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F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8월에, 피고인 F 주식회사를 벌금 5,000만 원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F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C, D, E, 주식회사 G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B, C, D, E, 주식회사 G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원심판결
제17면의 '법령의 적용' 아래에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를 추가하고, 제18면 제13행 내지 15행의 "위험물안전관리법 제36조 제1호, 제5조 제3항 제1호(위험물 저장 · 취급에 관한 중요기준 위반의 점), 위험물안전관리법 제37조 제2호, 제15조 제7항(안전관리자 참여 없이 한 위험물 취급의 점)"을 "위험물안전관리법 제38조 제2항, 제36조 제1호, 제5조 제3항 제1호(위험물 저장 · 취급에 관한 중요기준 위반의 점), 위험물안전관리법 제38조 제2항, 제37조 제2호, 제15조 제7항(안전관리자 참여 없이 한 위험물 취급의 점)"으로 수정하는 것으로 각 경정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A, C, E, F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F'이라 한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이하 '이 사건 부칙 단서'라 한다)는 "이 법 시행 당시 개인사업자 또는 상시 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서는 공포(2021. 1. 26.) 후 3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공사는 '저장탱크의 펌프 및 배관'을 설치하는 공사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건설공사에 해당하고, 계약금액이 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부칙 단서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일(2024. 1. 27.) 이전인 2022. 3.29.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이 사건 사고 당시 본건 저장탱크는 환경부의 허가가 나지 않아 사용조차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이 사건 공사로 설치하는 예비 펌프와 배관은 기존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본건 저장탱크를 추가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일종의 예비 설비였으므로, 본건 저장탱크 내지 예비 펌프 및 배관은 피고인 F의 핵심시설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 F은 폐기물 수집 및 처리 업무만을 수행할 뿐 시설물 설치공사를 수행할 능력이나 자격을 갖추고 있지 않아 이 사건 공사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반면, 피고인 주식회사 G(이하 '피고인 G'이라 한다)은 폐기물처리시설을 전문적으로 설계 · 설치하여 온 업체이므로 이 사건 공사에 대한 전문성이 있었던 점, 이 사건 공사의 구체적인 작업 순서나 방법은 피고인 G의 부장인 피고인 D과 과장 H이 정하였고, 피해자들을 포함한 작업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한 사람은 피고인 D이었으며, 작업 도면 역시 피고인 G이 작성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F은 '건설공사발주자'의 지위에 있을 뿐'도급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 F이 도급인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피고인 A, F의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 등의 죄책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
피고인 F이 건설공사발주자에 불과한 점이나 위 나)항에서 주장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F이 이 사건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배 · 운영 · 관리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 A, F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제5조, 제4조에 따른 안전 · 보건 확보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공사는 계약 당시부터 조립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되었던 점,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된 벤트배관 및 리턴배관 연결 작업의 경우 충분히 조립식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음에도 피해자들은 위 합의 사항을 위반하여 본건 저장탱크 상부에서 용접을 위한 화기작업을 수행하였던 점, 피고인 C은 본건 저장탱크에서 화기 작업을 절대 수행하지 말 것을 피고인 G에 수차례 전달하였고, 특히 본건 저장탱크 상부에서는 화기작업을 절대로 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던 점, 피고인 G은 2021. 9. 27.경부터 2021. 10. 1.경까지 피고인 F 사업장에서 에어배관 연결 작업을 수행하였는데, 위 작업 역시 본건 저장탱크 인근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조립식으로 이루어졌는바, 당시 피고인 D과 과장 H, 피해자 I 등이 작업에 참여하였던 점, 피고인 C은 2022. 3. 28.에야 화기작업을 목격하였고, 피해자들에게 용접을 하지 말라고 요청하였으며, 피고인 D에게 유선으로 용접 작업 엄금과 관련하여 현장으로 와서 관리 · 감독을 실시해 줄 것을 요청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A, F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보건 조치의무가 인정된다거나 피고인 A, C에게 형법에 따른 업무상 주의의무가 인정될 수 없고, 피고인 A, C에게 의무 위반이나 의무 위반에 대한 고의 또는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도 인정될 수 없으며, 어떠한 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이 피고인 A, F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 보건 조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고, 따라서 이 사건 사고에 대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 A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 보건 조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 보건 확보의무 위반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나아가 설령 피고인 A, F이 산업안전보건법상안전 · 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의무 위반이 중대재해처벌법상안전 · 보건 확보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이 없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피고인 A, F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5조 위반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 즉, 산업안전보건법 제65조는 도급인에 대하여 적용되는 규정인데, 피고인 F은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이 건설공사발주자일 뿐 도급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규정은 피고인 F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5조의 취지는 배관을 개조 · 분해 · 해체 · 철거하는 과정에서 폐유기용제가 유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인데, 이 사건과 같이 배관을 새로 설치하는 경우, 특히 조립식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폐유기용제가 유출될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위 규정에 따라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정보를 문서로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피고인 E은 위험물안전관리법 제15조 제6항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위 규정은 위험물을 취급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은 위험물을 취급하는 작업이 아니라 본건 저장탱크에 이송 및 리턴배관을 연결하는 작업중 발생한 것이므로, 위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피고인 B, G
