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및 제2 원심판결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2년 8월에 처한다.
제1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 B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사실오인
제1 원심판결 중 피해자 V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원발주처인 지금강으로부터 납품대금을 직접 받아갈 수 있도록 직불동의서를 작성해 주고 작업을 하게 하였는데, 이후 피고인 회사의 자금사정이 어려워 추가 작업을 해주지 못하자 지금강에서 대신 추가 작업을 한 다음 피고인 회사에 지급할 대금이 없다고 하면서 피해자에게 약속한 납품대금을 주지 않았을 뿐이고, 피고인이 처음부터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은 없는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이 당심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제1, 2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제1 원심 징역 3년, 제2 원심 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
제1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제2 원심판결의 피고인 A에 대한 형(징역 1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제1, 제2 원심법원이 피고인 A에 대하여 울산지방법원 2013고단3410, 6747, 6891(병합)호 및 울산지방법원 2014고단1048, 1856(병합)호로 각각 따로 심리를 마친 후 전자에 대하여는 징역 3년에, 후자에 대하여는 징역 1년에 각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인 A은 위 각 판결에 대하여, 검사는 제2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며, 당심법원은 위 두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는바, 피고인 A에 대한 제1, 2 원심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의하여 경합범 가중을 한 형기 범위 내에서 단일한 선고형으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및 제2 원심판결은 모두 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및 제2 원심판결에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제1 원심판결에 대한 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2. 9. 14.경 울산 울주군 W에 있는 I 사무실에서 피해자 V에게 "주식회사 지금강(이하 '지금강'이라고 한다)이 현대제철로부터 벨트컨베이어 약 400톤 상당을 제작,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금강이 I에 하도급을 주었는데, 당신이 운영하는 X에 이를 다시 하청을 주겠다. 납품을 해 주면 톤당 60만 원씩 계산하여 제작대금을 주겠다."라고 말하였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2. 9.경 시가 9,240만 원 상당의 벨트컨베이어 143톤, 2012. 10.경부터 같은 해 11.경까지 시가 4,620만원 상당의 벨트 컨테이어 77톤 합계 1억 3,86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납품받아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1도769 판결 참조).
살피건대, 제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11. 10.경 공장을 매입하면서 20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는 등 거액의 채무가 있었고, 2012. 2. 경부터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였으며, 2011. 3.경부터 2012. 9.경 사이에 고철매입업자 여러 명으로부터 10억 원이 넘는 고철선수금을 받으면서도, 거의 고철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위 선수금으로 회사의 기존 채무를 변제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해자 V으로부터 벨트컨베이어의 납품을 받을 당시인 2012. 9. 경에는 피고인의 재정 상황이 이미 심각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 V에게 벨트컨베이어 납품을 받으면 매월 기성고에 따라 익월 20일까지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피해자가 2012. 9.경 시가 9,240만 원 상당의 벨트컨베이어 143톤을 납품하고 2012. 11.경까지 4,620만 원 상당의 벨트컨베이어 77톤을 더 납품하였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의 납품에 따라 원청인 지금강으로부터 2012. 9. 27. 계약금 6,300만 원, 2012. 11. 8. 기성금 약 3,000만 원을 수령하였음에도 이를 전혀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않았고, 피고인과 피해자 간의 2012. 11. 26.자 직불동의서 작성 이후 피해자가지금강에 대하여 직불요청을 한 상태였음에도, 피고인이 지금강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대금을 지불해줄 것을 요청하여 지금강으로부터 직접 4,850만 원 가량을 수령하였으며, 이 돈도 피해자에게 전혀 지급하지 않은 점, ③ 피고인이 지금강에 벨트컨베이어를 납품함에 있어, 피해자가 부담하는 용접 작업 외에 피고인이 직접 하여야 하는 검사, 도장, 운송 및 피해자에 대한 자재공급 등을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여 결국 피해자가지금강으로부터 납품대금 직불을 받지 못하게 된 점 등을 종합하면, 당시 피고인에게는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지급하거나 지금강을 통하여 직불되게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B에게 동종 전력이 없고, 상피고인 A의 요구에 의해 피해자 두산캐피탈에 대한 사기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보이며, 편취금은 모두 상피고인 A에게 송금되어 피고인이 취한 직접적 이익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여 본다고 하더라도, 편취액이 1억 9,600만 원에 이르고,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으며, 피해자를 기망하는 계획적·조직적인 범행 과정에서 피고인과 C의 역할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보이는데, 피고인의 회사 내 지위, 피고인과 C의 관계, 연령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책임이 가볍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및 제2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A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