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2025. 1. 16. 피고에 입사하여 부사장 직위를 역임한 사람이고, 피고는 의료기기, 미용기기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업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임원 위촉 계약 체결
원고와 피고는 2025. 1. 16. 원고를 피고의 임원으로 위촉하는 임원 위촉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2> 다. 원고와 피고 대표이사의 면담 및 피고의 원고에 대한 사직서 제출 요구 등
원고는 2025. 3. 17. 피고의 대표이사 C와 일대일 개인 면담을 진행하였다.
위와 같은 면담이 진행된 후 C는 2025. 3. 18., 같은 달 21. 및 같은 달 31.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해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및 문자메시지를 각 전송하였으며, 2025.4. 3. 및 같은 달 7. 원고에게 '귀하는 구두 및 문자로 사직의사를 표명하였습니다. 이
에 따라 퇴사 절차를 진행하고자 하오니, 원활한 처리를 위해 2025. 4. 9.까지 사직서를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내용증명우편을 각 발송하였다.
원고의 피고 근무 종료시기
원고는 2025. 4. 2. 피고 회사 출입증을 반납한 후 같은 날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내지 7, 22 내지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6,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주위적으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5. 4.2.자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는 다음과 같은 사유에서 위법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25. 4. 3.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미 지급된 보수를 지급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는데,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해고 사유와 해고시기가 특정되어 있는 적법한 서면 통지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
피고는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인 원고를 해고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도 위반된다.
예비적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은 위임계약으로서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이상, 피고는 민법 제689조 등에 따라 원고에게 잔여 계약기간에 대응하는 보수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의 주위적 청구원인과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의 예비적 청구원인과 관련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에 해당하고 피고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이 사건 위촉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잔여 계약기간에 대응하는 보수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구체적 판단
원고의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4, 18 내지 21, 28, 29, 3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인정되기는 한다.
피고의 대표이사 C는 원고에게 해외영업본부장의 인선, 제품의 품질 관리, 피고 직원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 분배, 매출 및 영업이익률 관리 등 피고의 전반적인 운영에 관하여 업무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C에게 주식담보대출, 근로계약서의 전자문서 전환, 자회사 지사장 선발, 제품 품질 개선, 직원 채용 등 다양한 업무 영역에 관하여 구체적인 업무 보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의 휴가신청은 C가 직접 결재 및 반려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피고에 출근할 때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피고에 입사한 시점인 2025. 1. 16.부터 원고가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날인 같은 해 4. 2.까지의 피고 회사 건물 입·출차기록을 살펴보면, 원고는 대부분 오전 9시 이전에 피고에 출근하고 오후 6시를 넘은 시각에 피고 회사 건물에서 퇴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2 내지 5, 7 내지 21, 23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서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직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원인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는 2025. 1. 9.경 본사 및 계열사 영업 및 마케팅 업무 전반 총괄, 신제품및 신규사업개발, 본부장 등 피고 고위 관리자에 대한 관리 및 육성 등의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전문적인 임원으로서 부사장 직급을 선임하기 위하여 헤드헌팅 회사에 후보자 추천을 의뢰한 것으로 보이고, 그 결과 각종 회사에서 CFO 및 부대표 경험을 두루 거친 원고를 최종적으로 피고의 부사장에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의 원고 채용 경위 및 경과, 원고의 경력사항 및 직위 등을 고려해보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일반적인 근로자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사건 계약 제1조에 따라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피고가 위탁한 업무를 수임 받아 처리하는 내용의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제2조에 따라 원고의 주요 업무는 대표이사를 보좌하고 피고 및 그 자회사의 경영 전략 계획을 수립 및 진행하는 일이었으며, 제3조에 따라 원고는 봉급으로 200,000,000원에 달하는 고액의 연봉을 약속받았다. 또한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시 별도로 인센티브 지급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의 연결영업이익이 200억 원 이상 달성될 시 1억 원, 연결영업이익이 120억 원 이상 200억 원 미만 규모로 달성될 시 5,000만 원을 각 원고에게 지급하는 내용이다. 결국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원고의 업무분장, 봉급 수준, 피고의 영업이익에 따라 원고가 획득할 수 있는 인센티브의 규모 및 수준 등을 고려해보면 원고를 일반적인 근로자라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피고 일반 직원들의 봉급 수준과 원고의 봉급 수준을 비교해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피고의 내부 위임전결 규정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의 부사장으로서 아래 사항들에 관하여 전결권을 보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와 같은 원고의 전결 범위에 피고 직원의 채용, 승급, 봉급 수준 등에 관한 결정 권한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에 준하여 피고의 경영 및 인사 전반에 관한 사항들에 대해서 의사결정권한을 보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생략>
피고의 일반 직원들은 근로계약 및 피고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그에 따라 근로시간 등을 엄격하게 준수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서 피고 임원들에게만 적용되는 피고 임원 인사 규정의 적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일반직원들과 달리 15:48, 17:17, 19:04 등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에 출근을 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 역시 원고의 근태 상황을 따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일반 직원들과 달리 피고로부터 법인차량을 제공받아 이를 개인적으로 이용하였으며, 월 200만 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이를 업무에 사용한 것 으로 보인다.
물론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 C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아 해당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업무 보고를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의 직위는 부사장으로서 피고의 조직도 상 피고 대표이사의 감독·지휘를 받는 직책에 해당하는 점,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원고의 수임 업무는 기본적으로 대표이사를 보좌하는 일인 점 등을 고려해보면, 설령 원고가 피고로부터 일정한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임받은 업무의 집행과 관련하여 통상적으로 필요한 것에 해당할 뿐, 그러한 이유만으로 원고가 담당한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는 데에 그친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
원고의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 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그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나, 그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한한다고 볼 것이고, 또한 사무처리의 완료를 조건으로 하여 보수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과 같은 유상위임계약에 있어서는 시기 여하에 불문하고 사무처리 완료 이전에 계약이 해지되면 당연히 그에 대한 보수청구권을 상실하는 것으로 계약 당시에 예정되어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지에 있어서의 불리한 시기란 있을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수임인의 사무처리 완료 전에 위임계약을 해지한 것만으로 수임인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0.6. 9. 선고 98다642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유상위임계약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모두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이를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원고는 모두 이 사건 계약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고, 사무처리 완료 이전에 계약이 해지되면 당연히 그에 대한 보수청구권을 상실하는 것으로 계약 당시에 예정되어 있었던 이 사건 계약의 특성상 설령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였다고 하더라도(다만,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직원인 D는 '원고가 직접2025. 3. 31.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계약 해지에 합의했다는 내용을 D에게 공유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확인서를 작성 및 제출한 점, ② 원고가 피고에게 '감사의견에 많은게 걸려있으니, 그 부분 처리 마무리하고 잡음 없이 알아서 잘 퇴사하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점 등을 모두 고려해보면 원고와 피고는 상호 합의 하에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미지급 보수 상당액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청구원인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민수(재판장) 윤상운 손민아
1원고의 주장취지 및 청구원인, 이 사건 소송의 진행 경과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위와 같이 원고의 청구취지를 선해한다.
2임원위촉계약서(을 제1호증)에는 '2,000,00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