피고인 B는 이 사건 작업에 대한 계약 체결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공사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 없었고, 생산부 업무 총괄자이자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 D에게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수시로 지시하였으며, 그에 따라 피고인 D이나H 등 현장관리책임자들이 피해자들에게 본건 저장탱크 위에서의 용접작업 등 위험성있는 작업을 자제하라고 지시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B의 경우 이 사건 사고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 조치의무나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징역 10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B: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C: 금고 6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D: 금고 4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E: 벌금100만 원, 피고인 F: 벌금 8,000만 원, 피고인 G: 벌금 500만 원)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피고인 A, C, E, F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 F의 이 사건 부칙 단서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피고인 A, F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에 관하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부칙 단서 중 '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공사' 부분은 그 문언이 '상시근로자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을 대체하는 형태로 규정되어 있어 건설업체에 대하여만 적용된다고 보아 건설업체가 아닌 피고인 F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먼저 이 사건 공사가 건설공사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는 제2호에서 '건설업'을 '건설공사를 하는 업'으로 규정하고, 제4호에서 '건설공사'를 '토목공사, 건축공사, 산업설비공사, 조경공사, 환경시설공사, 그 밖에 명칭과 관계없이 시설물을 설치 · 유지 · 보수하는공사(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한 부지조성공사를 포함한다) 및 기계설비나 그 밖의 구조물의 설치 및 해체공사 등'으로 규정하면서 전기공사업법에 따른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업법에 따른 정보통신공사, 소방시설공사업법에 따른 소방시설공사, 국가유산수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가유산 수리공사는 제외하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조 제2항,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 1.파.1).은 '기계설비공사'를 '건축물 · 플랜트 그 밖의 공작물에 급배수 · 위생 · 냉난방 ·공기조화 · 기계기구 · 배관설비 등을 조립 · 설치하는 공사'로 규정하고 있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는 피고인 F 사업장 내에 있던 옥외탱크저장소인 본건 저장탱크에 예비 펌프 및 이송배관, 리턴 배관을 설치하는 것인 사실, 본건 저장탱크는 지면에 설치된 철골탱크 받침대에 앙카볼트 등으로 고정되어 설치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공사는 공작물에 배관설비 등을 설치하는 공사로서 건설공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국토교통부도건설공사 해당 여부에 관한 중앙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의 질의에 이와 동일한 취지로 회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318)].
형사법 규정은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 · 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되며, 다만 형벌법규를 해석하면서 가능한 문언의 의미 내에서 해당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법률체계적 연관성에 따라 그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 · 논리적 해석방법은 그 규정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접근한 해석을 위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부합한다. 한편, 피고인에게 유리한 규정의 축소해석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위 법리에 비추어 아래에서 언급하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부칙 단서 중 '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공사' 부분은 문제되는 건설공사의 공사금액이 50억 원 미만인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공사는 공사금액이 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50억 원 미만이므로, 결국 2022. 3. 29. 발생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인 A, F에 대하여는 이 사건 부칙 단서 규정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우리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중대산업재해가 단순히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 개인의 부주의 또는 현장관리자의 위법행위 등에서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업 내의 부실한 안전관리체계, 위험관리시스템 부재 등 제도적 ·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인식 하에, 이러한 제도적 · 구조적 문제를 개선 · 시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등에게 사업 전체를 아우르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제반 조치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중대산업재해를 실질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정되었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마련 등을 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기 위하여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이 법 시행 당시 개인사업자 또는 상시 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서는 공포(2021. 