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19. 11. 21. 선고 2018나23940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건설산업기본법 등 법률에 따른 건설업 등록을 한 건설사업자이다.

나.

피고는 인천 남동구 D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그중 EPS판넬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2016. 7. 15. C에게 대금 223,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하도급 주었다[다만 C은 폐업으로 인하여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하여 처남인 E 명의(상호: F)로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았다].

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은 2016. 12. 13. 원고에게 체불근로자를 '원고', 2016. 7. 1.부터 2016. 9. 30.까지 근무기간 중 9월 체불 임금액을 '4,505,000원', 체불사업주를 'C', 적법한 직상 건설업자를 '피고'로 기재한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갑 제1호증)를 발급하여 주었다.

라.

C은 원고에게 2016. 9.분 임금 4,505,000원을 미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근로자 14명에 대한 입금 합계 23,895,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피고의 대표이사 G은 하수급인인 C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음에도 하수급인 C이 사용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 14명의 입금 합계 23,895,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2017. 9. 6. 각 벌금 400만 원의 약식명령(수원지방법원 2017고약18292호, 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을 발령받았다.

마.

C은 이 사건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 청구를 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약식명령은 C에 대하여는 그대로 확정되었고, G은 이 사건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2019. 8. 22.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원고를 포함한 13명의 근로자에 대한 체불금품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판결을, 근로자 H에 대한 체불금품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수원지방법원 2017고정2597호,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위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나 제1,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및 이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공사의 하수급인 C이 직상 수급인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인 원고에게 2016. 9.분 임금 4,505,000원을 지급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라 직상 수급인으로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설령 C의 원고에 대한 임금 체불에 관하여 피고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이 사건 공사에 관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졌고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 C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인 원고에게 위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으므로, 그 직상 수급인인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하수급인 C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C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재하도급 받은 재하수급인이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C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가 C에게 고용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두43330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원고가 C에게 고용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5 내지 7호증, 을나 제3, 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실 또는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C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을나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는 이와 같이 인정하고 판단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①

C은 중앙지방고용노동청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원고가 C에게 고용된 근로자임을 전제로 원고에게 임금 4,505,000원을 체불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②

C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급여명세서에 따르면 원고는 C이 고용한 다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근로일수에 따라 급여를 받고, 고용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관련 형사사건의 재판 과정에서의 C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는 하루에 20만 원을 받기로 하고 C을 위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것으로 보이고, 2016년 7월, 8월, 9월의 일용직 급여명세서에 의하면, 원고와 원고가 데리고 온 인부들의 일당은 2016년 7월, 8월에는 모두 20만 원이었다가 2016년 9월에는 원고는 일당이 17만 원, 나머지 원고가 데리고 온 근로자들은 16만 원 내지 17만 원 정도로 변경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C은 피고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아, 그 작업지시 사항을 원고에게 전달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물어볼 것이 생기면 C이나 피고측 직원에게 물어봤던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건축자재는 C이 제공하고,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필요한 건축자재의 구입비용을 따로 부담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C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I, J 등 피고측 직원들을 통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원고가 작업한 양을 확인하여, 그 작업량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할 금액을 정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검사가 I, J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본 결과 I, J 등 피고측 직원은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작업한 양을 확인하여 C에게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므로, C의 위 진술은 상반된 I, J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I, J의 위 진술 내용대로 C이 피고측 직원을 통하여 원고의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의 작업량을 확인하지 아니하였다면, C이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올린 기성고(작업량)를 기준으로 원고에게 하도급 대금을 지급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⑦

C은 검찰 조사 및 관련 형사사건의 공판절차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재하도급하였다고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C이 중앙지방고용노동청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는 원고를 고용한 사실을 인정하였던 점,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한때 진술을 번복하여 원고를 포함하여 진정을 제기한 근로자들 모두를 자신이 고용한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두루 감안하면, C의 검찰 조사 및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의 일부를 재하도급 주었다'는 취지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신빙하기 어렵다.

⑧

C에 대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 검사의 전화를 받은 피고측 직원 I은 '원고는 C이 직접 고용한 근로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I이 피고측 직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가 피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별다른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이므로, I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인정된다.

⑨

원고나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데리고 온 인부들이 지급받은 보수는 그 산정 경위 등에 비추어 기본적으로 원고가 작업한 양이나 기성고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인력을 기준으로 출근한 날짜에 정해진 일당을 곱하여 산정한 것으로 보여 근로 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이 커 보인다.

①

피고의 주장대로 원고가 일명 '십장'으로서 자신이 모집한 노무자들에 대하여 관리·감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건축자재를 제공한 바 없는 점, C의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C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원고에게 기본적인 작업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물어볼 사항이 생길 경우 C이나 피고측 직원에게 문의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C은 원고에게 일당을 20만 원 내지 17만 원으로 정하여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C이 고용한 다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2016. 8. 11. 원고에게 2016. 7.분 임금(3,718,870원)을 직불해 준 점, C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재하도급한 것이라면 원고가 올린 기성고에 비례하여 공사대금을 지불하였어야 하나 C의 주장처럼 피고측 직원들이 원고의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의 작업량을 확인하여 C에게 알려준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보여 C이 피고측 직원이 알려준 원고의 작업량을 기준으로 원고에게 기성고에 따른 하도급 대금을 지급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C이나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돈의 액수는 원고나 원고가 데리고 온 인부들의 일당을 기준으로 산정한 보수로 보이는 점, 피고측 직원 I이 검찰에서 유선상으로 C이 원고를 직접 고용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의 하수급인인 C과의 관계에서는 C으로부터 관리·감독 등을 받으면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것으로 보인다.

⑪

원고와 C 사이에 재하도급계약에 관한 계약서가 작성되거나 재하도급대금 지급과 관련한 세금계산서가 발급된 사실도 없다.

⑫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고의 대표이사 G이 원고에 대한 체불금품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고의 대표이사 G으로서는 원고와 직접적인 계약 관계에 있는 C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C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재하도급 주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G에게 원고에 대한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 원고가 C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재하도급 받은 재하수급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다.

3)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른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는 C에게 하도급 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의 귀책사유로 C이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라 피고에게 하는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나)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2019. 4. 30. 법률 제164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4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① 피고가 인천 남동구 D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건설산업기본법 등 법률에 따른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C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준 사실, ② 원고가 C에게 고용되어 2016. 7. 1.부터 2016. 9. 30.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였는데 2016. 9.분 임금 4,505,000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므로,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 C의 직상 수급인인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하수급인 C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고용한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4,505,00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16.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경숙(재판장) 이필복 목명균

각주1) C, G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을나 제3호증) 기재 참조

각주2) 을나 제7호증 녹취서 기재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