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원심변호인은 적법한 항소기간 내인 2021. 11. 25.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피고인은 2021. 12. 20.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인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항소장에도 아무런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다.
그러나 이 법원이 2022. 4. 25. 형사소송법 제33조 제3항에 따라 직권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하였고, 2022. 4. 26.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서가 송달되었으며, 그로부터 제출기간 이내인 2022. 5. 12. 국선변호인의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하므로, 위 항소이유서에 따라 판단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원심 판시 근로자 E는 피고인과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고철 사업을 동업하기로 한 동업자의 지위에 있을 뿐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아님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직권판단(공소장 변경)
검사는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첫머리에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2. 4. 20. 부 산고등법원에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강제추행)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2022. 4. 28.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를 추가하고, 적용법조에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 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를 살펴본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앞서 본 법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는 경찰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주식회사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점심시간 12시부터 1시까지) 근로자로 일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 피고인이 E에게 발송한 업무협약 파기서에 ‘E가 계약 근로시간 8시간을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퇴근하는 것을 일삼았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어 위와 같이 근로시간이 정하여져 있었다는 E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② E가 고철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지시 및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E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 없었던 점, ③ 피고인과 E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이 없고 E가 4대 보험에 가입된 사실은 없으나, 이는 E가 별도의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이 E에게 매월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그 지급일자가 익월 10일로 정해져 있었던 점, ⑤ 피고인과 E 사이의 녹취록 진술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E에게 ‘급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E를 근로자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33쪽] 등을 종합하면, E는 D 주식회사에 고용되어 대표이사인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결국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