1. 26.) 후 3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부칙 단서는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 등 영세 사업장의 예산 · 인력 부족과 안전보건시스템의 미비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에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개인사업자 또는 상시 근로자가 50인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과 같은 영세 사업장에 대해서는 1년의 유예기간보다 긴 3년의 유예기간을 두었다. 그 과정에서 대규모 공사는 3년의 유예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건설공사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상시 근로자의 수'가 아니라 '공사금액'을 기준으로 하여 해당 공사가 소규모의 영세한 공사로서 관리체계가 부실한지 여부 등이 판단되어 왔던 점을 고려하여 '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공사' 부분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산업안전보건법 제3조는 적용 범위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이 법은 모든 사업에 적용한다. 다만, 유해 · 위험의 정도, 사업의 종류,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건설공사의 경우에는 건설공사 금액을 말한다. 이하 같다)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종류의 사
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7조, [별표 4]는 과태료 부과기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별표 4] 제2항은 '사업 ·사업장의 규모나 공사 규모에 따른 과태료 감경기준'에 관하여 "상시근로자 수가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이거나 공사금액이 50억 원 미만인 건설공사의 사업 또는 사업장인 경우에는 제3호의 개별기준에도 불구하고 그 과태료의 1/2 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과태료 감경기준은 이 사건 부칙 단서와 마찬가지로 영세 사업장의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부칙 단서 규정 중 '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공사' 부분이 건설업체에 대해서만 적용된다고 해석할 경우, 건설업체가 다른 건설 업체에게 공사금액이 50억 원 미만의 건설공사를 도급주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유예될 여지가 있는 반면, 비건설업체가 건설업체에게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건설공사를 도급주는 경우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게 된다. 이는 동일한 건설공사에 대해 도급인의 유형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 후자의 경우 전자에 비해 건설공사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짐에도 오히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가 배제된다는 점에서 불합리할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중대재해처벌법 및 이 사건 부칙 단서의 입법취지에도 반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 A, F에 대하여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는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피고인 A, C, F의 주장에 관한 판단(피고인 A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C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F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심의 판단
피고인 A, C, F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피고인 F이 도급인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① 본건 저장탱크는 피고인 F이 소유 · 관리하는 설비로 피고인 F의 사업장 내에 존재하는 점, ② 본건 저장탱크는 폐유기용제가 저장되어 있는 폭발 위험이 있는 특수한 시설로서 피고인 F의 사업 목적인 액상폐기물 처리를 위한 필수적인 시설인 점, ③ 피고인 G은 소각로 제조 등을 사업목적으로 할 뿐 폐기물이 저장된 위험물 탱크에 대한 가스 농도 측정 등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아니하고, 피고인 G이 독자적으로 폐유기용제를 인출하거나 제거할 능력도 없는 점, ④ 폐유기용제가 저장되어 있는 본건 저장탱크에 펌프와 배관을 추가로 설치하는 이 사건 공사는 본건 저장탱크를 개조 · 보수하는 부가적인 공사로 보이는 점, ⑤ 계약 당시 피고인 G은 피고인 F에 공사공정표를 제출하고 피고인 F이 공사감독과 재료에 대한 사전검사를 하기로 정하기도 한 점, ⑥ 피고인 F의 시설지원부장 피고인 C 등이수시로 현장을 감독하고 배관의 위치 및 연결 방식에 대하여도 피고인 G에 구체적으로 지시한 점, ⑦ 폐유기용제가 저장되어 있는 위험물 저장탱크에 펌프와 배관을 설치하는 작업에 피고인 G이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F은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하지 않고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① 이 사건 공사에 용접 공정이 포함되어 있었고 피해자들은 용접공이었던 점, ② 2022. 3. 15.경 설치된 배관에서도 이미 용접의 흔적이 확인되고 실제 이 사고 발생 직전 수차례 본건 저장탱크 인근에서 용접작업이 이루어졌으며, 본건 저장탱크와 근접한 곳에 용접장소가 별도로 존재하기도 하였던 점, ③ 설령 피고인 F이 본건 저장탱크 인근에서 용접작업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하여도 폐유기용제의 위험성에 비해 상당히 낮은 피고인 G의 위험물 관리능력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에 부족하였고,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물의 제거, 화재감시자 지정, 인 화성 액체 증기 농도 수시 측정, 작업지휘자 지정 등의 행위를 하였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본건 저장탱크 인근에서 화기 사용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예측하였고, 그에 따른 사고 가능성 역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을 근거로 하여 피고인 A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C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F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든 사정들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위와 같이 원심이 든 사정들을 비롯하여 ①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사망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는, 도급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 · 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 · 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도급 사업주가 해당 건설공사에 대하여 행사한 실질적 영향력의 정도, 도급 사업주의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는 점(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참조), ② 아래에서 