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4. 10. 선고 2021가단12188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61,149,81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6. 24.부터 2025. 4. 10.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되는 사실

가.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지붕, 내⋅외벽 축조 관련 전문공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개인사업자이다.

나.

피고는 울산 북구 D 근린생활시설 및 주택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고 한다) 중 일부를 주식회사 E(이하 ‘E’이라고 한다)로부터 하도급 받았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던 2020. 6. 24. 지면으로부터 약 2m 높이의 옥탑 지붕에서 징크판넬을 시공하던 중 발을 헛디뎌 약 2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이로 인하여 개방성 필론 골절, 반월상 연골판 열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 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서증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F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원고는 피고의 소속 근로자로 일을 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원고가 E 소속 근로자일뿐 자신이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공사를 E로부터 하도급 받았고, 원고는 피고가 E로부터 하도급받은 공사의 이행하기 위해 원고를 포함한 인부들을 현장에 배치함에 따라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E로부터 받은 하도급대금으로 원고에 대한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납부한 비급여 치료비를 원고에게 지급하였는데, 원고가 피고의 소속 근로자가 아님에도 이를 지급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된다.

나.

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 또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조 제1항, 제42조 제1항, 제2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경우 작업발판이나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거나,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공사현장 중 원고가 추락한 부분에는 작업발판이나 추락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원고의 안전장구 착용 여부에 대한 확인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불법행위 내지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로서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작업을 하던 옥탑 지붕과 같은 작업을 할 때에는 미끄러지거나 발을 헛디뎌 떨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스스로 추락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더욱 주의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주의를 다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원고의 과실도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 작업의 내용과 과정, 위험성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착하여,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손해배상액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 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 경북대학교병원장, H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일실수입: 장해급여 공제 후 남는 금액 41,864,574원

1)

인적사항: I생 남자

2)

소득 및 가동기간: 도시일용노임, 만 65세가 되는 2032. 12. 17.까지

3)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 상실률

가)

정형외과

(1)

좌 족관절 외상후 관절염: 23%, 영구장해

(2)

좌 제2, 3, 4, 5 족지변경 부전강직: 각 2%, 영구장해

나)

신경외과: 좌 발목 관절 운동의 부전마비 19.9%, 5년 2개월 한시장해

다)

성형외과 추상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의 인정 여부

불법행위로 인한 후유장애로 말미암아 외모에 추상이 생긴 경우 그 추상의 부위 및 정도, 피해자의 성별, 나이 등과 관련하여 그 추상이 장래의 취직, 직종 선택, 승진, 전직에의 가능성 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현저한 경우에 한하여 추상장애로 인하여 노동능력상실이 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3다39927 판결,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다105062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감정의는 원고에 대하여 국가배상법 시행령의 추상장해 등급기준 제14급의 4호 ‘다리의 노출면에 수장대의 추흔이 남은 자’에 해당하여 5% 노동능력상실률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한 사실은 인정된다. 하지만 ① 향후 원고가 반흔에 대한 성형술 등을 받을 경우 흉터의 면적 및 정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구하는 성형외과 향후치료비 청구를 받아들이는 점, ② 원고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어 원고가 입은 추상이 취직, 직종 선택 및 전직 가능성 등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입은 추상의 부위는 다리 부분으로 노출면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긴바지를 착용하는 경우 가려질 수 있을 것을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추상이 장래의 취직이나 전직, 승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추상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은 인정하지 않는다.

라)

중복장해율

(1)

2025. 8. 23.까지: 43.1%

(2)

2025. 8. 24.~2032. 12. 17.: 28.97%

4)

계산: 요양종료 다음날인 2024. 1. 23.부터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94,778,954원이나, 원고가 구하는 89,791,604원을 인정한다.<1>

5)

보험급여의 공제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에게 지급한 장해급여 47,927,030원을 공제하면 41,864,574원(= 89,791,604원 – 47,927,030원)이 남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먼저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휴업급여와 장해급여를 모두 일실이익에서 공제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하지만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애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인데(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77293 판결 등 참조), 앞서 각주 1)에서 살펴 본 대로 원고는 요양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에서 휴업급여를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고, 위와 같이 공제 후 남는 금액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요양종료일 다음 날부터의 일실수입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는 또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으로 손해액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상 보험급여는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산재보험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는 것으로서 민법상 손해배상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산재보험법은 보험급여 수급권자인 재해근로자의 과실 유무와 상관없이 보험급여를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공단의 부담으로 재해근로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전보한다. 또한 손해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도, ‘보험급여 중 적어도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은 보험자인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위해 본래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서 재해근로자가 보험급여 수령의 이익을 온전히 누리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산재보험의 보험료 부담은 사회보험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정책적·입법적 결단의 문제이다. 사업주가 보험료를 전액 납부한다고 하여 재해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손해배상책임이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전액만큼 당연히 면제된다고 볼 근거로 삼을 수 없고, 가해자의 재해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당연히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재해근로자의 사업주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사업주와 공단을 동일시하여서는 아니 되고 산재보험제도의 복합적인 성격 및 기능을 고려한다면,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외하여(‘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 재해근로자가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업주가 산재보험 보험료를 전액 납부한다는 점을 적극 고려하더라도, 사업주는 근로자를 위험에 노출시켜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과 산업재해 현장의 위험에 노출된 근로자에게 일부 과실이 있다고 하여 이를 전적으로 근로자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보험급여 전액에 대하여 사업주가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향후치료비: 38,375,164원

정형외과 금속판 나사 제거비용으로 3,500,000원, 성형외과, 1, 2차 수술비 및 제반치료비용 합계 43,830,000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계산의 편의상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25. 3. 14. 위 비용 합계 47,330,000원(= 3,500,000원 + 43,830,000원)을 일괄 지출하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사고 당시 현가로 계산하면 38,375,164원이 계산된다(호프만수치 0.8108).

다.

책임의 제한: 피고의 책임 60%

책임제한 후 재산상 손해액은 48,143,842원[= (일실수입 41,864,574원 + 향후치료비 38,375,164원) × 60%]이 된다.

라.

공제

피고가 원고의 치료비로 지급한 4,985,080원 중 원고의 과실분에 해당하는 1,994,032원(= 4,985,080원 × 40%)을 공제하면, 재산상 손해액은 46,149,810원(= 48,143,842원 – 1,994,032원)이 남는다.

마.

위자료

1)

참작사유: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상해의 종류 및 그 부위와 정도, 원고의 성별 및 나이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2)

인정금액: 15,000,000원

바.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61,149,810원(= 재산상 손해액 48,143,842원 - 기지급 치료비 중 원고의 과실분 1,994,032원 + 위자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0. 6.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4.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앞서 인정한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현일

각주1) 원고는 이 사건 사고일부터 요양종료일까지와 그다음 날부터 가동기간 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을 각각 계산하나 후 요양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휴업급여를 공제하고, 요양종료일 다음 날부터 가동기간 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장해급여를 공제하는 방법으로 일실수입을 계산하여 구하고 있으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요양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휴업급여를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다는 것이므로 요양종일 다음 날부터 일실수입을 계산하여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