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18. 3. 14. 선고 2017가단14665 판결

주문

1.

이 법원 C 부동산임의경매 신청사건에 관하여 이 법원이 2017. 9. 6. 작성한 배당표 중 피고들에 대한 배당액을 각 '0원'으로, 원고에 대한 배당액 392,351,489원을 416,544,406원으로 각 고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법원에서 작성한 배당표의 내용

0 경매부동산 : 울산 남구 D 공장용지 1648.6m²와 그 지상 E블럭 1호, 2호 및 기계기구 등 일체(이하 '이 사건 경매물건'이라 칭한다)

0 채무자 겸 소유자 :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칭한다)

0 원고의 신청으로 진행된 이 법원 C 부동산임의경매 신청사건에서 이 법원은 2017. 9. 6. 실제 배당할 금액 1,136,721,937원 중, 1순위로 근로복지공단과 F의 근로자들 8명에게 체당금과 각 임금채권을 배당한 후(그 중, 피고 A에게는 '10,770,695원'이, 피고 B에게는 '13,422,222원'이 각 배당됨), 나머지 금액 중 2순위로 울산광역시 남구에 당해세가, 3순위로 근저당권자 울산신협에 대출원금 6억 6,000만 원이, 4순위로 후순위 근저당권자인 원고에게 잔액 392,351,489원이 전액 배당됨

0 원고는 위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피고들에 대한 배당액 전액에 대하여 각 이의 한다고 진술함

2.

원고의 주장요지 : 피고 A은 F의 등기된 이사 겸 주주로서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 B는 F의 일부 자산을 대물로 변제받아 임금채권을 회수하였으므로, 피고들에게 배당이 이루어져서는 아니 된다.

3.

판단 : 피고들에 대한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임

가.

피고 A의 경우

(1)

관련 법리

상법상 주식회사의 이사와 감사는 주주총회의 선임 결의를 거쳐 임명하고(상법 제382조 제1항, 제409조 제1항 참조) 그 등기를 마쳐야 하며, 이사와 감사의 법정 권한은 위와 같이 적법하게 선임된 이사와 감사만이 행사할 수 있을 뿐이고 그러한 선임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다만 회사로부터 이사라는 직함을 형식적·명목적으로 부여받은 것에 불과한 자는 상법상 이사로서의 직무권한을 행사할 수도 없다. 그리고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으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이 정한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을 따져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주식회사에서 임원인 이사 또는 감사라는 직함으로 근무하는 자라 하더라도 이사 또는 감사라는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사장이나 대표이사 등 업무집행권을 갖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이외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이사와 감사는 모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주식회사의 이사 등 임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증명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피고 A이 이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하였다. 아래에서 차례로 살핀다.

(2)

사실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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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은 2000. 4. 4. 설립됨[이하 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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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A은 2003. 3. 31. F의 등기된 '이사'에서 사임하였다가, 같은 날 재차 '이사'로 취임한 후 2009. 3. 31. 퇴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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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A은 2009. 4. 3. F의 '사내이사'로 다시 취임하였다가 2012. 3. 20. 사임하고, 같은 날 재차 '사내이사'로 취임한 후 2015. 3. 5. 사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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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A은 F이 발급한 2006. 5. 17.자 재직증명서와 명함상으로도 '관리이사(Director)'를 맡고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음[갑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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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A은 2010. 7. 5. 현재 F의 주주명부에 주식 39.2%(39,200주)를 보유한 '주주'로, 그 처인 G(H-이하 생략) 역시 주식 7.5%(7,500주)를 보유한 주주로 각 등재되어 있고, 달리 반증 없음[갑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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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A은 2015. 2. 2. 주식회사 I을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데, J자로 발급된 'K'에 관한 특허증에는 F의 대표자인 'L'가 발명자로 기재되어 있음에도 특허권자로는 위 회사가 등록되어 있음[갑 6, 을가 1]

(3)

판단

피고 A은, F의 실질 운영자인 L의 부탁으로 매월 급여를 받고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L가 피고 A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은 물론 L의 개인 형평상 피고 A이 사내이사로 등재된 것일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어떠한 구체적인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였다.

