시운전 중이었고, 시운전이 완료된 후 비로소 시공자인 M이 발주자인 I에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이 사건 건물이 I에 인도도 되기 전이었으므로, 이 사건 건물 1층 암롤박스실이 그 운영과 관련하여 수급인의 지위를 갖는 피고인 D 주식회사의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0조 제2항은 도급인의 사업장에 '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경우로서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위임을 받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11조는 각 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을 나열하면서 제1호 내지 제15호에서 토사·구축물·인공구조물 등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 장소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건물 1층 암롤박스실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11조에서 나열한 장소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건물의 시운전 기간 동안 D 소속 근로자 일부가 '데일리 미팅'이라는 시 운전 회의에 참석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향후 이 사건 건물의 운영 업무를 맡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사전 준비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에는 M의 직원들이 이 사건 건물에 교대로 상주하면서 출입 통제, 현장관리, 안전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 D 주식회사가 암롤박스실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D 주식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서 정한 도급인의 안전조치 또는 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피해자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 하였는지 여부

검사는, 피고인 D 주식회사 소속 BC, BB이 M 및 T 직원들과 시운전 회의를 진행하면서 이 사건 건물의 각종 기계류 작동 상황 등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이행완료 일자를 직접 지정해 완수를 독촉하는 등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점을 들어 구체적인 지시·감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업무지시가 M 또는 T 직원들에 대한 지시·감독으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피해자의 개별 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감독의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이 사건 건물 1층 암롤박스실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의 처리와 관련하여 피고인 D의 직원 BB, BC은 M 직원인 AG에게 피고인 B 주식회사의 배차반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AB의 연락처를 알려주었고, 이 사건 당시에도 T 직원 CL가 AB에게 연락하면 AB이 폐기물 처리를 담당할 운전기사에게 연락하여 폐기물을 처리하도록 지시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폐기물 처리 과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D 주식회사가 피해자의 폐기물 처리 작업과 관련하여 어떠한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라.

검사의 피고인 C, D 주식회사에 대한 성능이 부족한 국소배기장치 설치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제429조는 사업주는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는 경우에 별표 13에 따른 제어풍속을 낼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것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기재하고 있고, 별표 13은 유해물질의 상태가 가스 상태인 경우 제어풍속을 포위식 포위형의 경우 0.4, 외부식 측방흡인형은 0.5, 외부식 하방흡인형은 0.5, 외부식 상방흡인형은 1.0 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사업주로서는 일정한 제어풍속을 낼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함으로써 위 의무를 다한 것이고, 반드시 일정한 제어풍속을 계속하여 유지할 의무까지 부담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검사는 근로감독관이 최대 풍속인 상태에서 제2 폐수처리장 2층 운영실 내 분석장소에 설치된 이동형 국소배기장치의 제어풍속을 측정하였다고 주장하나, 감독 당시 측정된 제어풍속이 0.4~0.6m/s로서 그 이후 측정된 제어풍속과 큰 차이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검사의 그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제2 폐수처리장 2층 운영실 내 분석장소에 설치된 이동형 국소배기장치는 풍속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있고, 풍속 세기를 조절하면 법적기준 이상의 풍속이 나올 뿐만 아니라, 흡인하는 위치를 조절하는 경우 측방흡인형의 형태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 경우 제어풍속의 성능은 0.5m/s 정도인 점을 함께 고려하면,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검사의 피고인 E, 주식회사 F에 대한 방폭구조 전기 기계·기구 미사용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E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 판결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바.

피고인 A, B 주식회사 및 검사의 피고인 A, B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에 대한 각 양형부당 주장

1)

피고인 A

피고인 A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에 따라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하여 죄책이 무겁다. 다만, 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자의 유족에게 5억 4,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여 유족이 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유사사건 양형례 및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 B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 B 주식회사에 대하여 대표이사 A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에 따라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점, 동종 처벌전력은 없고,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하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피고인 E, 주식회사 F에 대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범행의 죄책이 가볍지는 않으나, 피고인들의 안전조치불이행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 점, 시정명령에 따라 시정조치를 완료한 점 등을 각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 E의 나이, 성행, 환경, 각 범행의 동기와 경위, 방법과 횟수, 결과, 범행 후 정황, 피해회복의 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위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위 피고인들과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사유는 원심이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적정하며, 항소심에서 위와 같은 양형조건이 변화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과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가.

피고인 A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나 위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위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이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별도로 기각하지 않는다).

나.

피고인 C

1)

피고인 C의 충전부 방호조치 미실시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어 원심판결 중 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위 부분은 원심이 위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으로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의 피고인 C에 대한 유죄 부분은 전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C와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의 피고인 C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2)

원심판결 중 피고인 C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다.

피고인 D 주식회사

1)

피고인 D 주식회사의 충전부 방호조치 미실시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어 원심판결 중 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위 부분은 원심이 위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으로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의 피고인 D 주식회사에 대한 유죄 부분은 전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D 주식회사와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의 피고인 D 주식회사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2)

원심판결 중 피고인 D 주식회사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라.

피고인 B주식회사, E, 주식회사 F

피고인 B 주식회사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B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