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2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인정할 수 있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울산광역시장이 지정하는 공공시설물 관리 등 위탁업무를 관리․운영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다가 별지 목록 ‘퇴직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에 정년퇴직한 사람들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경위 등
⑴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은 종전에는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가, 2013. 5. 22.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다.
⑵ 행정자치부 공기업과는 2015. 7.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발간하여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모든 지방공기업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여야 하고, 정년을 종전 60 미만에서 60세로 연장하는 기관(정년연장형)뿐만 아니라 현 정년이 60세 이상인 기관(정년보장형)도 임금피크제롤 도입해야 함
임금피크제 도입을 이유로 정년을 종전 60세 이하에서 60세를 초과하여 연장할 수 없음
각 지방공기업은 원칙적으로 매년 신규채용 목표를 설정하고 신규채용 인원의 인건비는 임금피크제 절감재원을 통해 충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능력과 경험이 기관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합한 직무를 개발함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임금피크제 적용 전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고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연단위로 퇴직금 정산 가능
⑶ 피고는 본래 근로자들의 정년을 일반직의 경우 3급 이상은 60세, 4급 이하는 57세로, 계약직의 경우 3급 이상은 58세, 4급 이하는 55세로, 업무직의 경우 사무직 등은 60세, 체육직은 53세로, 청원경찰은 60세로 규정하고 있었다. 원고들은 모두 3급 이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전 규정에 따른 정년이 60세였다.
⑷ 피고는 위 권고안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하여 2015. 7.부터 2015. 8.까지 사이에 10회에 걸쳐 노사 협상을 하였고, 2015. 8. 26. 임금피크제 도입 및 시행안을 확정하여 2015. 9. 3.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⑸ 2015. 9. 4. 실시된 노종조합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84.3% 조합원이 찬성하였다.
⑹ 피고는 58세부터 60세까지 3년간 기본연봉을 1년차 90%, 2년차 80%, 3년차 30% 감액하는 내용으로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2016. 1. 1.부터 적용하였고, 2018. 1. 1.부터 임금피크제 감액률을 1년차 5%, 2년차 10%, 3년차 15%로 조정하는 내용의 개선 안이 시행되었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원고들의 삭감된 임금 수령 등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아 피고로부터 별지 목록 ‘인정금액’란 기재 각 해당 임금 및 퇴직금을 각 지급받았다.
주장 및 판단
청구원인의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연령차별금지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지급하였을 임금 및 퇴직금에서 기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공제한 임금 차액과 퇴직금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 중 정년퇴직일로부터 3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과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그 내용상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⑴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년도부터 근로자의 정년이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고 이에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자,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에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임금피크제의 유형에는,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정년연장형’이나 근로자의 정년퇴직 이후 계약직 등의 형식으로 고용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하는 ‘고용연장형’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년보장형’도 포함되어 있다.
⑵ 피고는 행정자치부의 권고에 따라 수 차례 노사협상을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노측의 의견을 수렴하였고, 설명회를 거쳐 노동조합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과 불이익에 대해 미리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소속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는 유효한 것으로서 피고의 취업규칙 변경은 그에 요구되는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적정한 방법과 과정을 거쳐 도입되었다고 할 것이다. ⑶ 근로자에 대한 인사, 전보, 임금체계의 개선 등 근로조건의 결정은 합리적인 범위 내의 것인 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절차를 거쳐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그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으므로 피고가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넘어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⑷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제19조 제1항), 그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그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였다(제19조의2 제1항).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기존 정년이 60세에 미치지 못하는 직군에 대하여 정년을 60세로 연장하였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일부 근로자의 임금 감액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⑸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전 60세 정년이 보장되던 이른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으로서, 정년 연장이 수반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에 비해 임금의 감축 등 근로조건의 불이익의 정도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임금의 삭감 없는 정년만의 보장은 결국 인사적체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져오게 되므로 고령자고용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기존에 일반직의 경우 3급 이상 직군은 다른 직군의 근로자들에 비하여 유리한 정년규정이 적용되어 온 점, 행정자치부의 임금피크제 가이드라인에서 임금피크제를 이유로 정년을 종전의 60세에서 연장할 수 없도록 한 점을 두루 감안하면,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⑹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률은 3년간 평균 10%로서(2018. 1. 1. 개정안) 유사 기관의 임금 감액률과 비교하여 과다하지 않다.
⑺ 피고는 2021. 4. 1.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대상으로 임금 삭감액 부분에 대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제도 도입(1년차 월 1일, 2년차 월 2일, 3년차 월3일)하였고 일부 원고들은 위 규정을 이용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퇴직 전 1년 기간 동안 공로연수제도를 통해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되었으므로 이는 연령에 따른 차별인 임금피크제에 대한 반대급부를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설령 원고들 중 일부에게 결과적으로 임금 감액률에 상응하는 업무 단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고령자 고용 안정화를 위한 임금피크제 도입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해주는 것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기 위한 필수적 요건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임금피크제에 상응하는 대상조치가 강구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은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 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오규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