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5. 1. 4.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5. 1. 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2,929,16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 2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69,408,604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2019. 3. 11. 의학 및 약학 연구 개발업, 연구장비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업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2019. 3. 14.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피고의 전략기획본부 소속 비등기 전무이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와 피고는 2019. 3. 14.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20. 4. 16.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2019. 3. 14.자 근로계약과 비교하였을 때 원고의 근로시간이 주5일에서 주4일로 변경되었고, 피고의 대표이사 E과 부사장 F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의 내용에 동의함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보장된다는 내용(제13조)이 추가되었다(이하 위 2019. 3. 14.자 근로계약 및 2020. 4. 16.자 근로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 통보
피고는 2024. 12. 2.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게 2024. 12. 3.부터 2025.1. 4.까지 업무정지(재택근무)를 명하고, 원고를 2025. 1. 4.자로 해임한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피고의 취업규칙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원고의 부당해고구제신청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불복하여 2025. 1. 15.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5. 3. 12.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의 출근 현황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 2025. 1. 5.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실체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이상 원고가 피고에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에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를 2025. 1. 4.자로 해고하여 퇴직시켰음에도 이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근무기간 2019. 3. 14.부터 2025. 1. 4.까지, 월 평균임금 12,929,167원을 기준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69,408,604원의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의 임원에 해당한다. 그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민법상 위임관계가 적용되고 민법 제689조에 따라 당사자는 위임계약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므로, 결국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 역시 이유 없고, 원고가 피고의 임원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의 정관에 별도로 정함이 있거나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요하므로, 퇴직금 청구에 관한 원고의 청구 역시 이유 없다고 보아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3두54914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 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다100760 판결 등 참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근로기준법 제27조)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였으나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인 경우에 근로자는 그 부당해고기간 동안에 정상적으로 일을 계속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다. 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해고가 무효인 이상 그동안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 못한 것은 근로자를 부당하게 해고한 사용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626 판결,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해고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과 증거, 을 제2 내지 9, 12 내지 20, 22,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은 인정된다.
원고가 피고에 근무할 당시 원고의 직책은 전무이사로서 비등기 임원에 해당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145,000,000원이라는 고액의 연봉을 보수로서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설립될 시 작성된 '회사 설립 및 운영을 위한 합의서'를 보면 원고는 피고의 공동 설립자로서 표기되어 있고, 원고는 위 합의서에 따라 피고의 주식 역시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위 합의서 제7조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의 고문 또는 업무집행임원으로서 경영, 회계, 법률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피고와 관련된 각종 계약서, 협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사용인감계를 사용하여 왔고, 피고 직원들에 대한 인사평가, 연봉 협상, 근태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2. 4. 21.경 피고의 직원에게 '2022. 5.경부터 조직도 변경 및 위임전결규정이 시행될 예정이므로 급여명세서에 원고의 직급을 임원으로 변경하여 표기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전송하기도 하였다.
피고의 직원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지침서를 필독하고 그 내용을 숙지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에 서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확인서에 원고의 서명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2021. 7. 26.자 및 2023. 2. 16.자 각 임원회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원고는 각 임원회의에 임원으로서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1. 7. 26.자 임원회의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인하여 원고가 실직할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10억 원에 달하는 퇴직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정관변경과 관련된 의제가 논의된 것 으로 보이고, 2023. 2. 16.자 임원회의에서는 투자 유치, 직원 급여, 법인카드 및 법인카드 사용, 원고의 변호사 겸직과 관련된 내용이 주요 회의 의제로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대금 지급을 지연한다는 이유로 피고 소유의 서류등 일정한 물건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위하여 피고 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CCTV를 개인적으로 설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의 일부 직원들은 '피고 임원인 원고는 약 10%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자 피고의 공동창업자이자 전무이사로서 현재는 법률분야를 총괄하는 분야에 있지만 인사분야와 법률분야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습니다. 원고의 전문적인 능력및 담당직위, 담당한 포괄적인 권한과 업무 수행 실태, 의사결정 등의 참여 정도, 직원보다 우대받은 보수 및 처우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회사의 임원이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탄원서를 작성 및 제출하기도 하였다.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불복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3, 4, 7 내지 8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인정사실 및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은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 계약 서문을 보면 '피고와 원고는 다음과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상호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이행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계약 제1조, 제2조, 제4조, 제7조, 제11조, 제12조의 각 문언 및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정해진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에서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2020. 4. 16.자 근로계약의 제13조를 보면'근로관계의 보장'이라는 제목으로 '본 계약의 각 동의인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 내용에 동의한다'라고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의 대표이사 및 부사장 역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에 해당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그와 같은 근로관계를 실질적으로 보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반해 피고의 부사장인 F는 '연봉계약서'라는 제목으로 피고와 연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위 연봉계약서에는 '피고와 F는 이사 보수의 지급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연봉계약을 체결하고 상호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이행하기로 한다', '본 연봉계약은 F가 등기이사 및 부사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피고는 이에 대한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결의한 이사의 보수한도총액 이내에서 지급하기 위하여 필요한 제반 사정을 규정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연차 유급 휴가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에 따른다. 단, 이로 인하여 F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F의 이사로서의 손해배상책임. 비밀유지의무와 관련된 내용들 역시 포함되어 있다.