언급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사는 위험물 취급 작업에 해당하고, 작업 과정에서 본건 저장탱크의 벤트배관이 해체됨에 따라 폐유기용제에서 발생한 유증기가 밖으로 배출될 위험이 있는바, 본건 저장탱크에 남아 있던 폐유기용제와 그 위험성 등과 관련하여서는 폐기물 소각로나 대기오염방지시설 제조 및 설치, 유지, 보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피고인 G이 아니라, 폐기물 처리업체인 피고인 F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 · 관리 권한 역시 피고인 F이 가진다고 할 것인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따라서 피고인 A, C, F의 이 부분 사실오인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E, F의 주장에 관한 판단(피고인 E에 대한 위험물안전관리법위반의 점, 피고인 F에 대한 위험물 취급에 관한 안전관리 및 감독 미이행으로 인한 위험물안전관리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위험물안전관리법 제15조 제6항은 "안전관리자는 위험물을 취급하는 작업을 하는 때에는 작업자에게 안전관리에 관한 필요한 지시를 하는 등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바 에 따라 위험물의 취급에 관한 안전관리와 감독을 하여야 하고, 제조소등의 관계인과 그 종사자는 안전관리자의 위험물 안전관리에 관한 의견을 존중하고 그 권고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험물안전관리법 시행규칙 제55조는 제1 내지 6호에서 안전관리자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고, 그 중 제6호는 "그 밖에 위험물을 수납한 용기를 차량에 적재하는 작업, 위험물설비를 보수하는 작업 등 위험물의 취급과 관련된 작업의 안전에 관하여 필요한 감독의 수행"을 규정하고 있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본건 저장탱크에는 폐유기용제가 남아 있었고, 이 사건 공사에는 폐유기용제가 남아 있던 본건 저장탱크의 벤트배관과 리턴배관을 연결하는 작업이 포함되어 있으며, 작업 과정에서 본건 저장탱크의 벤트배관이 해체됨에 따라 폐유기용제에서 발생한 유증기가 밖으로 배출될 위험이 있는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사는 '위험물 취급작업'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피고인 E, F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 G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B, G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B, G이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본건 저장탱크 인근에서 화기 사용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예측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해자들의 업무 등으로 충분히 화기 사용의 가능성과 그에 따른 사고 가능성 역시 인식하였다고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 B는 이 사건 사고로 조사를 받을 당시 '이 사건 공사가 소규모 공사이기 때문에 대표이사 J에게 보고하지 않고 본인이전결처리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피고인 B는 조사 당시 '이 사건 공사가 옥외 위험물 탱크를 순환하는 펌프 및 배관 설치 정도로 알고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작업일보에 공사명이 'F(주) 옥외 저장탱크~1, 2호기 폐수 이송배관 공사'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④ 피고인 B, G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공사를 관리하던 피고인 D은 이 사건 공사를 관리하는 업무 이외에 사무실에서 도면을 작성하는 업무, 공사일정 관리, 인력 배치, 견적물량 산출, 재고 관리, 안전관리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어 업무가 과중하였고, 더욱이 피고인 D은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던 기간에 코로나에 감염되어 2022. 3. 22.경부터 2022. 3. 26.경까지 자가격리를 하였던 것으로 보여 이 사건 공사를 제대로 관리 · 감독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피고인 D은 원심에서 '위 자가격리 기간 중 자신을 대신하여 이 사건 공사를 관리 · 감독할 사람을 지정하지 않았고, H이 대신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⑤ 그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공사의 현장 관리자가 여러 차례 변경되었고, 그 결과 작업 범위등에 관한 인수인계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B, G으로서는 이 사건 공사 과정에서 공사 수행 방식 등에 대한 관리 ·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서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사고 발생의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B, G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으므로, 피고인 B, G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 C, D, E, G 및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해자들의 유족과 합의가 이루어진 점,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들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등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리하거나 불리한 정상을 두루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을 발견할 수 없다. 그 밖에 위 피고인들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의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 A, F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F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피고인 A, F에 대하여 위 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피고인 A)를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한 후 나머지 각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리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F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고인 A, F 및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F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B, C, D, E, G의 항소와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제17면의 '법령의 적용' 아래에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가 누락되었고, 제18면 제13행 내지 15행의 "위험물안전관리법 제36조 제1호, 제5조 제3항 제1호(위험물 저장 · 취급에 관한 중요기준 위반의 점), 위험물안전관리법 제37조 제2호, 제15조 제7항(안전관리자 참여 없이 한 위험물 취급의 점)"은 "위험물안전관리법 제38조 제2항, 제36조 제1호, 제5조 제3항 제1호(위험물 저장 · 취급에 관한 중요기준 위반의 점), 위험물안전관리법 제38조 제2항, 제37조 제2호, 제15조 제7항(안전관리자 참여없이 한 위험물 취급의 점)"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추가 및 수정하는 것으로 각 경정한다.
【피고인 A, F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