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의 지위
원고는 2010. 10.경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물류팀장으로 화물운송 및 납품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B에서 근무하던 중인 2011. 3. 16. '상호: C, 사업장 소재지: 부산 금정구 D아파트 709호, 업태: 운송, 종목: 화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다가, 2012. 9. 30. 폐업신고를 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처분졍위
C 소속 근로자로 일을 하던 E은 2012. 1. 19., F은 2012. 6. 14. 각각 업무상 재해로 팔과 다리를 다쳤다.
E은 2012. 4.경 B을 사업주로 하여 피고에 대해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2. 7. 12. 원고에게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11조에 따른 보험관계 신고 및 보험료 납부통지를 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 C에 관한 보험관계성립신고를 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사업주로 하여 E, F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하였고, 원고에게 보험관계성립신고를 하지 않은 기간 중에 재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26조 제1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1항에 따라 E, F에게 지급한 보험급여액의 50%에 해당하는 산재보험급여액으로서 2012. 12. 12. 21,151,530원, 2013. 4. 17. 17,495,730원을 각 징수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2012. 12. 12.자 징수처분을 '제1차 처분'이라 하고, 2013. 4. 17.자 처분을 '제2차 처분'이라 한다. 제1, 2차 처분과 관련된 법령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관련 행정소송의 경위
원고는 2014. 3. 18. 울산지방법원 2014구합575호로 제2차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5. 1. 8. 위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가 위 판결에 대해 항소하여 부산고등법원 2015누20268호로 항소심이 계속되었는데, 피고는 위 법원의 2015. 6. 18.자 조정권고에 따라 제2차 처분을 취소한 뒤 2015. 7. 22. 원고에게 위 처분에 기해 징수한 15,914,780원을 반환하였고, 원고는 2016. 1. 20. 위 소송을 취하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 내지 8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붙은 것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청구원인
원고는 B의 물류팀장으로서 B의 요청에 따라 C로 사업자등록을 마쳤고 그 이후에도 종전과 동일하게 B의 지휘·감독을 받아 화물운송 및 납품 업무를 하여 왔는바, 원고는 실질적으로 B의 근로자에 불과하므로 원고를 사업주로 보아 한 제1, 2처분의 하자는 중대하고 객관적으로 명백하다.
따라서 제1, 2처분은 모두 당연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가 위 처분들에 따라 납부한 보험료 총 34,265,590원에서 이미 환급된 15,914,780원을 공제한 18,350,810원을 부당이득으로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제1, 2처분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
갑 제1 내지 3, 5, 6, 9,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B은 1997. 1. 23. 골판지 상자 제조업을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대표이사는 G이다.
원고는 2010. 10.경 B에 입사하여 물류팀장으로서 화물운송 및 납품, 인원관리 업무를 담당하여 오다가, B의 요구로 물류팀을 분리하면서 2011. 3. 16. C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원고는 2011. 3. 14. B으로부터 B 소유의 화물차량 9대를 보증금 없이 임대차기간 2011. 3. 15.부터 2012. 6. 14.까지로 정하여 무상으로 임차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11. 3. 16. B과 용역비 월 3,100만 원, 기간 2011. 3. 16.부터 2012. 3. 15.까지인 제품운송 및 납품 용역계약을 체결한 다음 B으로부터 임차한 화물차량을 이용하여 B의 제품을 운송 및 납품해 왔는데, 위 용역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오전 7 내지 8시경에 B의 사업장으로 출근하여 밤 10 내지 11시경 퇴근하였는데, 전날 미리 B으로부터 출고대상 목록을 받아 정리한 다음, 운행 당일 우선 출고대상부터 상차하여 거래처에 납품하는 일을 하였다.
원고는 통상 B으로부터 지시받은 배송장소 및 물건에 대한 정보를 C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달하고 배송실적을 B에 보고하였으며, 위와 같은 원고의 업무내용은 원고가 B에 입사한 때부터 동일하였다.
