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집진기(이하 '이 사건 집진기'라 한다)의 구입, 설치, 유지관리, 보수 등은 전부 원심공동피고인 A 주식회사(이하 'A 주식회사'라고만 한다)가 담당하였고, 이 사건 집진기 폭발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청소기 역시 A 주식회사의 소유이다. 피고인은 'E'이라는 상호로 이 사건 사고장소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일을 하였으나, 영업장소와 생산설비 및 일체의 시설에 대한 소유권과 관리권은 A 주식회사가 가지고 있었고, 피고인은 단순히 생산인력만 투입하여 자동차부품을 생산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된 설비에 대한 소유권이나 유지관리 · 보수 권한이 없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은 A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집진기의 수리에 관하여 어떠한 내용도 고지받은 적이 없고, 이 사건 사고 당일 이 사건 집진기의 수리가 있을 예정이라는 점에 관하여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A 주식회사의 설비담당자였던 피해자 F도 이 사건 사고 당일 ECU하우징 2라인에 있는 이 사건 집진기의 수리를 위하여 출근한 것이 아니었고, ECU하우징 1라인 리크 공정 데이터 전송 개선작업을 위하여 출근한 것이었는데, 피해자 F이 스스로 판단하여 ECU하우징 2라인 마킹 공정 수리 및 개선을 위해 공조시설 설치업자인 피해자 H을 이 사건 사고 현장으로 오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
피해자 H은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자도 아니고, 피고인이 이 사건 집진기의 수리를 의뢰한 적도 없으며, 피고인은 피해자 H이 이 사건 집진기의 수리를 위하여 이 사건 사고장소에 온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는바, 피고인에게 피해자 H에 대한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사건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 및 예견가능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1>.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1]에서 알루미늄 분진을 제외하지 아니하고 금속 분말을 인화성 고체로 지정한 이상, 산업재해를 예방하려는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성 등의 대상이 되는 '화학물질의 분류·표기 및 물질안전 보건자료에 관한 기준'과 'GHS분류기준에 따른 인화성 고체의 연소특성평가'보고서를 근거로 인화성이 확인된 알루미늄 분진을 인화성 고체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피고인들<2>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집진기가 적어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5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인화성 고체인 알루미늄 분진을 저장하는 설비임이 분명하고, 앞서 살핀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30조와 제311조에서 정한 폭발위험장소는 인화성 고체가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재료로 제조하거나 그러한 재료를 사용하는 산업 장소까지 포함한다고 보아야 한다.
증거들에 의하면 정전기로 인하여 알루미늄 분진이 폭발한 것은 분명하고, 정전기로 인한 폭발 가능성이 상존하는 이상 정전기 방지 의무는 이 사건 집진기를 소유하면서 관리하는 피고인 A 주식회사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집진기가 포함된 생산설비에
서 생산하면서 관리하는 E에게도 부여된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알루미늄 분진 폭발에 대하여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집진기는 알루미늄 분진을 포집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점, ② 집진기 내부에 포집된 알루미늄 분진이 잔존하는 점, ③ 알루미늄 분진을 포함한 분진 관련 폭발사고가 언론을 통해 다수 보도된 점, ④ 이 사건 집진기를 설치한 업체 직원은 설치 당시 장비 사용방법 및 주의 사항을 안내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집진기의 취급설명서에도 폭발, 인화등 위험성 있는 분진에 대한 사용상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12년경 수립한 알루미늄 분진의 폭발방지에 관한 기술지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집진기를 설치한 제조업체가 집진기에 포집된 분진이 정전기와 착화되어 폭발할 위험성 등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교육하는 점, ⑥ 이 사건 집진기는 상시 피해자 F이 유지 및 보수하는 생산설비이자 피해자 G가 관리하는 생산설비이고, 이 사건 사고 직전 생산 라인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피해자들이 인화성 고체인 알루미늄 분진이 존재하는 이 사건 집진기 내부에 화염이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집진기를 열고 확인하려고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정전기 등 점화원이 있는 경우 알루미늄 분진의 폭발 가능성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 ·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위 죄는 성립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1906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위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같은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E'은 2021. 1. 