위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F와 달리 원고는 형식적으로 피고의 임원 직위에 있기는 하였으나 피고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로부터 지시받은 업무를 처리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이 사건 계약에는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의 효력에 따라 이에 구속된 상태로 근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해진 근무지를 벗어나 출장을 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피고 부사장 및 대표이사에게 출장신청 결재를 상신한 후 출장을 간 것으로 보이고, 출장 후에는 출장 내용을 일일이 피고 부사장 및 대표이사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연가 및 반가 등을 사용할 때 피고 부사장 및 대표이사에게 일일이 휴가신청 결재를 상신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 부사장 및 대표이사는 이러한 원고의 휴가신청을 실질적으로 결재하면서(일부 신청의 경우 피고 부사장 및 대표이사가 이를 반려하기도 하였다) 원고의 근태상황을 구체적으로 관리·감독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피고의 임직원은 '사용자'와 근로자인 '종업원'으로 구분되고(제4조), 종업원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며(취업규칙 제9조), 사용자는 종업원이 질병, 재해 등 기타 불가피한 사유 및 기타 경영상의 사유로 인해 해당 직무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다른 직무로 배치 전환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원고는 '근로계약서'라는 이름으로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의 대표이사는 2024. 1. 22. 피고의 경영난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원고의 근무부서를 전략기획부에서 영업부로 일방적으로 변경하기도하였다.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원고가 피고에 근무할 당시 원고의 직책은 전무이사로서 형식적으로 임원에 해당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 임원으로서 등기되어 있지 않은 비등기 임원이었고, 피고 주주총회의 선임 절차 없이 피고와 단순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고의 전무이사에 임명되었으며,<1> 피고 업무의 중요사항(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자금 차입, 부동산 매입, 주주총회 소집, 신주발행 등)을 심의·결의하는 이사회 및 피고의 장비, 신약 개발 등에 관한 중요 업무회의인 '팀장회의'에 전부 참석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2020년경부터 2024년경까지의 피고 출퇴근기록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에 매일 출근하여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법률, 특허, 인사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업무수행 계획, 진행 경과, 처리 결과 등을 피고 대표이사에게 상세히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피고 위임전결 규정 등 각종 내규 및 규정 제·개정, 직원들에 대한 법정의무교육 진행, 비밀유지계약서, 투자계약서 등 각종 계약서 검토, 인사 행정 사무 처리, 피고 직원들에 대한 급여 지급, 피고내부에서 발생한 성추행 관련 사건의 법적 처리, 재판 진행 상황 보고, 외부 기관에 대한 내용증명 작성 등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모든 업무는 피고 대표이사의 승인 내지 결재 아래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고는 위와 같은 근무 내용에 관하여 1차 평가자를 피고 부사장, 2차 평가자를 피고 대표이사로 하는 인사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해보면 원고는 피고의 포괄적인 위임 아래 특정 업무와 관련된 위임사무를 독립적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라, 피고 대표이사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에 따라 피고의 법률 및 기획 업무 등을 처리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매월 고정급의 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았고,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위와 같은 급여를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것으로 보인다.<2> 특히 피고 대표이사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는바, 피고 대표이사 역시 원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설립될 시 작성된 '회사 설립 및 운영을 위한 합의서'에 원고가 피고의 공동 설립자로서 표기되어 있다는 사실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그러나 원고, 피고 대표이사 및 부사장이 2022. 4. 15. 합의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 이메일(을 제14호증)을 살펴보면 "'회사 설립 및 운영을 위한 합의서', '회사에 대한 임원책임 약정서'는 2022. 4. 15.자로 그 모든 효력을 상실한다. 이에 따라 위 효력 상실 날짜 이전의 내용으로는 어떠한 문제도 제기할 수 없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이 2022. 4. 15.부터 효력을 잃은 '회사 설립 및 운영을 위한 합의서'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임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원고의 피고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는 이상,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본다.