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피고인은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검사
사실오인
피해자의 진술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고, 위 진술과 피해자 얼굴 부위의 상처 사진, 상해진단서 등에 의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됨에도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항소에 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6. 8. 12.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한 후 2017. 1. 21. 이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공시송달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인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록상 직권조사사유도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에 따라 항소기각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나, 아래와 같이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을 선고하는 이상 이를 따로 주문에 표시하지 아니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상해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4. 2. 19. 05:20경 자신이 운영하는 'D' 노래방 내에서 이전에 위 노래방의 주방 요리사로 근무하였던 피해자 G(52세)이 체불된 월급 등을 받기 위해서 위 노래방으로 찾아와 '왜 밀린 월급을 주지 않냐'라고 하며 체불된 월급 등을 지불할 것을 요구하였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수회 때려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세불명의 뇌진탕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위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직접 운전을 하여 H지구대에 들렀다가, H지구대가 관할 지구대가 아니므로 I지구대로 가라는 말을 듣고 그곳을 나왔다고 진술한 점, ② 피해자는 폭행을 당한 후 피가 많이 났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H지구대의 담당 경찰관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한다거나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다른 지구대로 가게 한 것과 피해자가 이에 순순히 응하였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점, ③ 또한 출혈이 계속되는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가지러 집에 들렀다가 I지구대로 이동하였다는 것도 이례적이라 할 것인 점, ④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주먹으로 폭행당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사진(증거기록 55, 56쪽)에 의하면 피해자의 얼굴 곳곳에 긁혀서 생긴 듯한 상처가 남아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H지구대에 들른 후 I지구대에 도착하기까지 사이에 다른 원인에 의하여 상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주먹으로 피해자 G의 얼굴 부위를 수회 때려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세불명의 뇌진탕 등의 상해를 가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폭행을 전후로 한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되는바(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728 판결 등 참조),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피가 많이 났다고 진술하면서도 H지구대를 나와 I지구대로 가기 전에 휴대폰을 가지러 자신의 집에 들른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 것이나, 이 사건으로 인하여 추후 수사기관에서의 조사에 소요되는 시간, 주변 지인에 대한 도움요청을 위한 연락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위와 같은 행보에 수긍이 되는 측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그와 같은 사정이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주요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유라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피가 많이 난 상태에서 H지구대에 들렀다면 H지구대의 담당 경찰관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한다거나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다른 지구대로 가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가 2월 새벽 5시 ~ 6시 사이였던 점,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응급을 요하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시 H지구대의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서는 위와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되므로, 그러한 사정 역시 피해자의 주요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유라고까지 보이지는 않는다.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인 역시 피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어 결국 위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해자와 피고인 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그로부터 채 1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I지구대에서 피해자의 얼굴 부위에 상해를 입은 사실이 확인된 점,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임금이 약 100만 원 정도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피고인을 무고하였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H지구대의 피해자에 대한 대응조치나 피해자가 I지구대에 도착하기까지의 경로를 근거로 피해자의 상해가 H지구대에서 나온 후 I지구대에 도착하기까지 사이에 다른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얼굴 곳곳에 긁혀서 생긴 듯한 상처가 남아 있으나, '주먹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주된 폭행이 주먹에 의한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고, 주먹으로 폭행하는 과정에서는 손톱 등에 긁혀 상처가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도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는데 방해가 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상해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고, 항소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