설령, 피고 A이 F의 근로자로서 근무하였고 그 근무 기간 중에 일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L가 발명한 특허가 피고 A이 설립한 회사 앞으로 이전등록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A으로서는 임금채권의 지급에 갈음하여 L로부터 위와 같은 특허상의 권리를 대물로 이전받았을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법원 2017. 5. 23. 선고 2017가단1133 판결의 기재내용만으로는 이 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F이 소장부본을 정당하게 송달받고도 답변서 등을 제출하지 않아 '무변론' 형태로 판결이 선고된 위 사건에서, 아래 피고 B의 판단 부분에서 살펴보듯이 피고 A과 L가 서로 통정(합치)하여 허위의 의사표시로 임금채권의 존재를 승인하는 위 판결 결과를 가져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어떻게 살피든지 간에 피고 A이 F에 대하여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임금채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배당법원이 피고 A에게 '10,770,695 원'을 우선 배당한 것은 잘못이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피고 A에 대한 주장은 그 합당한 이유를 갖추었으므로 받아들인다.

나.

피고 B의 경우

원고도 이 사건에서, 피고 B가 2005. 11. 5.부터 F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6. 7. 14. 퇴사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는다. 다만 아래와 같은 사정에 대해서만 다투면서 이로 인하여 F의 피고 B에 대한 임금채무가 모두 소멸되었다고 주장할 뿐이다.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핀다.

(1)

사실관계

-

피고 B는 2016. 7. 14. F에서 퇴사하였다.

-

같은 날 F과 피고 B 사이에, 그때까지 F이 보관 중이던 원자재 '구연산' 등 30개 품목 및 제품생산에 필요한 '전동 지게차' 등 13개 제조설비를 F이 피고 B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양도계약서(이하 이 사건 양도계약서라 칭한다)가 작성되었다. 이 사건 양도계약서 제2조와 제3조 제1항은 위와 같은 생산설비와 원자재를 F이 피고 B에게 '무상'으로 인계한다는 내용이, 제3조 제2항에서는 "제1항의 내용은 F의 피고 B에 대한 임금의 장기체불과 퇴직금 미지급을 보상하기 위함이다."는 내용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갑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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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B는 2016. 7. 25. F과 사이에 이 사건 경매물건에 관하여 기간 2년으로 정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2016. 7. 27. 이 사건 양도계약서에 관하여 공증인가 법무법인 태화 등부 2016년 제2154호로 공식인증까지 받았다[갑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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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피고 B는 2016. 7. 29. F 소유의 차량 2대에 관하여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록까지 마쳤다[갑 10, 11]. 위 차량들은 이 사건 양도계약서의 양도대상 목록에 포함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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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B는 2016. 8. 1. 이 사건 경매물건 소재지에서 'M'라는 상호로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마친 다음, F과 동일한 업종에 계속 종사하였다[을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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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2016. 11. 9. 원고의 신청으로 이 법원 C로 이 사건 경매물건에 관한 부동산임의경매 절차가 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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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12. 주식회사 M가 설립되었고, 피고 B는 N, O와 함께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그 소재지는 이 사건 경매물건 소재지가 아닌 '울산 남구 P'이다[갑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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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원고는 경매절차와는 별도로 경매물건에 포함되지 않은 제조설비 등 유체동산에 대한 압류절차를 진행하기 위하여, 2017. 7. 17. 피고 B에게 내용증명으로 "F 소유의 제조설비 등 일체를 임의로 반출하지 말라."는 취지가 기재된 통고서를 보냈고 [갑 15], 이는 그 무렵 피고 B에게 송달되었다[변론 전체의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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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피고 B는 2017. 7. 25.경부터 7. 30.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경매물건 소재지에서 퇴거할 때 이 사건 양도계약서를 제시하면서 이미 원고가 반출금지를 요구한 제조설비 등은 피고 B에게 이전되었고 이를 공증까지 받았다는 이유를 들어 제조설비 등을 다른 곳으로 반출하여 가져갔다[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피고 B는, F의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 기사회생을 위한 고육지책 내지 재기를 위한 업무지속의 궁여지책으로 대표자인 L의 요청에 따라 별도의 법인(M)을 설립하여 동종 사업을 계속 영위하는 과정에서 형식상 대표자로 취임한 것은 물론 위와 같은 별도의 법인 설립을 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이 사건 양도계약서를 작성하여 제조설비를 M 앞으로 이전한 것일 뿐 임금채무에 대한 대물 명목으로 이를 이전받은 것은 아니라고 다툰다. 나아가, 이 사건 양도계약서는 진정한 계약서가 아닌 '통정허위표시'로 작성된 편법적, 형식적 계약서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먼저 '통정허위표시'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B는 공증까지 받은 이 사건 양도계약서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 사건 경매물건 소재지에서 그 반출을 막아서는 원고 등을 상대로 이 사건 양도계약서에 따라 제조설비 등의 권리가 이미 피고 B에게 이전된, 피고 B의 소유 물건이라는 이유로 이를 반출하여 가져갔다. 그럼에도 이제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양도계약서의 존재로 인하여 자신에게 불리해지자, 이번에는 태도를 돌변하여 이 사건 양도계약서가 '무효'라고 정반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 민사법질서가 채택한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민법 제2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B의 위와 같은 주장은 선행행위에 명백히 반하거나 모순되는 것이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참고로, 피고 B의 위 주장에 따르면 L의 원고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이라는 중대한 형사범죄에 피고 B 스스로 공범으로 가담한 셈이 된다는 것을 덧붙여 둔다].