6. A 주식회사로부터 부품 제조 하도급을 받는 내용으로 A 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에서 E은 수급사업자로서 원사업자인 A 주식회사로부터 안산시 단원구D, 1층 일부(이하 '이 사건 사고장소'라 한다)와 함께 그곳에 있는 전자제어유닛(ECU) 생산라인 2대를 임차하면서 원자재 투입, 생산, 품질관리, 물류관리, 실적관리 등 생산 업무를 수행하기로 약정하였고(증거목록 순번 9번, 증거기록 1권 제25 내지 28면, 제44 내지 45면), 이에 따라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장소에서 E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알루미늄 재질의 자동차부품에 대한 일련번호 각인 작업(레이저 마킹) 및 부품 가용접 작업을 위한 생산라인을 가동하게 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은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25조는 '사업주는 별표1의 위험물질을 제조하거나 취급하는 경우에 폭발 · 화재 및 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방호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물반응성 물질, 인화성 고체를 각각 그 특성에 따라 화기나 그 밖에 점화원이 될 우려가 있는 것에 접근시키거나 발화를 촉진하는 물질 또는 물에 접촉시키거나 가열하거나 마찰시키거나 충격을 가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규칙 [별표1]은 위험물질의 종류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물반응성 물질 및 인화성 고체'에 '금속 분말(마그네슘 분말은 제외한다)'이 포함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규칙 제230조 제1항은 '사업주는 다음 각호의 장소에 대하여 폭발위험장소의 구분도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한국산업표준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가스폭발 위험장소 또는 분진폭발 위험장소로 설정하여 관리해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인화성 고체를 제조 · 사용하는 장소'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폭발위험장소의 구분도를 작성 · 관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규칙 제325조 제1항은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설비를 사용할 때에 정전기에 의한 화재 또는 폭발 등의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설비에 대하여 확실한 방법으로 접지를 하거나, 도전성 재료를 사용하거나 가습및 점화원이 될 우려가 없는 제전장치를 사용하는 등 정전기의 발생을 억제하거나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5호에서 '인화성 고체를 저장하거나 취급하는 설비'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는 인체에 대전된 정전기에 의한 화재 또는 폭발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정전기 대전방지용 안전화 착용, 제전복 착용, 정전기 제전용구 사용 등의 조치를 하거나 작업장 바닥 등에 도전성을 갖추도록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발행한 「알루미늄 분진의 폭발방지에 관한 기술지침(KOSHA GUIDE P-68-2012)」 에는 알루미늄 연소의 위험성에 관하여 '알루미늄은 연소열이 매우 크기 때문에 폭발압력이 다른 금속에 비하여 크며 평균 입경이 22μm에서의 폭발지수(Kst)는 1100[bar·m/s]으로서 폭발위험성이 매우 높다.', 점화원 방지대책에 관하여 '근로자는 정전기 축적이 되지 않는 작업복을 착용하고 작업복 바지의 끝단이 접히지 않도록 하여 분진이 쌓이지 않게 해야 하며 작업복 외측의 주머니가 없는 것을 사용한다.', '퇴적 분진이 발생한 경우에는 즉시 도전성 또는 비착화성 청소도구를 사용하거나 분진폭발안전대책형 진공청소기를 사용하여 제거한다.', 작업장 안전대책에 관하여 '알루미늄 분진을 취급하거나 제조하는 작업장 내 또는 분체 수송공정을 조작중인 경우에는 정전기의 발생, 전기적 사고, 그리고 금속 등의 이물질의 충돌에 의한 불꽃 발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설비에 따른 안전대책에 관하여 '진공청소기는 정전기가 축적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접지를 하도록 한다.', '건식 집진기 필터에 부착된 알루미늄 분진을 제거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청소 또는 도구는 충격이나 마찰에 의해 불꽃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사용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증거목록 순번 32번, 증거기록 1권 제373 내지 376면, 제380면)
위와 같은 관련 규정들의 내용 및 산업재해를 예방하려는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 및 입법 취지, 「알루미늄 분진의 폭발방지에 관한 기술지침」 의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1]에서 정한 '인화성 고체'에는 알루미늄 분진이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집진기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5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인화성 고체를 저장하거나 취급하는 설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며, 이 사건 사고장소와 같이 알루미늄 분진이 발생할 수 있는 작업을 수행하는 장소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30조에서 정한 '폭발위험장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장소에서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알루미늄 분진이 발생할 수 있는 생산설비 가동 등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피고인으로서는 인화성 물질인 알루미늄 분진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폭발 · 화재 및 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방호조치를 하지 아니하고는 알루미늄 분진을 점화원이 될 우려가 있는 것에 접근시키거나 마찰시키거나 충격을 가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되고, 이 사건 사고장소의 구분도를 작성 · 관리하여야 하며, 인체에 대전된 정전기에 의한 화재 또는 폭발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전기 대전방지용 안전화 착용, 제전복 착용, 정전기 제전용구 사용 등의 조치를 하거나 작업장 바닥 등에 도전성을 갖추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장소의 구분도를 작성 · 관리하지 않았고,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정전기를 방지할 수 있는 제전화나 제전복, 제전장갑을 착용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사고장소에서 작업을 하도록 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장소에 