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2. 3. 15. 선고 2018가단5771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63,600,429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3. 15.부터 2022. 3.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울산 중구 C 소재 D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고, 원고는 2005. 1. 1.부터 2017. 2. 28.까지 위 병원에서 근무한 다음 퇴직한 응급의학과 의사이다.

나.

원고는 피고의 종전 대표자 E과 현 대표자 F를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형사고소하였고, F는 원고에게 퇴직금 135,903,405원 및 연차수당 27,697,024원 합계 163,600,429원을 미지급하였다는 등의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로 2020. 4. 9. 울산지방법원 2020고단1347호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이 계속 중이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74,547,600원을 지급하였고, 이 사건 소송 중인 2021. 2. 8. 추가로 울산지방법원 공탁관에게 88,426,066원을 공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퇴직금 청구

1)

퇴직금의 계산

가)

퇴직일 전 3개월간의 임금 총액: 51,878,400원

○

퇴직 전 3개월간 급여: 49,408,000원

○

연차휴가수당: 2,470,400원(= 2018년도 연차미사용수당 9,881,600원 ÷ 12개월 × 3개월)

나)

계속근로기간: 2005. 1. 1.부터 2017. 2. 28.까지 (재직일수 4,442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퇴직금 계산내역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은 576,426원 66전(= 51,878,400원 ÷ 90일)이므로, 원고의 퇴직금은 210,451,005원(= 576,426원 66전 × 30일 × 4,442/365, 원 미만 반올림)이 되고, 원고는 그 중 74,547,600원을 지급받았음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135,903,405원(= 210,451,005원 - 74,547,6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에 대한 퇴직금 분할지급의 유효 여부

가)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05. 1. 1.부터 2012. 7. 25.까지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분할하여 월급과 함께 이미 지급받았기 때문에 원고에게 별도의 퇴직금 채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먼저 2005. 1. 1.부터 2006. 2. 28.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본다.

(1)

구 근로기준법(2006. 12. 21. 법률 제80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고 한다) 제42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을 제2호증의 18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06. 3.경 원고로부터 2005. 1. 1.부터 2006. 2. 28.까지의 근로에 대한 퇴직금에 관한 중간정산 신청서를 제출받았는데, 위 신청서에는 “본인의 중간정산 신청에 의해 수령하는 퇴직금은 매월 분할해서 급여 수령시마다 지급받았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삽입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신청서 문언에 의하면 원고의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 시점 이전에 지급된 임금으로 퇴직금 중간정산금 지급을 대신하게 되므로 피고는 이 부분 퇴직금을 현실적으로 지급할 의무를 면하게 된다.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퇴직금을 통화로 직접 지급하는 대신 기존에 지급한 임금으로 그 지급을 갈음하는 것은 강행규정인 구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에 위배되어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달리 위와 같은 형식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허용하는 법령이나 D병원의 단체협약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위 기간에 대한 퇴직금 분할지급의 효력은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2006. 3. 1.부터 2012. 7. 25.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본다.

(1)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고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 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근로기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등 참조).

(2)

을 제2호증의 21, 24, 27, 30, 33, 36, 37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2006. 3. 1.부터 2012. 7. 25.까지 기간에 대해 체결한 각 임용계약서에 해당 계약기간의 근로에 대하여 장래에 발생할 퇴직금을 매월 분할하여 선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는 퇴직금 분할 약정으로서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기왕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라고도 볼 수 없으므로 예외적으로 유효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연차휴가수당 청구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연차휴가수당은 27,697,024원임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7,697,02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및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으로 합계 163,600,429원 (= 135,903,405원 + 27,697,024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17. 3.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3.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17. 3. 15.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으나, 의료법인인 피고가 의사인 원고를 고 용하여 의료행위를 한 것이 상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퇴직금 등 지급채무에 상사이율을 적용할 수 없고, 이 사건에서 인정한 퇴직금의 액수, 소송 경과 등에 비추어 피고가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퇴직금의 일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라 같은 법 제37조 제1항이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률은 적용되지 않으므로 앞서 인정한 범위를 초과한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06. 4. 1.부터 2012. 7. 25.까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63,639,450원을 분할하여 선지급하였고, 원고가 위와 같이 지급받은 금원은 부당이득으로서 피고에게 반환되어야 하므로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항변한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는 2006. 3.부터 매년 3월마다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임용계약을 체결하고 연봉과 분할 퇴직금의 액수를 계약서에 기재하였는데, 원고에게 실제로 지급된 월급여, 상여금, 퇴직금 등의 액수는 각 계약 기간 도중에도 불규칙하게 인상되어 계약서에 기재된 급여액수와 실제 지급된 금액이 상당 기간 불일치하는 점, ② 피고가 원고에게 2006. 3. 1.부터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서가 작성되었음에도 원고의 2006. 3.분 급여명세서에 여전히 퇴직금 항목이 존재하지 않다가 2006. 4.분 급여명세서에 비로소 ‘퇴직급여(월할)’ 항목이 도입되었는바, 만약 원고에게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의 의사가 있었다면 위와 같이 1개월분의 퇴직금 지급이 누락된 것에 관하여 원고가 이의제기를 하였다거나 피고가 이후 해당 금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원고가 처음 근무를 시작한 2005. 1.부터 2006. 3.까지 계속 유지되었던 원고의 ‘월급여액’은 4,440,000원이었는데, 원고의 2006. 4.분 급여명세서에 ‘퇴직급여(월할)’ 항목이 신설되자 원고의 ‘월급여액’이 4,140,000원으로 감소하였고, 2006. 12.까지 위와 같이 감소된 금액으로 유지되었던 점, ④ 원고의 급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인상되어온 추세를 고려할 때 당시 원고의 월급여액이 실제로 삭감되었을 개연성은 낮은 점 등을 고려해보면, 이러한 사정들은 원고의 임용계약서상 퇴직금 항목이 형식적 기재에 불과함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원고의 2006. 3. 이후의 실질 연봉은 퇴직금 명목 금액을 포함한 금액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은 그 실질이 임금을 정한 것이면서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인 것으로 판단된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기존에 분할 지급된 퇴직금 명목 금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의 상계항변은 이유 없다.

4.

변제공탁의 주장에 관한 판단

채무자가 공탁원인이 있어서 공탁에 의하여 그 채무를 면하려면 채무액 전부를 공탁하여야 하고, 일부의 공탁은 그 채무를 변제함에 있어서 일부의 제공이 유효한 제공이라고 시인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권자가 이를 수락하지 아니하는 한 그에 상응하는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다51359 판결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163,600,42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은데 피고는 2021. 2. 8. 88,426,066원만 공탁하였고, 원고가 이를 수락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 위 변제공탁은 채무 일부의 공탁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형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