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 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반도체장비 제조 및 판매업, 소프트웨어 자문 및 개발업, 서비스업 등을 영업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2024. 9. 9.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부터 피고의 생산팀에서 생산관리자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위 근로계약에 따른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은 2024. 9. 9.부터 2025. 9. 8.까지이다.
피고 직원 C의 원고에 대한 면담 진행
피고의 직원인 C은 2025. 1. 10.경 피고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원고와 업무 관련 면담을 진행하였다.
당시 C은 원고에 대하여 '업무 방식이 회사와 맞지 않는 것 같다'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메일 전송
원고는 2025. 1. 13.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이메일을 전송하였다.
원고의 피고 출근 현황
원고는 2025. 1. 14.경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관련 법리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란 당사자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함에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되고(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9013, 29020, 29037, 29044 판결 등 참조), 해고 무효 확인의 소는 해고의 무효, 즉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고용관계의 존속을 확인함으로써 그 고용관계 자체를 회복하려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고용관계 자체의 존속을 인정하였다면 원칙적으로 해고 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1. 2. 22. 선고 90다카27389 판결의 취지 참조).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는데, 근로계약관계가 이와 같은 해고 때문에 종료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서울고등법원 2013. 10. 16. 선고 2012누34756 판결, 대법원 2014.2. 28. 선고 2013두2390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는 '피고의 직원 C은 2025. 1. 10.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이하 원고가 주장하는 해당 해고를 '이 사건 해고'라 지칭한다)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에 반하여 무효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있다.
앞서 본 사실과 증거, 갑 제1, 5, 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인정되기는 한다.
위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것과 같이 C은 2025. 1. 10.경 피고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원고와 업무 관련 면담을 진행하였고, 당시 C이 원고에 대하여 '업무 방식이 회사와 맞지 않는 것 같다'라는 말을 하였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리고 C은 피고의 생산팀 팀장으로서 B 사내근로복지기금의 감사직을 겸임하고 있다.
피고의 회사 4대보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2025. 1. 16. 근로복지공단에 원고의 고용보험 자격 상실일을 2025. 1. 14.자로, 상실코드는 23으로, 상실사유는 '경영상 필요 및 회사불황'으로 각 신고한 사실이 있다.
원고는 2025. 1. 20.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취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같은 날 및 2025. 2. 24.경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취지의 이유서를 위 위원회에 제출하였다.
한편, 피고의 직원 중 1인은 2025. 1. 18.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과 증거, 을 제2 내지 7, 9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해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가 2025. 1. 10.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2>
C이 작성한 면담일지를 보면 "면담 시작할 때 최근 원고의 표정이 좋지 않아'요즘 표정이 너무 좋지 않으시다. 업무가 힘드냐?'라는 질문으로 먼저 시작함", "이후 '피고와 업무 진행이 맞질 않으시는거 같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조치사항은 경영팀에서 연락을 따로 할 것이다'라는 내용 전달 후 면담 종료하였음"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C이 작성한 사실확인서를 살펴보면 "사실이 아닙니다. 1. 10. 16:00경 원고에게 전화로 상담 요청을 하였습니다. 상담 시 '요즘 표정이 안 좋으시다. 힘든일 있으시 냐'라는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후 '업무 방식이 회사와 맞지 않으신 거 같다. 이후 경영팀장이 연락을 할 것입니다'라고 전달했습니다. 이후 이야기는 경영팀과 나누겠다하며 자리를 일어나셨습니다. 구두로 해고 통보한 사실은 없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
되어 있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여 보면 C이 원고에게 원고의 주장과 같은 구두 해고 통보를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의문이 든다. 또한 C은 피고의 생산팀 팀장으로서 생산팀의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 원고에 대한 해고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의 경영기획팀이 피고 직원의 인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피고의 경영기획실장은 2025. 1. 17. '보내주신 이메일은 확인은 했으며, 제가 요청한 면담도 거부하시고, 공식적인 사직서 품의도 없었으며, C 팀장 말로는 해고의사를 표현한 게 아니고 회사와 업무가 맞지 않는다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저와 나눠보라고 하셨다고 하던데요', '누가 회사를 나가달라고 하던가요? 이메일 하나 보내시고, 회사를 안 나오시면 어떻게 합니까. 공식적인 절차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저와 이야기를 하셔야죠', '며칠을 기다렸지만, 회사를 계속 안 나오셔서 문자 드립니다', '출근하셔서 말씀 나누시죠', '월요일에 정상 출근하셔서 오전에 뵙도록 하시죠'라는 문자메시지를, 2025. 1. 21. '오늘도 출근을 안하셨던데요. 내일은 출근하셔서 저와 이야기 좀 나누시죠. 그 동안 출근 안하신 거는 연차휴가로 처리할 테니 내일은 회사에 뵙도록 하시죠.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각 원고에게 전송하였고, 2025. 1. 21. 원고에게 '제조팀장은 인사권한이 없는 직위임을 명확히 밝힘과 동시에 귀하의 행위는 정당성 없는 무단결근에 해당하므로 2025. 1. 22.부터 정상 출근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출근명령서를 이메일을 통해 전송하기도 하였다(원고는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 및 이메일을 전송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 및 이메일이 각각 원고가 사용하는 휴대전화번호 및 이메일 주소로 발송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피고의 직원을 통해 원고의 정상적인 출근을 계속해서 독려한 것으로 보이며, 달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일방적인 의사표시로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통보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를 찾기 어렵다.③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은 2025. 3. 25. 피고에게 '원고가 실제로 해고통보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으며,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해고의 권한이 있는 자로부터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사업장에서 출근을 독촉하였음에도 근로자는 이에 응하지 아니한 것으로 확인되므로, 본 사건에서 해고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로 진정사건 처리 결과를 회신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역시 2025. 3. 21. '원고의 주장 외에 피고가 2025. 1. 13.자에 원고를 해고 하였다고 볼 만한 어떠한 구체적 자료가 제시되거나 확인된 바 없어 이 사건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피고의 직원이 2025. 1. 16. 근로복지공단에 원고의 고용보험 자격 상실일을 2025. 1. 14.자로, 상실코드는 23으로, 상실사유는 '경영상 필요 및 회사불황'으로 각 신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는 그다음 날인 같은 해 1. 17. 위와 같은 신고가 '사업주 착오신고'임을 이유로 4대보험 자격상실 취소 신고를 곧바로 접수한 것으로 보이고, 근로복지공단 화성지사는 2025. 4. 2. '조사일 현재 원고와 피고 모두 근로계약의 종료에 대한 의사표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생산팀장 C은 인사 및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통상의 중간 관리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사용자 등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취지로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이 '취득' 상태로 유지됨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임금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행해진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여 무효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합계 42,249,995원 및 원고가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2025. 1. 14.부터 원고의 근로계약 만료일인 2025. 9. 8.까지 월 5,416,666원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구체적 판단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원고의 피고 근로자 지위가 2025. 9. 8.까지 그대로 유지되었던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2025.1. 14.경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은 모두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로서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3>
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민수(재판장) 윤상운 손민아
1원고는 해고일자를 2025. 1. 13.로 특정하였으나 이는 오기로 보인다.¦
2설령 위 해고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더라도 아래에서 살펴보는 것과 같이 이 사건 해고의 존재 자체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의 해고무효 확인 청구는 이유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3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으나(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2025. 1. 14.경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그동안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이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