도전성 또는 비착화성 청소도구나 분진폭발안전대책형 진공청소기를 비치하여 사용하게 하지 않고 방폭 성능이 없는 일반 산업용 진공청소기(이하 '이 사건 청소기'라 한다)를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이 사건 집진기를 점검 및 보수하려던 피해자들이 집진기 문을 개방하여 분산된 알루미늄 분진을 이 사건 청소기로 흡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정전기가 알루미늄 분진과 반응하여 폭발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장소에서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알루미늄 분진이 발생할 수 있는 생산설비 가동 등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사업주로서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이상, 피해자 H이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이 사건 집진기의 수리를 의뢰한 적이 없으며 피해자 H이 이 사건 사고장소에 온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성립에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3>.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A 주식회사가 이 사건 집진기나 이 사건 청소기에 대한 소유권과 관리권을 가지고 있었고, 피고인에게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나 유지관리 ·보수 권한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사업주로서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이 사건 사고장소에서 생산작업을 수행하도록 지시한 이상, 이 사건 집진기나 이 사건 청소기의 소유권이나 관리권이 피고인에게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인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재해방지의무 내지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이 그러한 재해방지의무 내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이 된 이상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등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더욱이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르면 수급사업자인 피고인은 작업을 할 때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작업자들에게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 장구는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에 임하도록 관리하여야 하며(증거목록 순번 9번, 증거기록 1권 제35면), 원사업자인 A 주식회사로부터 임차한 장비에 대하여 단순 부품교체, 장비 상태 운영 수시점검및 교육, 외주업체 보수시 감독 등 단순작업 지원 등 유지 · 관리 활동을 하여야 하는바(증거목록 순번 9번, 증거기록 1권 제45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집진기나 이 사건 청소기의 유지관리 · 보수 권한이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A 주식회사에서 생산설비 관리업무를 담당하던 피해자 F도 원심 법정에서 '간단한 유지보수 같은 경우에는 E이 직접 하고 있고 만약에 필터 교체나 모터 교체 등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A에서 진행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공판기록 제222면), A 주식회사의 생산기술팀 팀장으로 재직하던 J도 원심 법정에서 '설비는 A 소유이고 설비를 유지관리 점검하는 것은 E에서 했다. 일반적으로 매일 체크하는 일상점검, 유지 이런 것들은 E에서 했고 정기적으로 1년에 한두 번씩 필터교체나 이런 것들은 A에서 진행했다.',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 작업지시, 관리는 E이 수행했다.', '근로자들에 대한 보호구 지급 및 착용 관리는 협력업체(E)에서 해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238면, 제246 내지247면, 제250면).
피고인은, 피고인이 A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집진기의 수리에 관하여 어떠한 내용도 고지받지 못하여 이 사건 사고 당일 집진기의 수리가 있을 예정이라는 점에 관하여 인지하지 못하였다는 사정 등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 F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에도 가루 떨어진 것은 빗자루로 쓸거나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청소한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목록 순번 123번, 증거기록 3권 제473면),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현장에 상주하면서 작업을 감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공판기록 제229면),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장소에서 적절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필적이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일 이 사건 집진기의 수리가 있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등의 사정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방해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환(재판장) 김은교 조순표
각주1) 원심공동피고인 A 주식회사, B(A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은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다가 이를 모두 취하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각주2) 피고인과 원심공동피고인들을 지칭한다. 이하 본항에서 같다.
각주3) 피해자 H에 대하여는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죄로만 기소되었고,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기소된 것은 아니다(2024. 1. 9.자 검찰 의견서, 원심 제2회 공판조서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