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2. 8. 25. 선고 2021노1374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은 2019. 4. 16.경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의 실질적인 대표 G과 기업인수계약을 체결하고 2020. 2. 7.경 잔금을 지급하면서 상호를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로 변경하였다. 근로자 E은 피고인이 기업을 인수하기 전인 2020. 1.경 및 2020. 2.경 회사에 출근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2015. 4. 27.경부터 2020. 2. 6.경까지의 퇴직금 역시 피고인이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근로자 F은 2019. 7.경까지 J에서 근로하였을 뿐 그 이후로 회사에 출근한 사실이 없으므로, 2015. 12. 1.경부터 2019. 7. 31.경까지의 퇴직금을 피고인이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피고인은 근로자 E과 F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없고, 이는 J의 G이 지급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이 근로자 E, F의 사용자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임금 등의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해야 하고, 이때 업무 수행 과정에서 누가 근로자를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도10297 판결 등 취지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9. 4. 16.경 J의 대표자 N(실질대표 G)와의 사이에 기업 인수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 이에 따라 2019. 4. 30.경까지는 G이 J을 운영하기로 하고 2019. 5. 1.경부터는 피고인이 J을 운영하면서 회사의 자금집행 및 관리, 근로자들에 대한 근퇴관리, 업무 지시 등을 하였고, 피고인이 J 명의로 계약을 수주하기도 한 사실, ③ 근로자 E, F은 근무장소(울산 울주군 B, 2층 또는 공사현장)와 근무시간(월요일~금요일, 9시 또는 9시 30분부터 17시, 현장근로시 현장일정에 따름)이 정해져 있었던 사실, ④ 근로자 E은 2019. 5.경부터 2020. 2.경까지 피고인과 휴대폰으로 문자를 나누는 등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경리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이고[증거기록 119쪽~126쪽], 2020. 1.경부터 2020. 2.경 사이에도 이메일로 J의 업무와 관련한 메일을 주고받고, 현장관계자인 O과 문자를 나누고 업무관련사항을 피고인에게 전달하는 등 경리 업무를 수행한 사실[증거기록 128쪽~135쪽, 137쪽~166쪽], ⑤ 근로자 F 역시 2019. 7. 31.경까지는 사무실 또는 공사현장에 출근을 하였고, F은 건설업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 피고인이 J을 인수한 이후에도 F과의 근로관계를 지속한 것으로 보이는 사실, ⑥ J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은 2020. 2. 7.경 피고인이 J에서 D로 사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모두 일방적으로 퇴직처리가 된 것으로 보이는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2020. 2. 7.경 G에게 최종적으로 잔금을 지급하고 J을 인수한 이후 D로 사명을 변경했더라도, 피고인은 G과 J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이 J을 운영하기로 한 이후인 2019. 5. 1.경부터는 실질적으로 근로자 E, F을 지휘·감독하는 사용자였다고 판단된다.

2)

근로자 E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피고인은 E이 2020. 1.경부터 2020. 2. 6.경까지 출근한 사실이 없으므로 위 기간 중의 임금 합계 2,172,413원(=1월분 180만 원 + 2월분 372,413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1)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근로자 E을 지휘·감독하는 사용자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피고인은 E과 2019. 10. 11.경 'E 월급건'이라는 제목으로 '1. 2019. 6. 초경부터 A(피고인)과 합의하여 재택근무를 하기로 하였다. 2. 그 이후 5월, 6월 월급은 받았으며, 7월, 8월, 9월 월급을 아직 받지 못하였습니다'라는 취지의 서류를 작성하여 2019. 6.경 부터는 E이 재택근무를 하기도 한 점[증거기록 84쪽], ③ E은 2020. 1.경부터 2. 6.경 사이에 피고인이 출근할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1~2회 정도는 출근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이와 관련한 징계는 이루어진 바 없는 것으로 보이고, 위 기간 동안 E이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피고인과 업무관련 연락을 하고, 현장관계자들과 연락한 것으로 보이는 등[증거기록 128쪽~135쪽, 137쪽~166쪽] 실질적으로 경리 업무를 처리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④ E에 대해 2020. 2. 7.경에 이르러서야 퇴직처리가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E이 2020. 1.경부터 2020. 2. 6.경까지 재택근무, 현장출근 등의 방법으로 근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은 E에게 위 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는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 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다(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1477 판결,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7722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9. 4. 16.경 J의 G과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자 E, F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고, 2019. 5. 1.경부터 J을 운영하면서 그 소속 근로자들인 P, F을 지휘·감독하는 사용자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이 2019. 5. 1.경부터 2020. 2. 7.경까지 J을 실질적으로 경영하였으므로, 피고인이 G과 근로자들의 퇴직금에 대해서는 누가 부담할지 사전에 협의한 사실이 없더라도, 위 기간 중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한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2020. 2. 6.경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및 2019. 7. 31.경 퇴직한 근로자 F의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20. 2. 7.경 J의 사명을 D로 변경하면서 근로자 E, F을 모두 퇴직처리 한 점, ② E은 2020. 1.경 및 2020. 2.경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여 피고인에게 임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 점, ③ 피고인은 E, F의 퇴직금이 있으나 이는 피고인이 아닌 G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으로, 그 지급의무의 소재를 다투는 것으로 보일 뿐 E, F의 퇴직금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 위반에 대한 고의 역시 인정된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항소 이후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여기에 원심이 양형의 이유에 설시한 제반 사정과 그 밖에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의 조건들을 함께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법원의 양형재량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파기를 면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현진(재판장) 최희동 오수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