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3. 12. 선고 2022구단693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1>의 아버지인 망 A(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9. 6. 1.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과 화물자동차 위 · 수탁관리운영계약(이하 '이 사건 지입계약'이라 한다),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과 운송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다.

나.

한편 F은 2016. 9. 1. 피고보조참가인(변경 전 상호 D 주식회사, 이하 '참가인'이라 한다)과 참가인이 G 주식회사<2>(이하 'H'라 한다)로부터 위탁받은 물품을 배송하는 업무에 관하여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위 계약이 갱신되어왔다.

다.

망인은 2020. 5. 27. (차량번호 1 생략) 봉고Ⅲ플러스냉동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를 운행하여 배송업무를 수행하던 중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위 사고로 양측 다리 으깸 손상, 4개 이상의 늑골 다발성 손상(우측 3 내지 6번, 좌측 4 내지 7번), 좌측 대퇴골절, 흉부대동맥, 비장 및 간손상 등 진단을 받았다.

라.

망인은 2020. 7. 10. 피고에게 업무상 사고를 이유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21. 3. 10. 망인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 2호,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의한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망인은 형식적으로 F과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파견사업주인 F에 고용되어 사용사업주인 참가인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F 및 참가인은 망인의 사용자에 해당한다. 설령 망인의 근무형태가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운송계약의 내용 및 근무형태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F의 근로자에 해당한다.<3> 따라서 망인이 산재보험법상의 근로자가 아님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 이 법원의 F 및 E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F 또는 참가인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1)

망인은 E의 지입차주였던 자로부터 이 사건 차량을 매수한 후 이 사건 지입계약을 체결하였고, E과 거래관계가 있던 F과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였으며, F과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운송용역계약에 따라 참가인이 H로부터 위탁받은 물품을 배송하였다. F은 참가인과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한 이후 경남지역에서 배송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운전자를 모집하였고 망인과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2)

참가인은 배송 전일 H의 전산프로그램에서 배송장소, 배송물량 등을 확인한 다음 F과의 운송용역계약(추가약정1 업무범위 및 수행절차규정 제4조), 이 사건 계약(추가약정1 업무범위 및 수행절차규정 제4조)에 따라 이 사건 차량에 관한 배차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하여 배송업무를 수행하면서 F에 출근하지 않았고, 곧바로 H 양산물류센터로 가서 물품을 상차한 후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각 업소에 배송하고 다시 H 양산물류센터로 복귀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이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하면서 수행한 업무(시간, 장소 포함)는 H의 발주물량에 따라 정해졌고, F이나 참가인이 이와 별도로 망인에게 사전 업무지시를 하지는 않았다.

3)

이 사건 차량에는 GPS가 장착되어 있지 않았다. 망인은 이 사건 운송계약의 당사자로서 지정된 배차상황에 따라 H의 물품을 배송할 의무가 있었으나 구체적인 업무수행과정은 원칙적으로 망인에게 일임되어 있었고, F에 배송전표나 운행일지를 제출하는 등으로 업무보고를 하지 않았다. 한편 망인은 행선지, 운행시간, 주행거리, 온도표시 등이 기재된 차량운행일지를 작성하였고 이를 참가인에게 제출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F과 참가인 사이의 운송용역계약 및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운송료 산정, 유류비 정산, 운송 대상물품이 식품인 점을 고려한 조치였고 참가인이 차량운행일지를 근거로 망인에게 제재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4)

참가인은 H로부터 운송지연에 관한 항의 등을 받는 경우 망인에게 전화연락을 하거나 F을 통하여 망인에게 시정을 요구하였는데 이는 업무지시 또는 업무보고라기보다계약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정보 교환 또는 업무 협조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F이 망인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한 것이나 이 사건 운송계약 제8조가 배송과정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F에 통보하도록 규정한 것 역시 마찬가지로 화물자동차 운행 관련 법령이 부과하는 의무를 준수하는 차원 내지 망인의 부주의로 F에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방지하는 차원에 불과하고 이를 근로자에 대한 업무지시라고 볼 수는 없다.

5)

망인은 2019. 6. 1. 상호 'E', 사업종류 '운수'로 하는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F이나 참가인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였다. 참가인은 통일적이고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하여 망인을 비롯한 배송기사들에게 일괄적으로 근무복을 무상으로 지급하였으나 위 근무복의 착용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또한 망인은 F이나 참가인에게 사전 통보한 후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배송업무를 대행하게 하거나 이 사건 차량을 다른 배송업무에 사용할 수 있었고, 이 사건 차량의 실질 소유자로서 차량을 관리 · 점검하였으며 보험료 등의 제반비용을 부담하였다.

6)

F이 망인에게 2020. 3. 31. 지급한 운송비는 931,855원이었으나 2019. 12. 2. 지급한 운송비는 5,363,418원이었다. 이 사건 운송계약에 따른 운송비는 이 사건 차량의 종류, 운행거리, 배송물품의 종류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망인은 배송업무의 수행으로 인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 또한 F은 참가인이 개인사업자인 점을 고려하여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금액을 지급하였고, 망인은 F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매달 5만 원을 지급하였다.

7)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망인이 F과 고용관계를 유지하였다거나 참가인의 지휘 · 명령을 받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망인, F 및 참가인이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8)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그 처분의 위법성인바, 그 처분의 위법성은 피고 행정청으로 하여금 그 처분을 발하게 한 원고의 신청과의 관계에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소송에서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던 중에 그 처분을 발하게 한 신청의 내용을 변경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두859 판결 등 참조). 망인은 요양급여신청 당시 사업장명을 F으로 표시하였다가 이후 참가인의 근로자라는 취지로 주장을 변경하였고 피고는 망인이 참가인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피고가 처분사유로 삼지 않은 근로자파견 주장, F이 망인의 사업주라는 주장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심리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할 수 없기도 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사공민

각주1) 원고 C은 소송수계 당시 미성년자였으나 이 사건 변론종결 무렵 성년이 되었다.

각주2) H, I 등의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회사이다.

각주3) 2022. 11. 18.자 준비서면에서 위와 같이 주장을 정리하였으므로, 위 주장과 배치되는 소장 기재 주장(H의 전속기사로 근무하였으므로 참가인의 근로자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철회된 것으로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