다음으로,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양도계약서를 그 실체와는 별도로 '유효'한 것으로 취급하는 이상, 이 법원으로서는 F과 피고 B 사이에 그 기재와 같은 내용의 계약이 정당하게 체결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사건 양도계약서 제3조 제2항은 앞서 보았듯이 F이 피고 B에 대한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는 대신 그 보상조로 제조설비 등을 양도한다고 정하고 있으니(이 사건 양도계약서 제3조 제2항에 기재된 '보상'의 의미는 어떤 것에 대한 대가로 다른 것으로 대신 갚는다는 뜻으로, 이 사건의 경우 피고 B가 받을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대신하여 제조설비 등으로 갚는다는 것이어서 이는 '대물변제'에 해당한다), 이로써 F의 피고 B에 대한 임금채무는 전부 변제되어 소멸된 셈이다.

앞서 본 이 법원 2017가단1133 판결에서 피고 B의 F에 대한 임금채권의 존재가 선고되었다 하더라도,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위 판결의 형식과 내용, 진행과정은 물론 이 사건에서 피고 B가 주장한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F 내지 그 대표자인 L와 피고 B 사이에 경매 배당금을 빼돌리기 위하여 또다른 통정허위표시가 존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위 무변론 판결의 선고결과는 단지 피고 B와 F 사이에서만 효과가 미칠 뿐, 이를 제3자에 해당하는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까지 선뜻 그대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피고 B는 재차,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른 대물변제는 근로기준법 제43조에서 정한 '전액 현금지불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다. 따라서 F이 근로자인 피고 B와 사이에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피고 B의 체불임금과 퇴직금 지급에 대신하여 그 보상조로 제조설비 등을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F의 대표자인 L가 직접 이 법정에 출석하여 당시의 상황이나 자초지종을 명확히 규명하거나 피고 B가 이 사건 양도계약서의 작성경위에 관하여 추가로 입증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참고로, 이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된 L는 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이 사건 변론종결 당시까지 피고측과 연락되거나 그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제조설비 등의 양도양수는 근로자인 피고 B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은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니, 이 사건 양도계약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물변제 합의'에 관한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772 판결 참조). 피고 B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배당법원이 피고 B에게 '13,422,222원'을 우선 배당한 것은 잘못이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주장 또한 정당하다. 전부 받아들인다.

판사 서영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