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대전 유성구 B에 있는 C(주)의 대표이사로 상시 1,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철근가공업을 행한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4. 11.경부터 2020. 7. 9.경까지 위 사업장 소속으로 울산 울주군 D에 있는 E, F 건설 현장에서 철근가공업무 담당으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G의 2017. 11. 휴게시간 중 근로로 인한 연장근로수당 54,855원을 미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3명의 연장근로수당 합계 16,174,650원을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구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12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구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12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참조). 또한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법관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4도8722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근로자들은 울산 울주군 D에 있는 E, F 건설 현장(이하 ‘이 사건 건설현장’이라고 한다)에서 약 3년 넘게 근무하면서 휴게시간 중 근로하였음을 이유로 추가적인 임금의 지급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가, 근로자 G이 일을 그만둘 즈음 휴게시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점, ② 이 사건 건설현장의 현장소장 H, 작업반장 I의 증언에 의하면,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휴게시간(오전 9시에서 9시 30분까지, 오후 3시 30분에서 4시까지)과는 달리, J건설 현장에서의 관행에 따라 오전 9시에서 9시 20분까지, 오후 3시에서 3시 20분까지 휴게시간을 갖는 대신 매시간 5~10분간 휴게시간을 가졌고, 위 시간에는 근로자들이 대부분 안전모와 장갑을 벗은 채 휴게실 또는 흡연장 등에서 커피를 마시고, 휴대폰을 하거나, 흡연을 하는 등으로 휴식을 취했다고 진술한 점, ③ 같은 현장에서 피해근로자들과 근무했던 K, L도 이와 같은 취지로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④ 피고인은 현장소장으로부터 출근인원, 작업 진행상황 등을 보고받았을 뿐, 실제 현장에서의 휴게시간 운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 근로자들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임금이 존재하지 않다고 믿었을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황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