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면서 9개의 사유를 해고 사유로 제시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고, 앞서 본 사실과 증거, 을 제2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가 피고에 근무하는 동안 피고 회사 사무실에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서의 업무를 일부 겸직한 사실, ② 피고가 원고에 대한 대금 지급을 지연한다는 이유로 원고가 피고 소유의 서류 등 일정한 물건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고, 이를 위하여 피고 내에 있는 원고의 사무실에 CCTV를 개인적으로 설치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없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인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러한 책임 사유의 존재는 사용자인 피고가 입증하여야 한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위한 객관적인 증거, 즉 ㉮ 원고의 비위행위 및 그 정도, ㉯ 이 사건 해고 통보서에 기재되어 있는 9개의 해고 사유가 이 사건 계약 및 피고 취업규칙 상 어떤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원고는 피고가 관련되어 있는 법적 분쟁을 원만하게 처리하고자 2021. 4. 23.경 피고로부터 겸직허가를 받아 피고의 승인 아래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서의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 대한 기망행위를 함으로써 1일 유급 휴가 수당을 편취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원고가 주 4일 근무를 하게 된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20. 4. 16.자 근로계약 제4조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2023. 2. 16.자 임원회의 회의록(을 제16호증)을 보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겸직업무를 허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점, ㉰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해진 근무지를 벗어나 출장을 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피고 부사장 및 대표이사에게 출장신청 결재를 상신한 후 출장을 간 것으로 보이고, 출장 후에는 출장 내용을 일일이 피고 부사장 및 대표이사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가 개인적으로 CCTV를 설치하고 유치권 행사 통보를 한 것을 사실로 보이나, 이는 원고가 사비로 대납한 피고의 법률 비용을 피고가 변제해주지 않자 원고가 이를 피고로부터 지급받으려는 정당한 목적으로 유치권 행사 및 CCTV 설치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 역시 원고가 위와 같은 법률 비용을 대납하였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다투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해고 사유에 정당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 취업규칙 제75조에 따르면 피고가 종업원을 해고하기 위해서는 경영진 회의에서 징계사유를 심의하고 그에 따른 징계결정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를 살펴보더라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 과정에서 위와 같은 징계사유의 실질적인 심의 및 결정 과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이사회 회의록 등의 객관적인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사실 및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에 해당하는 사실,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해고 통보로 인해 2025. 1. 5.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은 모두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결국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는 것이고, 원고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 못한 것은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 한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미 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5. 1. 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2,929,167원(피고가 매월 원고에게 12,929,167원의 보수를 지급하였다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이유 있다.
퇴직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퇴직금청구권은 계속 근로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하여 발생하는데(대법원 1996. 5. 14. 선고 95다1925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해고가 무효에 해당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계속해서 존속하고 있음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 사건 해고무효 확인청구가 이유 있는 이상 그 밖의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피지 않더라도 이유 없다고 판단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민수(재판장) 윤상운 손민아
각주1) 이와 달리 피고 대표이사 E, 부사장 F 등 피고의 등기 임원들은 피고 정관 제33조에 따라 피고의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선임되었다.
각주2) 원고는 근로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하였고, 고용보험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