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140,240,250원과 이에 대하여 2017. 10.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예비적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모두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1. 2. 6.경 설립되어 금형, 지그의 설계, 제조 및 무역업 기타 부대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원고의 발기인이자 원고의 발행주식 중 15.9%를 보유하는 주주이면서 또한 원고의 사내이사로 재직하던 중 2015. 4. 30.경 퇴사하였다.
피고는 2015. 5. 8. 원고의 대표자 C과 사이에 원고로부터 퇴직금 1억 300만 원, 퇴직위로금 3,700만 원을 받기로 하면서(이하 ‘이 사건 지급합의’라 한다) 위 금액 이외에 추가금원 요구는 하지 않고 재직 중 취득한 원고의 기밀 사항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의 각서(갑5)를 작성하여 C에게 교부하였다.
피고는 위 각서에 따라 원고로부터 2015. 5. 18. 금 103,240,250원 및 2016. 1. 8. 금 37,000,000원 합계 140,240,250원을 지급받았다(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 한다). 마. 원고의 정관에는 이사의 급여, 상여금 기타 보수 및 퇴직금의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수의 과반수의 주주 출석과 출석한 주주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의 주주 겸 이사이자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원고의 퇴직금 지급의무는 없다.
원고의 정관에서는 이사의 보수나 퇴직금에 대해서는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피고의 퇴직금이나 보수에 대해 원고의 주주총회가 개최되어 의결된 바가 없어 원고의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대표자 C이 피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140,240,250원을 지급한 바 이는 대표권의 남용행위이고 피고도 이에 가담한 지위에 있어 이 사건 지급합의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받은 위 퇴직금을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이를 지급한바 이는 민법 제742조의 비채변제에 해당하므로 피고에게 반환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 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 내지 4호증, 제8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는 원고의 주주이자 등기이사였던 점, 피고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와 피고간에 피고의 근로시간, 근무장소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약정을 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고, 피고는 원고의 구체적·개별적인 지시를 받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원고 회사의 주된 사업목적인 금형제작 공장 운영 총괄책임자였던 점, 원고는 2017. 8.경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로부터 ‘피고는 임원 및 등기이사이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고용취소처리 통보를 받았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종속적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와 위임관계에 있는 원고의 임원이라 할 것이다.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 내지 퇴직위로금도 그 재직 중의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며,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에 그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참조), 이사는 그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에 관하여 증명책임을 지며(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지급된 보수는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22535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대해 보건대, 원고의 정관에서는 이사의 보수나 퇴직금에 대해서는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도록 규정되는 바, 피고가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으로 지급받은 140,240,250원에 대해 원고의 주주총회가 개최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를 부당이득으로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의 비채변제 주장에 대해 보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대표자인 C이 노무사의 자문을 받아 이 사건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는 사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피고에게 이를 지급하기로 한 점은 인정되나, 한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의 범위 내에서 한 행위는 설사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일단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그 행위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해 무효인 바(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등),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대해 살펴보면 위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의 정관에서는 이사의 보수나 퇴직금에 대해서는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대표자 C이 원고의 이익이 아닌 제3자인 피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지급합의 이후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으로 140,240,250원을 지급한 바 이는 원고에게 손해가 되고 피고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로 대표권남용에 해당하고, 피고도 C로부터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지만 퇴직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점을 고지받아 이를 인지함으로써(을1, 2)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는 대표권남용행위에 해당함을 알았다 할 것이다(주주총회 형식이 아니라 원고의 전체 주주의 협의로 주요 의사결정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대표권 남용행위에 대한 피고의 인식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대표권남용 주장을 인정하는 이상 원고의 이 사건 퇴직금 지급이 비채변제로서 유효하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는, 원고 대표자인 C이 피고와 이 사건 퇴직금 지급합의를 한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 바 이는 신의칙에 반하는 소 제기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소로서 지급한 퇴직금의 반환을 구하는 주체는 C이 아닌 원고이고 제반 경위에 비추어 소 제기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워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140,240,25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본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7. 10.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1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 지급의무가 있다.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 요지
이 사건 퇴직금은 피고의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기해 받았으나, 만약 피고의 근로자성이 부인되어 원고에게 위 퇴직금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하게 된다면, 원고와 피고간의 이 사건 지급합의의 이행으로서 이 사건 퇴직금 지급을 구한다.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의 임원으로서 근로자 지위에 있지 아니한 점은 위에서 본와 같고, 또한 이 사건 지급합의가 대표권남용행위에 해당하여 원고에 대해서는 무효인 이상 위 지급합의가 유효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반소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예비적 반소 청구는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정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