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07. 4. 6. 선고 2006노15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1)

피고인이 D의 아버지인 E으로부터 받은 1,000만원은 E, D, 피고인의 각 진술에 비추어 볼 때 D의 입사에 대한 대가라기보다는, 피고인이 집안의 29대 종손인데,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아버지가 식도암으로 수술을 받고 병중에 있었고, 동생이 1억 이상의 카드빚을 지고 있었으며, 다른 동생마저도 교통사고를 내어 피고인이 이를 수습한 직후여서 피고인의 아버지가 동생들(E 포함)에게 피고인을 도와 줄 것을 부탁하여 E이 다른 동생들과 나누어 전한 돈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D으로부터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에 입사 추천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실이 없어 D을 추천한 사실도 없었으므로, E이 피고인에게 교부한 금1,000만원은 D의 F 취업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없다.

(2)

설사 피고인이 D을 추천하였고, E으로부터 받은 1,000만원이 D의 취업에 대한 대가인 것으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이외에는 인사청탁을 하거나 그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D의 입사 전후로 피고인이 D이나 E에게 금전의 지급을 요청한 사실도 없으며, 오히려 E이 종중 및 가족일로 어려운 형편에 있는 종손인 피고인을 도와준 측면이 크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

가사 유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힘든 가족상황에서 처와 세 딸을 부양해야 할 처지에 있는데 원심의 형이 확정될 경우 성실히 일해 온 직장에서 해고될 우려가 높은 점, 돈을 교부한 E 및 D과 친족관계에 있다는 점, 다른 노조간부들과 달리 이 사건 이외에는 어떠한 취업비리를 저지른 적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선고형(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은 그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94. 2. 21.경 F 생산관리 3부에 입사하여 2000년~2002년 및 2004년 위 F 노동조합의 대의원을 역임한 자인바,

2003. 9.경 울산 북구 G건물 H호 피고인의 집에서 사촌동생인 D으로부터 'F에 정식사원으로 입사하려고 하니 추천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위 D을 추천하여 위 D이 같은 해 10. 13. 위 F에 취업하도록 하고, 취업 다음날인 같은달 14. 울산 남구 I 소재 D의 집에서 D의 아버지인 E으로부터 추천 사례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교부받아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한 것이다.

나.

원심의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변소함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J, E의 각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E에 대한 검찰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D의 이력서 및 J의 업무일지에 대한 각 문서검증결과, 각 수사보고(인사기록서류 첨부 보고, 송치의견서 첨부 보고, 입금사실 확인 보고)"를 증거로 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피고인이 인정하고 있거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1994. 2. 21.경 F에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면서 F의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2000년도에 조합원 100명당 1명꼴로 선출하는 대의원직에 선출된 것을 계기로 이후 2001년도, 2002년도, 2004년도에 노동조합의 대의원으로 활동하였다.

(2)

피고인의 사촌동생인 D은 2003. 9.경 F 생산직 사원모집에 입사원서를 제출하여 같은해 10. 13. F에 취업하였는데, 피고인은 위 D의 취업 다음날인 같은달 14. 울산 남구 I 소재 D의 집에서 D의 아버지인 E으로부터 1,000만원을 교부받았다.

나.

판단

(1)

피고인이 D을 추천하고 그 대가로 1,000만원을 수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입사지원시에 제출된 D의 이력서 하단에 추천자로 피고인의 이름과 사번, D과의 관계,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F 노사협력팀 차장으로 근무하는 J은 2003. 9.경 피고인으로부터 D의 취업과 관련하여 전화연락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그 업무일지에 피고인의 영문이니셜과 함께 D의 이름, 협력업체 출신이 아니라는 의미에서의 "일반", 피고인과의 관계, 면접일자 등이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여기에다 D이 입사지원을 하면서 바로 전년도까지 노조대의원이었던 사촌형인 피고인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을 특별한 이유가 없었던 사정을 보태어보면 피고인이 D의 입사추천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과 D 및 E과의 관계, 경제적 형편, 위 1,000만원의 교부시점(D의 취업이 확정된 다음날), 교부방법(가입적금을 해지하여 해지당일 피고인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교부)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인 및 E 등의 주장대로 E이 피고인에게 1,000만원을 교부하면서 피고인의 힘든 처지를 도와주기 위한 취지도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E은 피고인의 입사추천에 대한 보답의 의미로 이 사건 돈을 교부하였고, 피고인은 적어도 자신이 D의 입사를 추천하여 준 대가의 취지도 있다는 것을 알고 위 돈을 교부받았다고 볼 것이므로, 위 1,000만원은 피고인이 D의 입사추천에 대한 대가로 수수한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이점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이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8조(중간착취의 배제)는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10조에서 위 제8조에 위반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위 규정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취업에 개입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야 하고, 여기에서의 '영리로'의 의미는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의사'를 말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에 해당하는 위 규정의 전단 부분은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의사 내지 목적으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규정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뇌물수수죄에 관한 규정(형법 제129조는 공무원 등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 등을 하는 경우 즉 그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하는 모든 경우를 처벌하고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등과 비교하여 볼 때 위 근로기준법 제8조의 전단 부분과 제110조는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 그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모든 경우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영리'의 의사로 개입한 경우에 한하여 처벌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은 영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에 대하여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고 할 것이나, 그러한 영리성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그 행위의 상대방과의 인적관계, 타인의 취업에 개입한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이나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행위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관련 규정의 취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에 있어서,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D의 입사추천을 하고 그 대가성이 있는 금원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와 같은 타인의 취업에 개입한 행위를 영리로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인정한 사실들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피고인은 F에서 노동조합 대의원 등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 사건에서 문제된 D의 입사추천을 하여 준 이외에는 달리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 취업사례비 명목의 돈을 받거나 취업알선 등의 인사 청탁을 한 적이 없어 보이는 점, 피고인이 입사추천을 한 D은 피고인의 사촌으로 가까운 친척관계에 있는데, 그 입사지원 당시 D의 어머니가 F회사 K 공장식당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어서 이력서에 D의 어머니와 피고인이 함께 추천자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은 D의 입사지원과 관련하여 F 노사협력팀 차장인 J에게 전화하는 등으로 입사추천을 한 이외에 다른 청탁이나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E이 피고인에게 1,000만원을 준 것에는 종중 및 가족 · 친지일로 동분서주하는 종손인 피고인이 안쓰럽고, 병중인 피고인의 아버지가 동생인 E에게 피고인을 돌봐줄 것을 부탁도 하여 도와준 측면이 있는 점, 또한 F에서 노조간부로서 취업비리가 문제된 사안의 경우에 있어서 대체로 문제된 노조간부들이 입사를 희망하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취업의 대가로 수수한 금원의 액수는 통상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의 고액인 반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수수한 금원은 1,000만원에 불과하고 2005. 2.경 500만원을 E에게 돌려준 점, 피고인이 이 사건에서 수수한 1,000만원을 교부 받은 행위의 동기나 경위와 그 수단 및 방법에 있어서도 D을 입사추천하기 전이나 후에 D의 취업대가로 E이나 D으로부터 대가를 지급받기로 약속하거나 요구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D의 입사추천에 대한 대가성 있는 금원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그것이 '영리로'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아도 위와 같은 영리성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였다고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으므로, 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4.

결론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형천(재판장) 조현철 박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