E, F을 포함한 C 소속 근로자들은 처음에 B에 입사하여 당시 물류팀장이었던 원고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아 B의 제품을 거래처에 납품하고 요율표에 따라 임금을 받았으며, 4대 보험 적용 없이 거주자 사업소득 원천징수를 하는 방식으로 소득세 신고를 하였다.
원고가 C에 관한 사업자등록을 한 후에도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종전과 같은 근무형태, B의 작업복 착용과 임금 계산 방식 등이 유지되었고, 4대 보험·소득세 원천징수 관계도 변함이 없었으며, 임금만 원고를 통해 받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C 소속 근로자들은 B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구분 없이 식당을 사용하고, 정기교육과 임시교육을 받았으며, 원고를 동료 근로자로 인식하였고, 요양급여 신청을 할 당시 사업주를 B으로 기재하는 등 사업주를 B으로 인식하였다.
C와는 달리 B 소속 근로자들은 정기적으로 상여금을, 부정기적으로 성과금을 받아 왔고, 4대 보험에도 대부분 가입되어 있다.
위 인정사실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B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근로자 E, F의 사업주는 원고(C)가 아닌 B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i) 원고와 B 사이의 임대차계약, 제품운송 및 납품 용역계약에 따르면, 원고는 B이 지시하는 물품 운송 외에 다른 용도로 차량을 운행하거나 독립적인 지위에서 물품운송을 위탁받을 수 없었고, 실제로도 다른 용도로 차량을 운행하지 않았으며, B이 정한 업무내용, 근무시간 및 장소에 따라야 했을 뿐 달리 자율적으로 위 사항을 결정할 권한이 없었다고 보인다.
ii) 원고는 B 소유의 화물차량 전부를 제품운송 및 납품 용역계약기간 동안 보증금 없이 무상 임차하였고, B은 위 화물차량의 유류비, 관리·유지비, 보험료, 제세공과금을 모두 부담하였으며, 업무 종료 후에는 위 화물차량을 B의 사업장 소재지 내에 주차 · 관리하도록 하였는바, 원고는 C의 주요한 장비인 화물차량에 대하여 형식적인 권한만 가지고 있었고, B이 여전히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인다.
iii) 원고와 B 사이의 용역계약의 내용에 의하면 원고가 새로운 고용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B의 관리·감독을 받도록 하고 있는 등, 원고가 사업주로서 운용할 수 있는 재량권이 거의 없었다고 판단된다.
iv) C 소속 근로자들은 B 소속 근로자들과 달리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상여금 등을 지급받지 않았으나, C 소속 근로자들은 B 소속으로 근무할 당시에도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B이 아닌 원고(C)를 사업주로 보고 내려진 제1, 2처분은 모두 위법하다.
제1, 2처분이 당연무효인지 여부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하여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보아야 할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 하자를 이유로 무단히 그 효과를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행정행위의 공정력은 판결의 기판력과 같은 효력은 아니지만 그 공정력의 객관적 범위에 속하는 행정행위의 하자가 취소사유에 불과한 때에는 그 처분이 취소되지 않는 한 처분의 효력을 부정하여 그로 인한 이득을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라고 말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고,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는바, 행정청이 어느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어느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여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하여 행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그 처분의 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하여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처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그것이 처분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때에는 비록 이를 오인한 하자가 중대하다고 할지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7. 5. 9. 선고 95다46722 판결,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2다68485 판결 등 참조).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3. 7. 11. 제2처분에 관해 행정심판으로 그 취소를 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근로자 E, F의 사업주가 B이 아닌 원고라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과 근로자 E, F이 형식적으로는 원고(C)에 소속되어 근무하고 있었던 사정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위 근로자들을 원고가 고용한 근로자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고, 원고가 제1, 2처분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는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가 위와 같은 사정을 오인하여 한 제1, 2처분의 하자가 외관상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주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